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이 일에 큰 노력이 들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말없이 음식을 삼키려다 무심코 건넨 말 한마디가, 그냥 계산하고 나오려다 공연히 덧붙인 말 한마디가, 머쓱해서 관두려다 툭 입에 올린 말 한마디가 누군가를 기쁘게 한다.
처진 입꼬리가 올라가고 걸음이 가벼워진다. 대단한 필력이필요하지도 않고, 엄청난 지면이 필요하지도 않고, 심지어 돈한 푼 들지 않는 사소한 언어들이 누군가의 하루에 아름다운 파문을 남긴다. 특별할 것도 없는 나의 입술에서 어떤 이의 영혼을 물들일 고운 빛깔이 흘러나올 수 있다니. 대문호도 아닌 내가 누군가 내내 만지작거리다 머리맡에 두고 잠들 소중한문장을 빚어낼 수 있다니.
이야말로 언어의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