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누구나 공개적으로 빠르게 시인이 되고 쉽게 목표를 이룰 기회가 많은 시대는 일찍이 없었다. 시를 실을 수 있는잡지가 도처에 널려 있고, 시창작 교실도 문자 그대로 수백 곳은 된다. 시에 대해 말하고 시 쓰기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자리도 전에 없이 넘쳐난다.
이런 것들이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로는기억에 남을 시를 쓰는, 그 상상도 못 할 만큼 어려운 진짜 목표를 이루는 길에 겨우 발을 들여놓는 정도의 도움밖에 얻을수 없다. 그 일은 느리게, 그리고 고독 속에서 이루어지며, 체로 물을 옮기는 것만큼이나 불가능에 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