었다.
잔뜩 긴장하고 있는 내가 안쓰러웠던지 지붕 난간에 걸터앉은청년이 말을 걸었다.
"어디서 왔어요?"
‘코리아‘라고 대답하자, 청년은 내 말을 얼른 옆 사람에게 전달했다. 그 사람은 다시 그 옆 사람에게 전하고, 마침내 버스 지붕에 올라탄 사람들 전부가 "코리아!"라고 말하면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이었다. 여자아이도 고개를 끄덕이고, 흑염소 두 마리는 노란 테두리 있는 눈동자로 뚫어져라고 코리안을 응시했다.

마음이 내키지도 않은 상태에서 100루피, 약 3천 원 정도를 적선한 덕분에 나는 뜻하지 않은 선물을 받았다. 노인은 내게 작은베풂에도 보답하는 자세를 가르쳤고, 가난하지만 아직은 부유함을 잃지 않은 마음을 전해 주었다.
그 노인 덕분에 나는 지금도 잘난 체하며 말한다. 나처럼 인도여행을 멋지게 한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어떤 국가 원수가 인도를 방문했을 때 과연 아침마다 누군가가 와서 환상적인 피리연주로 잠을 깨워 주었겠느냐고. 내가 알기로 인도 역사상 그런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나는 내 동생에게 감사드린다. 그가 있었기에 내가 있을 수 있었다. 이 우주는 모든 것이 완벽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 산이 있으면 골짜기가 있고,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다. 내가 있기 위해 동생이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음과 양처럼 하나의 종합을 이루고 있다.
‘우주에는 ‘나‘ 또는 ‘너‘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주에 있는 모든 존재는 다만 한 몸일 뿐이다."

‘내가 왜 걱정을 해야 하는가? 이 명상 센터는 내 소유가 아니다. 그런데 내가 왜 내 소유가 아닌 것을 놓고 미래를 염려해야 한단 말인가? 더구나 스승은 우리에게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살라고 가르쳤지 않은가?"
그의 이 말은 우리 모두에게 큰 깨우침을 주었다. 이 세상에 진정으로 우리의 것이란 없음을 배우기 위해 우리는 명상 센터에오지 않았던가. 미래에 살기보다는 ‘지금 여기‘에 살기 위해 온갖명상 프로그램에 참가하지 않았던가. 다들 어리석은 사람으로 여겼던 스와미 아난다는 어느새 ‘진정으로 자신의 것‘이 무엇인가를 구별하는 능력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스와미 아난다의 그 말은 나한테도 큰 지침이 되었다. 상황의변화가 생기고 내 곁에 머물렀던 것이 떠나갈 때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자리 잡으려고 할 때마다, 나는 스승의 어떤 가르침보다도 스와미 아난다의 그 말을 깨우침의 거울로 삼았다.
"그것은 내 소유가 아니지 않은가? 그런데 내가 왜 걱정해야 하는가? 스승은 우리에게 미래가 아니라 현재에 충실하라고 가르쳤지 않은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고 의아해하자. 인드라는 이곳은 인도가아니냐고 반문했다. 인도의 건물들이 오죽하겠냐는 것이었다.
그것도 그럴 법한 일이었다. 나는 여행 도중에 인도인들이 개미떼처럼 모여 건물을 짓는 것을 여러 차례 구경한 적이 있었다. 도구라고는 세숫대야 같은 걸로 자갈과 모래를 머리에 져 나르는데,
건축 과정이 어찌나 허술한지 도무지 건물이 설 것 같지 않았다.
"내가 가고자 하는 여인숙이 보름 전쯤 붕괴해 버렸다는 소식을들으니 다시금 이곳이 인도라는 사실이 실감났다. 나는 가이드북을 펴낸 출판사에 이 소식을 알려야겠다고 생각하며, 두 번째 후보로 점찍어 둔 싯달타 호텔을 떠올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