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됨에 비해,
진실과 영혼은 너무 가볍구나
모시옷처럼
등 뒤에 듣는 날개처럼
양팔 저울의 접시에 고이는 네 눈물
너의 별 쪽으로 더 기울어지려고
광장 위 가을 하늘이 자꾸만 태어났다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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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는 끄적거린 시들이 남아 있고 그것들은 따듯하
고 축축하고 별 볼 일 없을 테지만 내게는 반쯤 녹아버린
주석주전자가 남아 있고 술을 받을 순 없지만 그걸 바라
보는 내 행한 눈이 있고 그 속에 내가 있고 회색 담벼락
에 머리를 짓이긴 붉은 페인트 붓처럼 희끗해진 머리카
락을 헝클어놓은 네가 있고, 젖은 바지들의 옷. 아침의 기
슭에 면도한 얼굴로 말끔하게 희망이, 오후가 되면 거뭇
거뭇 올라오는 수염 같은 절망이 남아 있고 또다시 아침.
부서질 마음의 선박과 원자로들이, 잘 묶인 매듭처럼 반
드시 풀리는 나의 죽음이 남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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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의 여자가 중얼거렸다. 그 여자는 나였다가, 호연이었다가,
해변에서 옥수수를 구워 파는 노파였다가, 멍키포레스트 거리의어느 호텔에서 연인에게 안겨 나오던 사랑에 빠진 화사한 여자였다가, 해변에서 커다란 초록색 천을 털어대던 일본인 여자였다가,
이 되었다. 보건소 같은 덴 내일 가도 상관없다. 급할 게 하나도없다. 중얼대는 R의 얼굴에 신비스러운 미소가 번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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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근본적인 결함이자 모든 트러블의 원인이었다. 앞엣것은 일을 키우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해 대개는 일주일 안에 나에게 상처로 돌아오고, 뒤엣것은 손쓸 수 없이 시간이 흘러간 뒤에 비가역적인 운명이 되었다. 두 개의 어긋남 중 더 심각한건 당연히 뒤늦게 알아채는 아둔함이었다. 이르면 한 시간 뒤나일주일 뒤에, 늦으면 삼 년이 걸리기도 했지만, 어떤 일은 십 년이흘러서야 알아챈 적도 있었다. 내 인생에선 늘 그랬다. 그래서 삶은 늘 어긋나고 미끄러지고 뒤엉켰다.
최후의 순간까지 내가 입안에 물고 갈 말과 마지막 순간에야 알아챌 어떤 진실이 내 인생에 숨어 있을 것을 생각하면 두피가 싸늘하게 식곤 했다. 그건 두려움과는 다른, 자신과생 자체에 대한좌절이고, 완전히 좌절한 뒤에야 눈을 뜰 외경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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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고 전원주택 마을을 빠져나왔을 때, 기후는 도롯가에 차를 세웠다. 그리고 서로 눈이 마주치자 동시에 웃음이 터졌다. 웃을 일인지 아닌지 생각할 겨를조차 없었다. 웃음이 서로에게 공명되어 더욱 고조되었다. 내장이 떨릴 지경이었다. 웃음 사이로 외영은 딸꾹질하듯 말을 이었다. "실제 삶이 없다면, 풍경은 얼마나,
지루한, 것이겠어요. 또 풍경이 없다면, 실제 삶은 얼마나, 비루한것일까요…………" 엉뚱한 화법이었지만 기후는 공감했다. 아마도 서로를 뒤섞은 웃음 때문이었을 것이다. 어쩐지 풍경이 영혼으로 들렸다. 실제 삶이 없다면 영혼은 얼마나 지루할 것인가. 또 영혼이없다면 실제 삶은 얼마나 비루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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