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화의 몰락 - 대반전을 위한 마지막 고언
최준식 지음 / 주류성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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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에는 결혼할 때 산 20년이 다 된 텔레비전이 한대 있다. 하지만 매일 아침 날씨뉴스를 보기 위해 잠시 켤 뿐 그 외에는 거의 켜지를 않는다. 그래서 우리 가족들은 유행하는 드라마나 유행어들을 잘 알지 못한다. 3, 3이 되는 두 딸아이도 마찬가지이다. 또한 스마트폰도 사용하지 않는다. 이런 우리 가정을 시대에 뒤떨어진 가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지는 않다. 남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그대신 우리가 얻은 것이 독서이다. 작은 아이는 어린이집 다니던 시절부터 지금까지 매년 다독상을 받고 있다. 큰 아이 역시 또래에 비해 많은 책을 읽고 있다. 학교 공부보다 책 읽기를 더 좋아하니 고민 아닌 고민이다. 큰아이는 학교 등, 하교 시간이 빠르고 늦다. 그래서 매일 등, 하교를 시켜주고 있다. 어느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큰 아이가 아빠 친구들과 대화가 안돼 매일 드라마 본 이야기나 연예인 이야기 밖에 할 줄 몰라 나는 책 읽은 내용이나 사회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나누고 싶은데 그런 애들이 없어 답답해라는 것이다.

 [한국 문화의 몰락]을 읽으며 큰 아이의 말이 떠올랐다. 왜 그럴까? 한창 예민한 나이에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토론을 하며 자신의 고민을 친구들과 나누며 비판적 감성을 키워 나가야 할 아이들이 즉흥적이고 쾌락적인 문화에 침잠해가는지……

 사회문화가 천박하고 얄팍하니 이들이 하는 행동이나 태도도 천박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에 답이 있다.

 지금 세계에는 한류문화가 각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화무십일홍이 될 가능성이 높다. 그 한류에는 우리라는 정체성이 없기 때문이다. 토대가, 뿌리가 부실하기 때문에 활짝 피었다가 금새 사그라져 버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뿌리가 튼튼하면 그 어떤 거센 비바람에도 쉽게 꺾이지 않는다.

 [한국문화의 몰락]에는 문화생활을 단순히 영화 한 편 연극관람으로 한정하지 않고 우리 삶의 전반으로 그 외연을 확장시켜 나가고자 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들의 삶이 피폐하고 궁색한 이유를 찾아낸다. 말에서 행동까지 상당한 공감을 이끌어 낸다. 결국 현재 우리 사회는 모든 것이 서로 맞물려 어느 매듭부터 풀어 나가야 할지 갑갑한 상황이다. 권력자 단 몇 사람에게 휘둘리는 허약한 우리 사회 그 변화의 시발점은 지금 우리가 딛고 있는 이자리 깨어난 사람부터 시작해 나가야 한다. 그런 사람이 모이고 모여 거대한 강물이 되어야 한다.

 출생, 결혼, 장례, 제사, 종교, 교육, 이런 말만 들어도 가슴이 답답해 지는 분들은 읽어 보시면 좋을 것 같다. 시원하게 뻥 뚫어 주지는 못해도 왜 그런지 이유를 알 수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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