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낭아치
박희주 지음 / 미디어저널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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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F 모든 것이 절망인 시대 허리띠 졸라매고 밤을 낮 삼아 쉬지 않고 가난의 굴레를 벗기 위해 몸부림 쳤던 지난 시절 그런 날들의 보상으로 따뜻하고 배부른 시절을 맞았다. 자존감을 팽개친 것에 대한 보답인양 흥청망청 미래를 보지 않고 질주한 대가로 우리 앞에 놓인 절망의 보고서

 [안낭아치]를 읽으며 이 말의 뜻이 뭘까? 한참을 생각했다. 인터넷을 검색해 봐도 무슨 뜻인지 나오지 않았다. 주인공의 넋두리처럼 동냥아치가 동낭아치, 그렇게 변해서 안낭아치 결국 안낭아치는 빌어먹을 놈이라는 욕에 다름 아니다.’ 우리들은 책의 제목처럼 모두가 빌어먹고 사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어려서는 부모님으로부터 모든 것을 얻고 자라서는 선, 후배 친구들 사회에서 만나는 모든 이로부터 도움을 받는 존재 결코 혼자서는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존재들이다

 주인공 김희훈은 I.M.F외환위기 이전까지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안정적인 가정과 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사회의 중산층으로 고단했지만 즐거운 삶을 누렸다. 하지만 외환위기의 높은 파도를 이겨내지 못하고 모든 것이 파괴되어 마침내 아내로부터 나가 죽어라는 말을 듣고 홧김에 가출을 한다. 우연히 자기와 닮은 자살자의 주검을 보고 신분증을 바꿔치기 해서 자기의 죽음으로 위장을 한다. 약간은 장난스럽게 한 행동이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간다.

어디 한 곳 자기 몸 하나 제대로 누윌 곳 없는 주인공의 현실이 외환위기로 많은 것을 상실한 현대인의 불안한 삶을 대변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주인공 김 희훈은 선택의 여지가 없지만 모든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자 한다. 새로운 출발의 시작은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천천히 하나씩 복기하면서 굽은 곳을 바르게 편다면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리라 생각한다. 그 시작이 동굴이다. 처음 동굴을 발견하고 그 포근함이 태초 어머니의 자궁 같은 편안함이 새로운 시작에 대한 힘을 얻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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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환자를 위한 매일 차릴 수 있는 밥상 - 말기암 환자의 아내가 경험으로 쓴 책
임현숙 지음 / PUB.365(삼육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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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때 암은 불치의 병으로 여겼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병이기도 했다. 하지만 눈부신 의료기술의 발달로 불치의 병이기 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관리차원의 병으로 바뀐 것 같다. 하지만 몇몇 병은 여전히 치료하기가 힘든 병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도 암은 만감이 교차하는 병이다. 어머니께서 2000 60이 되는 해에 위암과 당뇨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나셨고 아버지는 신장, 형은 위암 다행히 두 분은 수술 후 건강한 상태로 잘 생활하고 있지만 식, 생활의 변화가 없다면 언제 다시 병이 재발할 지 장담할 수 없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기에 언제 내가 아팠느냐는 듯 똑 같은 생활의 반복이 되기 싶다.

 [암 환자를 위한 매일 차릴 수 있는 밥상]은 암 환자뿐만 아니라 그 가족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사람의 식, 생활습관은 길게는 수십 년에 걸쳐 형성된 것이기에 지금 내가 병에 걸렸다고 해서 하루 아침에 바꾸기란 쉽지가 않다. 그래서 주위 사람의 끊임없는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또한 어떤 음식이 내 몸에 이롭고 해로운지를 전문가가 아닌 다음에야 자세히 알 수도 없다. 그래서 이런 저런 입 소문에 따라 방황 아닌 방황을 하게 되는 것이 환자나 그 가족들의 현실이었다. 저 자신조차 어머니의 진단 이후로 책이나 관련 자료들을 보고나 듣거나 했었다. 이 책을 쓴 작가 또한 마찬가지였으리라. 남편의 말기 암 진단 이후 정신없는 와중에 주위 사람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이야기들을 접하며 많이 혼란스러웠으리라. 다행히 자기 중심을 잘 잡고 분명한 원칙을 세워 좋은 자료들을 수집하고 적용해 환자인 남편을 건강한 상태로 항암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이 아닐까? 그런 소중한 자료들이 예쁜 사진과 요리법으로 잘 정리되어 주변에 있는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작은 희망을 전해주는 것 같다. 희망이 없는 싸움은 얼마나 고통스러운지 당사자가 아니면 잘 느끼지 못할 것이다.

 우리들이 흔히 하는 말 병이 생기기 전에 건강관리를 잘 하자. 오늘 이 말처럼 마음에 와 닿는 말도 없을 것이다. 식습관의 변화 이것으로 시작하자. 책 속에 다양하게 소개되어 있는 재료와 요리방법을 따라 하면 가능하리라. 거창한 재료도 아니다.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고 만들 수 있는 재료다. 다만 수고로움이 따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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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주 DIARY (Future Me 5 years)
윤동주 100년 포럼 지음 / starlogo(스타로고)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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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국민들 가운데 어떤 시인을 좋아하느냐라고 묻는다면 열에 아홉은 동주와 소월이라 말할 것이다. 그만큼 동주와 소월은 우리 민족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시인이다. 이 두 시인의 공통점을 찾기란 쉽지 않다. 굳이 찾는다면 비슷한 시대를 살았고 요절하였으며 여성적인 화자를 통한 감수성이 뛰어난 시를 지었다는 정도이다.

 소월시의 특징은 식민지 지식인이 겪어야 하는 절망과 허무의식이 그 바탕에 짙게 깔려 있다. 그것을 민족의 한으로 잘 승화시켰다면, 동주의 시 또한 그런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지만 그것을 뛰어 넘어 독립에 대한 깊은 믿음, 의지로 승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두 시인이 사랑 받고 있지만 동주에 대한 사랑은 조금 다르다. 동주에 대한 사랑에는 경외의 감정이 포함되어 있다. 가혹한 시절 많은 지식인들이 일제 식민지 기간의 장기화 그리고 그들의 강대, 광폭함으로 일제에 대한 동조, 협력의 길로 빠져들 때 그 길을 걷지 않고 꿋꿋하게 독립의지를 불태우며 감옥에서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그 생을 마감했다는 것이 더욱 큰 사랑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동주는 소월과 달리 신화화 신격화되었다. 특히 서시는 이런 현상을 가속화시켰다. 이 점이 우리들로 하여금 좋아하지만 접근을 막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이제 동주를 하늘에 떠 있는 별 같은 존재에서 이 지상으로 내렸으면 좋겠다. 내 형 같은 누나 같은 친구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했으면 좋겠다.

 작년 동주라는 소설이 영화로 제작돼 예상외의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인간 동주에 주목했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처럼 나보다 나은 존재(사촌 송 몽규)에 대해 부러움도 느끼고 또한 질투심도 가진 그러면서도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경쟁심도 발휘하는 존재

 [윤동주 다이어리]는 이런 면에서 좋은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평소 그가 좋아했던 시인과 시를 읽어 가면서 동주의 인간적인 면모를 하나, 둘 알아나가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더불어 지친 일상에 잠시 쉴 틈도 없는 나란 존재에 차분히 삶을 새롭게 조망해 볼 수 있는 시간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여백에 앞으로 살아갈 내 삶을 가득 채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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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문화의 몰락 - 대반전을 위한 마지막 고언
최준식 지음 / 주류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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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결혼할 때 산 20년이 다 된 텔레비전이 한대 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날씨뉴스를 보기 위해 잠시 켤 뿐 그 외에는 거의 켜지를 않는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유행하는 드라마나 유행어들을 잘 알지 못한다. 3, 3이 되는 두 딸아이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우리 가정을 시대에 뒤떨어진 가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대신 우리가 얻은 것이 독서이다. 작은 아이는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매년 다독상을 받고 있다. 큰 아이 역시 또래에 비해 많은 책을 읽고 있다. 학교 공부보다 책 읽기를 더 좋아하니 고민 아닌 고민이다. 큰아이는 학교 등, 하교 시간이 빠르고 늦다. 그래서 매일 등, 하교를 시켜주고 있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큰 아이가 아빠 친구들과 대화가 안돼 매일 드라마 본 이야기나 연예인 이야기 밖에 할 줄 몰라 나는 책 읽은 내용이나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은데 그런 애들이 없어 답답해라는 것이다.

 [한국 문화의 몰락]을 읽으며 큰 아이의 말이 떠올랐다. 왜 그럴까? 한창 예민한 나이에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토론을 하며 자신의 고민을 친구들과 나누며 비판적 감성을 키워 나가야 할 아이들이 즉흥적이고 쾌락적인 문화에 침잠해가는지……

 사회문화가 천박하고 얄팍하니 이들이 하는 행동이나 태도도 천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에 답이 있다.

 지금 세계에는 한류문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한류에는 우리라는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토대가, 뿌리가 부실하기 때문에 활짝 피었다가 금새 사그라져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뿌리가 튼튼하면 그 어떤 거센 비바람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한국문화의 몰락]에는 문화생활을 단순히 영화 한 편 연극관람으로 한정하지 않고 우리 삶의 전반으로 그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삶이 피폐하고 궁색한 이유를 찾아낸다. 말에서 행동까지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결국 현재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서로 맞물려 어느 매듭부터 풀어 나가야 할지 갑갑한 상황이다. 권력자 단 몇 사람에게 휘둘리는 허약한 우리 사회 그 변화의 시발점은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이자리 깨어난 사람부터 시작해 나가야 한다. 그런 사람이 모이고 모여 거대한 강물이 되어야 한다.

 출생, 결혼, 장례, 제사, 종교, 교육, 이런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 지는 분들은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시원하게 뻥 뚫어 주지는 못해도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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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완벽한 1년
샤를로테 루카스 지음, 서유리 옮김 / 북펌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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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의 완벽한 1] 모두들 바라고 있지 않을까? 내 인생의 완벽한 1년 물론 우리들 삶은 길면 100년 짧으면 ?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음- 그런 긴 시간에 1년이 완벽하다고 해서 내 삶 전체가 완벽한 삶이라 말할 수는 없지만 삶의 중요한 전환점으로는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모처럼만에 읽어 보는 달달한 로맨스 소설이다. 주제가 단순하지만 가볍게 읽고 지나칠 수 없다. 우리들 삶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 지 깊은 고민을 요구한다.

 주인공 요나단 그리프의 삶은 정해진 틀에서 한치도 어긋나지 않는 삶을 살고 있다. 신문을 읽으며 오, 탈자를 찾아 신문사에 메일을 보내야 하고 연말연시 연휴에 치워지지 않은 쓰레기더미를 보며 시청에 항의메일을 보내는 성향의 주인공을 보면서 무엇인지 모를 불편함을 느낀다. 이것이 올바른 삶의 방식일까? 책의 중, 후반부로 가면서 신년초 우연히 손에 들어 온 다이어리를 통해 이런 요나단의 삶에 변화를 가져오는데 답답했던 마음이 봄눈 녹 듯 녹아 내린다. 또 한 명의 주인공 한나 마르크스는 매우 활달하고 무한 긍정적 마음의 소유자이다. 그런 성격으로 약간의 작은 실수가 있지만 사랑스러운 여인이다.

 이 두 사람이 약간의 시간차를 두고 이야기가 전개된다. 전개 과정에서 점점 같은 시간대로 합쳐지는 구조의 소설이다. 마치 육상경기나 스피드스케이팅경기를 관람하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극과 극인 두 주인공의 성격이 점점 하나의 접점에 다가서는 것처럼

 처음 한나의 꿈 이야기를 통해 소설의 결과를 약간은 예상할 수 있었지만 아픔은 예측할 수 없었다. 결국 우리 인생은 장미꽃이 깔린 아름다운 길을 걷는 것이 아니라 많은 고통과 고난의 길을 걸어야 진정한 행복에 다가갈 수 있음을 알려주는 것 같다. 아프지만 꿋꿋하게 견뎌내야 한다는 듯

 2017년 새 해가 시작 된지 벌써 20일이 지나고 있다. 문득 매 년 나의 새해는 어떠했는지 되돌아 본다. 어제와 오늘이 무엇이 다른가 항상 똑 같은 날들의 반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별 의미가 없다 여겼던 마음에 다른 변화가 생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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