너무 좋았어요. 무서운 놀이 기구도 많이 타고요. 근데 디즈니월드에 가면 어느 가족이나 카메라를 들고 있잖아요. 왠지 ㅇ마랑 나한텐 카메라가 없는 거예요.
메인 엠시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장난스러운 멘트를 던진다. 안 샀으니까 없겠죠. 인공적인 웃음소리와 박수 소리 효과음이 지나간다. 중견 개그맨 게스트가 끼어든다. 정말 카메라를 안 가져갔어요? 느닷없는 질문에 네가 당황한 기색을 보이자 메인 엠시와 나머지 게스트들이 개그맨에게 야유를 보낸다. 개그맨은 평소 토크쇼에서 남의 말에 토를 달거나 핀잔을줘서 웃음을 자아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니나 씨가 거짓말이라도 한다는 겁니까? 메인 엠시가 네 역성을 들자 개그맨은그런 게 아니고, 손사래 치며 말을 잇는다.
그 왜 있잖습니까. 안 좋은 맘을 먹고 마지막으로 놀이공원에 간 가족에게는 카메라가 필요 없다는 얘기. 나중에 되돌아볼 추억을 남길 이유도 없고, 마지막으로 즐기려고 온 거니까.
개그맨의 말도 그렇거니와, 나머지 게스트들이 팔에 돋은소름을 털며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나는 조금 불쾌해진다. 너는 진지한 표정으로 다시 이야기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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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그러들었던 플래시 소리가 다시 회견장 안을 메운다. 박수 소리 같기도 하고 땅에 대고 헛발질을 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아니라고 했어야지. 나는 이를 악물며 너에게만 들리게 중얼거린다. 그런데 정말 모녀지간 맞아? 순간 청중들의 모습이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울렁거린다. 하나도 안 닮았잖아. 플래시는 이제 색종이처럼 조소를 뿌리며 터진다. 식은땀이 난 등줄기를 옷 위로 긁자 둔탁한 작열감이 오래 남는다. 곁눈질로 바라본 너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이따금 한쪽 눈을 악의 없이 깜빡이며, 양손으로는 마이크를 꼭 쥐고 있다. 손에 든 것을 그만 빼앗아야겠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같은 기자가 또 한번 질문을 던진다. 자신감과 승리의 예감에 도취된 얼굴이다.
나는 그의 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게 아주 나쁜 말이라는 사실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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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께서 기르던 개를 묻을 자리를 주면서 자공(子貢)에게그 머리를 흙에 닿지 않게 하라고 당부하셨다. 이는 성인이 어진 마음을 사물까지 베푼 것이지만, 주인을 사랑하는 충성심에 보답하지 않아서는 안 되기 때문이었다. 맹자께서 개와 소와 사람의 본성이 같지 않다고 말씀하셨으나 개의 본성에는또한 충성의 이치가 들어 있다.
그래서 훔치고 엿보는 자가 있으면 짖어 대니 주인에게보관해 둔 물건이 있기 때문이다. 낯익은 손님이 오면 맞이하니 주인이 후하게 대접하는 손님이기 때문이다. 주인이 외출했다 돌아오면 바짝 다가와 품 안으로 들어오니 반가워함을알 수 있다. 이는 모두 개의 변함없는 본성이자 충성스러운 일이다. 육기(陸機)의 황이(黃耳)처럼 고향에 돌아가 편지를 전했고, 기이한 이야기 속에 나오는 의로운 개처럼 꼬리에 물을 적셔 불을 껐으니 그 품성이 더욱 특이하고 주인에게 충성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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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만일 신을 알고자 한다면, 수수께끼 푸는 자가 되려고 하지 말라.
그보다는 그대 주위를 돌아보라. 그러면 신이 그대의 아이들과 놀고 있는 것을 보게 되리라.
또 허공을 바라보라. 그러면 신이 구름 속을 걷고, 번개속에 그 팔을 뻗고, 비와 함께 내려오는 것을 보게 되리라.
꽃 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그를 보리라. 또한 나무들 사이에서 손을 흔들고 있는 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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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냐하면 자아란 측량할 수도 없고 끝도 없는 바다이기 때문이다.
‘나는 진리를 발견했다.‘라고 결코 말하지 말라.
그보다는 이렇게 말하라. ‘나는 한 가지 진리를 발견했다.‘라고
‘나는 영혼의 길을 발견했다.‘라고 말하지 말라.
그보다는 이렇게 말하라. ‘나는 나의 길을 걸어가는 영혼을 만났다‘라고.
왜냐하면 영혼은 모든 길을 다 걷기 때문이다.
영혼은 하나의 길만을 걷는 것도 아니고,
또 갈대처럼 자라는 것도 아니다.
영혼은 무한 잎새의 연꽃이 피어나듯이 저 자신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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