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영어에서 가장 거룩한 말이다. 우리는 죄를 지었는데도 불구하고 용서받았다. 우리는 증거가 부족한데도 불구하고 종교를 믿는다. 우리는 이웃들에게 결함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한다. 우리는 필연적으로 죽음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매일 아침 침대에서 일어난다. ‘그렇기 때문에‘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이에는 엄청난 틈이 있다. 그리고 그 틈이 바로 차갑고 이성적인 삶과 믿음의 삶을 갈라놓는다
수백 년이 흐르는 동안 프란체스코회의 청빈 서약은 슬그머니 사라졌다. 이 수도원이 속한 수도회는 역사가 이제 겨우 25년밖에 안되지만 그것을 바로잡으려고 열심히 애쓰는 중이다. 여기 수도사들은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개인 은행계좌도 신용카드도 휴대전화도 없다. 그들의 선언문에 따르면, "단순히 즐거움과 오락을 위해제조된 대중적인 전기 기구들도 소유할 수 없다. 침대도 없다. 그들은 바닥에서 잔다. 인터넷도 텔레비전도 식기세척기도 에어컨도 없다. 이 모든 것들은 우리와 하느님 사이를 막는 장애물이라는 것이프란체스코회의 믿음이다. 71우리가 가진 것을 모두 제거해버리면, 우리는 과연 무엇인가? 데르비시 피에터가 말했듯이, 이것은 모든 종교가 해답을 내놓으려고애쓰는 기본적인 의문이다. 만약 우리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모든것, 그러니까 직장, 집, 돈, 평판, 사랑하는 사람들을 몽땅 잃어버린다면, 그대로 쓰러져 죽어버릴까, 아니면 계속 살아갈까? 그럴 때 무엇이 우리를 지탱해줄까? 프란체스코회는 이 질문을 머릿속으로 생각하기만 하지 않고, 생활 속에서 직접 체험한다.
메주고리예는 숨이 막힐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지만, 그는 하루라도 빨리 로마에 가고 싶어서 안달했다. 보스니아에 도착한 둘째 날, 아침미사 중에 지루해진 루이스는 시간을 죽이기 위해 엉뚱한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난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만약 마리아가 내 어머다고 하느님이 내 아버지라면, 그리고 만약 마리아가 예수님의 어머니고 하느님이 또한 아버지라면, 예수님을 내 형제로 생각해도 되는건가? 방금 말했듯이, 이건 그냥 머리로 해본 생각이었습니다." 루이스는 꼬박 6초 동안 이 의문을 생각했고,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개인적으로 나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일을 워낙 오랫동안해왔기 때문에 내 내면이 사생활을 침해당했다고 불만을 제기하지않는 것이 놀라울 정도다. 그만 좀 들여다봐, 이 변태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는 반드시 머리가 먼저 맑아져야 한다는 생각에 행동을 미루고 머뭇거린 적이 많았다. 하지만 머리가 맑아지는 순간이 결코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을 이제 알겠다. 그동안 나는 너무나 많은경험을 잃어버렸다. 그 경험들이 내가 그토록 필사적으로 원하는, 머리가 맑은 상태를 만들어주었을지도 모르는데, 행동은 믿음에 선행한다. "일단 해봐(Jus Do It)"라는 말은 그저 영리한 광고 카피가 아니t 다. 이건 철학이다. 나는 감사에 대해 묻는다. 쉼터 사람들이 고마워하나요? 꼭 그렇지는 않아요. 수도사들이 감사 인사를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한 수도사는 수도원에 오기 전에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행위에 대해 몹시낭만적인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말한다. 그는 볼리비아의 산속에서자신에게 고마워하는 온순한 주민들을 돕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그것은 그저 상상일 뿐이었다. "여기서 경험한 것은 달랐어요. 가끔 고맙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배은망덕하게 구는 사람도 많고 이런도움을 받는 게 당연한 일인 것처럼 생각하는 분위기도 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그게 힘들어요. 자기는 남을 사랑하려고 열심히 애쓰는데, 정작 상대방은 사랑받는 걸 원하지 않는 셈이니까요."나라면미쳐버릴 것 같다. 이 사람들이 어떻게 버텨내는지 모르겠다.
심리학자인 차나 울면이 개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기념비적인 연구가 약간의 단서를 제공해준다. 울면은 개종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믿음이 아니라 경험임을 밝혀냈다. 개종자들은 새로운 교리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형태의 "정서적 안도감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라엘교도들은 망상에 빠졌든아니든 커다란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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