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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 속 수의사의 자연일기
다케타즈 미노루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북스(진선출판사) / 200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을 읽고 저자 다케타즈 미노루의 이야기가 더 궁금해서 구입.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물병원>이 어린이, 청소년 눈높이의 글이라면 이 책은 일반 성인용?!
표지부터 마음에 쏙 듭니다. 눈덮인 산길을 달려가는 붉은 여우의 사진이 실려있는데, 순간 떠오르는 옛 추억 하나. 시골 우리동네에서 작은
냇가 하나 건너면 마주보고 있는 동네가 있는데, 초등학교 친구가 거기 살았어요. 어느 겨울날, 눈이 잔뜩 쌓인 날이었는데, 어른들이 하는 말을
들어보니 이런 날은 산토끼들이 굴속에서 있다가 먹이를 구하러 나와도 눈이 하도 많이 쌓여있으니까 제대로 도망을 칠 수 없다는 겁니다.
나는
친구집도 찾아갈겸 친구네 집 옆산으로 토끼사냥도 갈겸 쌀포대 자루를 하나 들고 친구와 함께 산속에서 토끼를 찾아헤맸습니다. 토끼보다는 우리가 빠를 테니까
못잡아도 서너마리는 잡을 거라고 신나서 그 산을 한참 헤매고 다녔어요.
결과는? 산토끼 발자국도 못봤습니다. 다리도 시리고 손도 꽁꽁 얼고...어른들
말은 믿을 게 못된다고 투덜거리면서 친구집 아랫목에서 간질간질한 다리와 손을 녹이던 기억....
그런데 아마도 그때 눈속에서 산토끼를 만났어도 우리는 토끼를 잡을 수 없었을 거 같아요.
책속에 나오는 저 순진무구한 산토끼 눈을 보면
어떻게 붙잡을 수 있겠나, 괜한 허세였지 싶어요.
게다가 책속에 실린 사진들은 담백한 글 이상으로 환상적입니다. 심술쟁이 같은, 양볼 가득 먹이를 저장해둔 다람쥐 얼굴도
볼수록 귀엽고,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숲속의 평화도 눈에 보이는듯 하고, 잉어를 물어나르는 어미 여우의 사진도 감동적이고, 장자끄 아노의
영화 <베어>를 연상시키는 곰 가족의 모습도 웃음이 나게 만들고, 호숫가 백조떼의 모습은 흡사 발레 <백조의 호수>를
연상시키고....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들을 보노라면, 사진은 좋은 카메라와 기술만으로 찍는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