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의 정석 -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나루케 마코토 지음, 최미혜 옮김 / 비전비엔피(비전코리아,애플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어느 지식인의 책장 정리론, 이라는 부제가 있다. 책장 정리!!!  

일단, 책 잔뜩 쌓아놓고 살면서 정리해야하는데, 어디서부터 손대야 할지 모르겠는 사람들에게는 유혹적이다. 책을 많이 읽는 서평가가 오랜 시간에 걸쳐 쌓아온 노하우를 내놓을 것 같은 느낌이 드니까.
그리고 처음 접하는 작가인줄 알았는데, 이전에 읽었던 <책, 열권을 동시에 읽어라>의 작가였네.

괜히 '책장 정리론'이라는 부제가 붙은 게 아니었다. 그는 정말 책장 정리하고 싶은데 규칙도 없이 카오스로 쌓아놓고 버리지 못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조언들을 건넨다. 내가 실천하기만 하면 되는데, 이 넘의 게으름을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가 문제다.

사실 이전의 나는 책을 영원히 소장할 것도 아니면서 마음에 드는 부분의 상단을 접거나 형광펜으로 밑줄 그으면서 읽었더랬다. 그러다가 3M 컬러 인텍스를 만나면서 일부 책들을 재판매 가능한 영역으로 돌려놓게 되었지만, 그리 오래되지 않은 방법이었는데, 이 저자도 그 방법을 권한다. 이 책을 읽은 20대의 누군가에게 그 방법을 알려주는 것만으로도 그는 10여년의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일테니 가치있다고 봐야겠지?

사놓고 읽지 않았다고 해서 책의 존재를 심리적 압박으로 느낄 필요는 없다. 읽고싶지만 그냥 놔둔 책이 내게도 있다. 아직 읽을 타이밍이 아니고 그렇다고 처분할 수도 없는 책은 무리해서 급하게 읽지 않는다.

내게 위로가 되는 말이다.
그리고, 책장을 분류할 때 나만 알아보는 방식도 좋지만 소품이나 모형을 이용해 그 칸이 어떤 책을 정리해둔 칸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것도 아이디어인듯. 새로운 좋은 걸 배웠다.

그리고, 내게도 언젠가는 다 읽고 리뷰하리라고 생각하면서 사두었으나 읽지는 않고 쌓여가는 책들이 있다. 과감히 처분하지 않으면 정리가 안되는.

그리고 이 책에서 소개된 서점들은 언젠가 여행을 가게 되면 꼭 들러보려고 한다.

지루한 책들에 대한 언급도 있는데, 나도 예전엔 한번 손에 든 책은 꼭 마지막 장까지 읽어야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는다.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건데....

그리고, 읽을 책을 정하는 기준이 '목차, 장정, 번역가'라는 말에도 동의한다. 특히 번역가 부분에서는 더욱. 나는 특히 고전을 읽을 때 번역자를 확인하고 미리보기의 앞부분 챕터를 비교해보고 책을 구매한다. 100년이 넘은 책들은 저작권이 없다보니 너도나도 번역되어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번역자에 따라 책의 가치가 달라진다. 최근에 구매한 <데미안>도 문학동네, 열린책들, 을유문화사등 이것저것 고르다가 결국 선택한 건 푸른숲 주니어에서 나온 책으로...가장 자연스레 편하게 읽히는 버전으로다가. 그래서 사실 번역가 외에도 출판사도 중요하다. 이 책 저자도 하는 말.
 
나는 독서할 때 메모를 하거나 줄을 긋지 않는다. 그래서 등장하는 것이 포스트잇이다. 포스트잇은 필름 타입이 사용하기 편리하다. 투명해서 글자 위에 붙여도 된다. 종이 포스트잇은 많이 붙이면 두꺼워지지만 필름 타입은 얇아서 안성맞춤이다.

이럴때 나도 나도!!!를 외치는데, 저자는 다이소 컬러 인덱스를 쓴다지만 나는 3M 컬러 인덱스 강추!!!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다른 저렴한 컬러 인덱스를 붙였다가 접착력이 너무 강해서 인덱스를 제거한 후에도 접착력이 남아있어 난감했던 시행착오를 몇번 겪은 후에는 바꿀 생각이 없다. 혹 다이소 것도 접착력이 괜찮은가?? 어쨌든,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컬러 인덱스에 대한 정보를 읽고 차후에 활용해 보는 것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본다.

이런 책, 진작에 나왔어야 했다.

즉 젊을 때부터 시선을 높게 갖고 넓은 영역을 내다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 사람이 얼핏 보기에는 일과 관계없는 책을 읽는다. 이런 노력을 하지 않으면 사회인으로서의 행동반경은 해가 갈수록 좁아진다.

책을 사는 행위는 일기일회(일생에 단 한번의 만남. 지금 이순간의 인연을 소중히 해야함을 비유하는 말) 이며 `좀 고민해보고..."하며 나중으로 미루면 두 번 다시는 못만난다고 생각하는 게 좋다. 협박이 아니라 실제로 그렇다. 하드커버판은 의외로 금방 절판돼 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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