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좋은 것이 대부분 그렇듯, 자신의 고통을 인정하는 이 단계는 잘못 이용될 수도 있다.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사람들로부터 받게 되는 관심에 집착하는 것이다. 고난에처한 사람들은 누가 더 최악의 상황인지 경쟁하는 경우가 있다. 중요한 부분과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뒤바뀌는 것이다. 동일한 고통이나 질병 등 같은 피해를 겪고 유대를 형성한 사람들은 자신들중 누군가가 잘되기 시작하면 위협을 느끼고 그 사람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막으려 든다.
심리적 부정은 자신의 고통이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알지 못하게 보호해 준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 모든 고통을 한꺼번에 다룰준비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이 고통받고 있음을 알아차린다면, 그것은 자신이 이제 앞으로 나아가 삶을 변화시킬 준비가되었다는 신호이다. 그때 우리가 할 일은 고통을 인식하고, 살펴보고, 자신이 정말로 상처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실히 주장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고통은 하나의 선물이다. 고통은 우리의주의를 끌어 우리가 앞으로 나아갈 때임을, 새로운 행동 양식을배우고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시기임을 알려 준다.
지혜를 얻은 사람은 때가 되면 자신이 관계나 장소, 혹은 직장을떠나야만 한다는 사실과, 그때가 바로 성장하고 다음 여정을 향해나아갈 시기임을 안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이 새로운 기회를 얻는것임과 동시에 젊은 시절이 끝났음을 의미한다는 것도 안다. 그런사람은 자신에게 펼쳐질 새로운 미래와 성장의 기회를 기뻐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지금까지 함께했던 사람, 직장이나 학교, 장소들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충분히 인정하며, 지나간 일들에감사하고 그것이 사라지는 것을 애도할 시간을 갖는다. 이 감사와애도가 그를 비워 새로운 것이 들어올 수 있도록 길을 마련한다. 이것이 ‘추방‘이 갖는 행운의 의미이며, 우리 안의 고아 원형이주는 궁극적인 선물이다. 이제 우리는 의존에서 벗어나 자신의 여행길을 떠날 준비가 되었다. 그 길에서 우리는 경험을 통해 배울것이다. 고통은 아무 의미 없는 괴로움이 아니라 배우고, 공감하고, 성장하기 위한 동기가 될 수 있음을.
인류의 삶은 아프리카의 온화하고 살기 좋은 기후에서 시작되었다. 그곳은 어떤 면에서는 에덴동산이나 다름없었다. 사람들은 어머니 대지가 제공해 주는 풍부한 열매와 채소만으로도 충분히 생존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호모사피엔스는 천성적으로 호기심이많은 종이라서 세상을 보기 위해 무리 지어 하나둘 길을 나섰다. 이 여정에서 거칠고, 춥고, 혹독한 기후와 맞닥뜨렸다. 그들의 생존은 그것들에 적응하는 데 달려 있었다. 어쨌든 그들은 여행을 계속해 나갔고, 마침내는 지구 전체의 거의 모든 지역에 거주하게 되었다. 훗날 유럽인들은 신세계를 향해 여행을 떠났으며, 미국 동부의이주민들은 서부 개척지로 가는 마차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지금우리는 새로운 개척지인 우주 공간을 탐사하고 있다. 방랑자 원형은 인간 종족만이 가진 고유한 모습이다. 그것 없이는 온전히 인간이 될 수 없다.
우리 문화의 중독 현상 중 하나는 사랑에 대한 것이다. 우리는사랑받기 위해, 그리고 성적으로 매력 있게 보이기 위해 특정한 여성상과 남성상을 따라야 한다고 은연중에 배운다. 그러나 자신의여행을 떠나지 않고 주어진 역할만 수행하는 한 결코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연인은 많아도 여전히 공허하고 애정에 굶주려 있으며 더 많은 것을 갈구한다.
방랑의 첫 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예민함이 아니라 행동에 옮기는 일이다. 고아에게 중요한 존재가 구원자라면 방랑자를 변화시키는 인물이나 개념은 악당 혹은 감금자이다. 사실 악당이 자기 삶에 정말로 위협적인 존재라는 것을 인식할 수 있어야만 여행을 시작하는 동기가 된다. 일단 어떤 개인이나 단체, 신념 등이 자신을불행하게 만드는 원인임을 알아차렸을 때 비로소 그 원인을 피하거나 달아날 수 있다.
만약 당신이 그 거리를 허용하고 상대방이 성장할 공간을 주기로 결정한다면, 결국 당신은 새롭고 더 깊고 진실한 관계를 보상으로 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최악의 경우, 상대방을 놓아줌으로써 두 사람 모두를 위해 좋은 일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이때 당신은 혼자 남겨지는 것이 두렵고, 사랑하는 이를 자신의 뜻대로 통제하고 싶고, 따라서 그 사람의 여행을 무산시키고 싶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잠시 숨을 고르고,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의 두려움과 외로움을 직시해 이겨 낸 후 그 사람을 놓아주는 것이 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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