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그러들었던 플래시 소리가 다시 회견장 안을 메운다. 박수 소리 같기도 하고 땅에 대고 헛발질을 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아니라고 했어야지. 나는 이를 악물며 너에게만 들리게 중얼거린다. 그런데 정말 모녀지간 맞아? 순간 청중들의 모습이파도에 휩쓸린 것처럼 울렁거린다. 하나도 안 닮았잖아. 플래시는 이제 색종이처럼 조소를 뿌리며 터진다. 식은땀이 난 등줄기를 옷 위로 긁자 둔탁한 작열감이 오래 남는다. 곁눈질로 바라본 너는 순진무구한 표정으로, 이따금 한쪽 눈을 악의 없이 깜빡이며, 양손으로는 마이크를 꼭 쥐고 있다. 손에 든 것을 그만 빼앗아야겠다고 생각하기도 전에 같은 기자가 또 한번 질문을 던진다. 자신감과 승리의 예감에 도취된 얼굴이다.
나는 그의 말이 시작되기도 전에 그게 아주 나쁜 말이라는 사실을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