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나 그렇게 눈꺼풀을 내리깔고
흙속에 묻힌 고귀한 아버지를 찾지만 말고
너는 생자필이 인간지상사임을 알고 있으렷다.
사람은 태어나 살다가 영원으로 간다.
아들을 염려하는 마음과 아들에게 발각될까 두려운 마음이 팽팽히 맞서는 왕비는 햄릿에게 책략에 가까운 언사를쓴다. 이는 완고하게 비탄 속에 잠겨 있는 것이 불경스러운고집을 피우는 행동이라는 새 군주의 강력한 경고를 따르고있다. 바로 여기에서, 어두운 과거가 있는 정치 공동체에서그 공동체 건립에 선행한 희생자들을 추모하려는 의지는 새로운 질서의 정당성을 의심하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이 드러난다. 그 질서의 존립 여부는 과거를 현실이 아닌 것으로 부정하고 승자와 동일시하느냐 아니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