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말을 걸 때 - 아트 스토리텔러와 함께하는 예술 인문학 산책
이수정 지음 / 리스컴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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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품절



 스무살 즈음 혼자 유럽으로 배낭 여행을 23일간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당시 루브르, 오르세 등 유럽의 유명 미술관투어를 하며 많은 유명한 그림들을 처음 만났는데 실제로 유럽의 여러 미술관에서 강렬한 아우라를 온몸으로 체험한 기억이 난다. 사실 그 당시 미술관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림을 구석구석 찬찬히 볼 기회는 없었고, 미술작품에 흥미도 크지 않았던 때라 그저 유명한 장소에 가서 나 여기 다녀갔다고 사진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이 전부였다. 그렇게 잠시 스쳐지났었던 미술 작품들을 이 책 「그림이 말을 걸 때」로 다시 만났다. 



 예술 전문 강연가이자 아트 스토리텔러이신 저자님은 예술과 인문학을 결합한 '심미한 학교' 대표로 활동하며, 예술을 삶 가까이 끌어와 사람들이 자기 삶을 더 깊이 이해하고 단단하게 살아가도록 돕는 강연을 이어가고 있다고 하신다. 중년의 문턱을 넘고있는 저자님은 나이 쉰이면 지천명이라고 했건만, 하늘은 여전히 무심하고 인생은 여전히 좌충우돌이라며 변화하는 시대 앞에서 자신의 위치를 고민하고, 지나온 날을 되돌아보며 '내가 무엇을 이루었나'여전히 자문하고 계시다고한다. 



 예술은 어느 날 문득 찾아오는 특별한 경험이 아니라 이미 우리 곁에 다정히 머무는 일상의 언어라고 할 수 있다며 그것을 알아보는 눈, 느낄 수 있는 마음만 있다면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예술과 만날 수 있다고 말씀하시는 저자님은 이 책에서 예술과 인문학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언어로 풀어내며 그림을 단순한 감상이 아닌 삶의 통찰로 이끄신다. 


 빛보다 어둠을 더 오래 바라본 화가 프란시스코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의 기괴하고 불편한 그림 <자식을 잡아먹는 사투르누스>로 시작해서 마지막 장에는 전쟁의 잔혹함을 정면으로 마주한 고야의 또다른 작품 <전쟁의 참화>로 마무리된다. 말로 다 담아낼 수 없는 고야의 감정의 층위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게 되는데 너무나 충격적이라 당혹스러울 정도이다. 


 이 책은 크게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각의 장은 4개의 큐레이션과 8개의 챕터로 되어 있고, 총 16개의 큐레이션과 32개의 챕터를 통해 유명한 예술작품과 예술가들의 이야기가 섬세하게 담겨있다. 


 너무나 유명한 미켈란젤로, 라파엘로를 비롯하여 밀레이의 작품 <오필리아>의 모델이자 여성 화가로 활동했던 엘리자베스 시달, 몽마르트의 뮤즈로 수많은 화가의 모델로 활동하다가 자신의 그림을 그리는 아티스트로  당당한 포스의 예술가로 자리매김한 수잔 발라동(Suzanne Valadon, 1865~1938) 등 여러 예술가들을 만날 수 있다. 화가들의 손끝으로 흘러나온 그들의 생명이자, 그들이 호흡했던 시대의 공기와 살아낸 시간이 스며든 기록들을 접하며 미술은 시간과 공간을 넘어 인간의 감정을 전하는 가장 힘이 세고 아름다운 언어라는 저자님의 말씀이 이해되었다. 저자님의 큐레이션덕분에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찬찬히 들여다보게되었는데 '천사도 직업으로 하니 힘드네' 등 자칫 스쳐 지나칠 수 있는 작품속 디테일의 숨은 메시지를 발견하며 미술관이 지닌 다채로운 매력에 어릴적 유럽여행의 추억을 소환하며 즐겁게 읽었다. 


 프레데릭 윌리엄 버튼(Sir Frederic William Burton, 1816~1900)의 <헬레릴과 힐데브란트, 탑 계단에서의 만남>,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John William Waterhouse, 1849~1917)의 <물약을 든 트리스탄과 이졸데>, 존 에버렛 밀레이(John Everett Millais, 1829~1896)의 <오필리아>와 같이 비극적 결말을 화폭에 담은 라파엘 전파 미술가들의 작품들에서는 강력한 색감과 풍부한 디테일이 인상적이었고, 소중한 것들의 덧없음을 느끼며 슬픔속에서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그 속에 깃든 고귀함을 볼 수 있다는 작가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았다. 



소중한 것들의 덧없음과 그 가치를 깨닫는 순간, 우리는 삶의 깊이를 다시 마주하게 된다. 새드엔딩은 잃어버린 것들과 지키고 싶은 것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그 아픔은 우리를 아프게 하지만, 결국 삶의 일부임을 깨닫게 한다. 그래서일까. 나는 해피엔딩을 사랑하면서도 새드엔딩의 슬픔을 더 오래 간직하게 된다. 사랑하고, 상실하고, 다시 살아가는 인간의 본질에 가장 가까운 감정이기 때문일 것이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그 당시 예술가님들의 시선으로 그들의 삶을 대신 살아보며 독일의 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아우라(Aura, 원본 작품이 지닌 고유한 존재감으로, 작품이 제작될 당시의 물리적 환경과 역사적 맥락 그리고 화가가 담은 감정과 메시지가 관람자와의 직접적인 만남을 통해 전달되는 특별한 분위기와 감정의 떨림을 의미함)'개념이 이 책을 관통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아남은 '생존의 증언'으로서 우리 앞에 서 있는 이 작품들이 주는 감동과 마주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나 자신을 들여다보며 삶에 대해 생각하게된다. 



우리에게 매번 다른 얼굴로 다가오는 만남이 우리를 상처 입히고 좌절하게 만들지라도 우리는 결국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겪는 기대와 실망, 기쁨과 아픔, 그 모든 것이 결국 나의 빛을 밝혀주는 동력이 되는 것이다. 


이카루스의 비극은 균형을 잃을 때 벌어진다. 너무 높이 날아 태양에 다가가도, 너무 낮게 날아 바다의 습기에 젖어도 추락은 피할 수 없다. 이 이야기가 전하는 진정한 교훈은 적절한 높이를 유지하는 삶이다. 욕망과 두려움 사이에서 균형을 지키는 것, 그것이야말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비행법이다. 


진정한 용기는 고통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힘을 잊지 않고 살아가는 자세다. 너는 이미 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 주눅들지 말고 세상 속으로 뛰어들어라.


항해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폭풍을 두려워하지 말고, 온몸으로 통과하라. 비로소 그때 그대의 삶 또한 한 폭의 그림이 될 수 있다. 



 미술관을 테마로 이 책과 함께 다시 유럽 여행을 떠난 기분이었는데 잠시 유튜브와 SNS와 같은 삶의 소란에서 벗어나 독일의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 1774~1840)의 <안개 바다 위의 방랑자>가 된 기분으로 인간의 내면과 우주적 존재감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지며 깊은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았다. 서양미술사와 예술 인문학을 바탕으로 고전 명화 속에 숨은 이야기, 감정, 통찰을 발굴하며 '예술을 통해 자기 삶을 더 잘 살아내는 법'을 함께 탐색하는 철학적인 시간이었다. 나는 예술가는 아니지만 이 시대를 살아가는 한 사람으로서 존재에 대한 사색과 위로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는 마음이다.  



 예술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지도를 그리며 품었던 질문과 감정, 시대의 공기까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미술작품들을 만나보고 더불어 저자님이 전하는 통찰력있는 인문학 큐레이션과 함께 삶의 방향을 찾아가는 'insigh-t-ravel'여정을 떠나보면 어떨까?



 얼핏 보고 기괴하게만 생각했던 그림에 이런 이야기가 담겨 있었구나 하며 작품을 통해 인간 내면을 재조명하고, 의미있는 소통을 추구하는 미술 작품이 나에게 위대함으로 다가오는 마법을 느껴보고 싶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볼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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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줄만 내 마음에 새긴다고 해도 - 나민애의 인생 시 필사 노트
나민애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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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시대의 감수성과 어울리는 시를 찾아 소개하고, 삶과 맞닿은 시의 언어를 꾸준히 전하는 '시 큐레이터'이신 저자님은 동아일보에서 10년째 「시가 깃든 삶」이라는 주간 시평을 연재하고 계시다고 한다. '나'라는 의미를 확인하기 위해 시를 읽는다는 저자님은 내 마음을 마치 나인 듯 알 고 있는 시를 함께 만나며 자신의 마음을 읽어보라고 말씀하신다.   


 '처음 맛보는 시', '작은 위로가 필요한 날', '사랑을 곁에 두었다', ' 가을이나 바람처럼 쓸쓸한 것들', '나에게 말을 건네는 시' 이렇게 다섯개의 주제 아래 총 77편의 한국 근현대시가 수록되어 있다. 


 먼저 왼쪽페이지 상단에 시인의 이름과 시의 제목이 소개되면서 시 한 편이 등장한다. 오른쪽페이지에는 필사를 할 수 있는 공백의 페이지가 있다. 


 그리고나서 책장을 넘기면 시의 제목과 함께 <나민애와 한 줄을 새기다>라는 제목으로 저자님의 시 큐레이션이 펼쳐진다. 시평을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시를 음미하면 마치 이 시인을 상당히 오래전부터 알았던 것 같은 기분이 드는데 시를 다시 보니까 멜랑꼴리한 씁쓸함이 묻어난다. 일상의 작은 부분을 섬세한 감각으로 포착해서 가만가만 이야기하는 저자님의 큐레이션에는 페이소스 같은 것이 있는 것 같다. 


 이렇게나 많은 작가와 시들이 있고 그것마다 주는 감정이 다름이 놀랍다. 게다가 누군가의 얘기지만 우리 모두의 얘기일 수 있는 것, 주관의 객관성을 얻을 수 있는 진짜 시가 가득하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포인트다. 남에게 자기와 똑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과정은 어렵다. 뻔한 얘기같은 한줄이 얼마나 많은 노동끝에 나온 것이라는 것을 알기에 하늘에서 떨어진 것 같은 시들에 진정한 자기 것을 드러내려는 시인들의 치열한 노력이 느껴진다. 김경후님의 시 <문자>를 보며, 모국어 순화 발전에 기여하는 모국어를 지키는 마지막 파수꾼이 바로 시인이 아닐까 싶었다. 


 사실 이육사님의 <청포도>, 김영랑님의 <내 마음을 아실 이> 말고는 모두 처음 만나는 시와 시인들이었는데 시에 대해 아무런 경험과 지식이 없다보니 편견없이 벌거벗고 만나는 느낌이었다. 저자님의 시 큐레이션에 더해 시를 읽으면서 나만의 옷을 입히는 재미가 있어 좋았다.


 난 문학중에 제일 좋은게 시다. 짧고 강렬하달까? '시'생각만 하면 복잡한 일을 생각하다가도 기분이 좋아진다. 사실 시를 왜 꼭 읽어야되나? 그냥 보면되지! 하는 마음이다. 소설이 이야기라면 시는 언어로 되어 있지만 사실 이미지에 가깝다. 중요한 건 하나의 이미지이기에 나만의 느낌으로 간직된다는 점이다. 새로운 감수성과 상상력을 가진 독자에 의해 재해석되고 재음미될 수 있기에 시만의 여백이 더 의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알게하지 않았거나 알아도 모를 때 시는 신비 그 자체로 머물러 있다. 지극히 회화적인 시를 우리가 섬세한 관찰과 감수성, 상상력을 동원하여 도전해 그 신비가 벗겨지면서 알려져 오는 재미가 솔솔하다. 


 문학의 핵심장르인 '시', '비와 바람과 햇빛을 쥐고 열심히 별을 닦던 나무', '거울이 말한다', '이제는 독해져야겠다 나뭇잎이 시퍼런 입술로 말했다', '나는 너의 문자 너의 모국어로 태어날 것이다', '저녁이면 돌들이 서로를 품고 잤다', '내가 천사를 낳았다' 등 거짓말을 합법적으로 하는 '시', 하지만 이 모든 표현들의 전면적인 수용이 가능한 '시', 시의 기본적인 틀은 알쏭달쏭하다. 분명히 경험적으로 알 수 있는 언어이면서 동시에 시인만이 특수한 의미를 넣어주는 것 같은 그 어떤 것이 있다. 이 알쏭달쏭한 것을 저자님은 다 아는 걸까? 싶지만 그때 그때 해석하기 나름일 것이다. 시의 해석에는 정답이 없으니까. 


 문학과 예술은 그냥 부딪치는 거라는 생각한다. 끊임없이 작가의 의도를 알아보려고 하지만 시를 읽을때 작가의 의도는 상관없다. 읽는 사람 마음이지. 작가의 텍스트와 독자의 텍스트가 만나 하나의 텍스트를 이루는 느낌이랄까? 읽는 사람의 마음이 다 합쳐진게 진정한 시문학이라 생각한다. 솔직히 말하면 알쏭달쏭하게 써 놓으니까 사실 잘 모르겠다. 하지만 제일 어렵고 제일 재미없다고 하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역할 수 없는 어떤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계속 그럴 수 밖에 없는 어떤게 시에 있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해보며 나의 상상력도 풍부해지는 느낌이다. 이런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매우 일상적이고 심지어 상당히 짧고 쉬운 언어로 쓰여있지만 알듯말듯한 표현이 많고 알쏭달쏭한 시를 보며 필사하고, 저자님의 큐레이션과 함께 그 신비를 벗겨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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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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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꿀잠 선물 가게의 문이 활짝 열렸다. 유리통창으로 되어 있는 이 가게를 반짝이는 빛이 은은하게 감싸고 있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성격의 고용주 오슬로와 빠릿빠릿하고 계획적인 조수 부엉이 자자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봄남의 햇살만큼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달콤한 잠을 선물하기 위한 공간이다. 



 잠을 사랑하는 오슬로가 취향껏 꾸민 아늑한 침실과 그가 만든 여러 꿀잠 아이템들에서 포근하고 편안한 향이 퍼진다. 달빛이 묻어 반짝거리는 오로라 망토, 보송보송 녹색 우산과 수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유리알 비누, 고민을 화르륵 태워주는 화롯불 무드등 등 손님들에게 단잠의 기쁨을 선물할 많은 꿀잠 아이템을 만드는 오슬로는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담긴 풀 내음도 좋고, 꽃밭으로 날아가는 벌들의 소리도 좋고, 달빛시장도 가고 느긋하게 꿀잠 아이템을 만드는 일상을 누리는 지금이 행복하다. 


 꿀잠 선물 가게의 마스코트인 자자는 언제나 포근한 잠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자자는 손님들의 꿈속을 보는 능력이 있는데 자자가 꿈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은 고용주 오슬로이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오슬로이지만 도시에서 카페를 개업했다던 옛 연인 정이안씨에게 미련이 남아있어 마음이 복잡하다. 이안씨에게 알려주었다는 체크무늬의 비밀이 뭔지 살짝 궁금하다. 


 상상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곳에는 꿀잠 선물 가게 만의 불면 해결 방식이 있다. 먼저 손님이 방문하면 웰컴티로 꿀차를 제공한다. 사실 웰컴꿀차에는 수면제 기능이 없는데도 진심으로 손님을 걱정하고 살피는 마법같은 마음이 들어가서인지 손님들은 꿀차를 마시면 조금씩 졸음이 몰려오며 잠이 든다. 꿀차의 마법으로 손님이 잠이 들면 부엉이 자자의 영혼이 손님의 꿈속으로 쑥 빨려들어가고, 오슬로도 부엉이 수면안대를 쓰고 손님의 꿈을 함께 본다. 자자가 보는 꿈속의 장면을 오슬로도 똑같이 보고 느끼며 자자의 영혼을 통해 손님의 고민을 파악한다. 손님들의 꿈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불면의 이유를 파악하고나면, 오슬로는 한분 한분에게 정성을 다해 달콤한 잠을 선물하는 꿀잠 아이템을 처방한다. 


 무릎 인대 수술로 재활센터에 입원한 육상선수 김수현씨에게는 '새털구름양말'을, 대기업에 다니는 동진씨에게는 어린 시절의 사소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주는 '민들레 향수'를, 손재주 좋은 나이가 지긋한 골동품 가게 사장님에게는 '기억의 팔찌'를, 프리랜서로 번역 일을 하고 살아가는 기면증 증상을 가진 30대 후반의 재은씨에게는 손톱달이 그려진 '정신번쩍 담요'를, 여자친구에게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습관처럼 내뱉어 고민인 20대 초반 남자에게는 '파도 수면 안대'를,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세상에 즐거운 것들이 가득해서 잠을 자고싶지 않은 초등학교 3학년 남달리에게는 현실의 즐거움과 행복을 양분으로 쑥쑥자라는 '드림캐처'를, 평생 소망했던 일과 현실적인 선택사이에서 고민하는 무명 연극배우 30대 중반의 여자 박희수씨에게는 '램프잠옷'을, 심장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자신의 반려견 벼리를 그리워하는 이우준씨에게는 '반짝 안경닦기'를 선물하며 그들에게 꿀잠을 선사한다.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각성상태로 야근하고나서 퇴근후 집에 왔을때, 해내야 할 집안 일들이 산재해 있지만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나는 신비의 묘약같은 잠을 청한다. 잠이 고플때가 많은 나에게 꿀잠 선물 가게는 어딘가에 정말 존재했으면 하는 장소이다. 


 내가 마음속으로 원하고 바라던 것을 한 곳에 모아둔 것 같은 이곳에서 체크무늬 잠옷에 부드러운 이불을 덮고 포근하고 달콤한 단잠에 빠지는 상상을 해보았다. 포근하고 편안한 향이 나는 듯한 검은꿀, 달콤한 꿀차, 스콘, 브로콜리스프, 꿀호떡, 쌉싸름한 홍차, 따끈한 우유, 샐러드, 라자냐, 파스타, 밤파이 등을 먹으며 오슬로의 꿀잠 아이템 처방을 받아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이유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때가 있다. 고민이 깊어 잠들지 못하는 날, 생각이 많아 두통이 심한 날, 포근하고 달콤한 단잠의 기쁨을 선물하는 꿀잠 선물가게를 방문하여 편안한 휴식같은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삶은 늘 지나가고 또 멈추고, 또 그렇게 지나가는 법인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이렇게 허하네. 세월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나봐.



인생에는 큰 파도가 몇번이고 찾아와요. 빠르고 강한 물살에 휩쓸리고 다치고...... 그러다가 그 파도가 지나가면 또 많은 걸 배우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성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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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머리 뇌과학 - 세계적 뇌과학자가 밝힌 유전 지능을 이기는 공부 지능 발달 습관
가와시마 류타 지음, 이효진 옮김, 김보경 감수 / 부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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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호쿠대학교 뇌과학자이신 저자님은 뇌기능 연구의 최고 권위자로 닌텐도 두뇌 트레이닝 시리즈를 감수한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두뇌를 만드는 습관을 만들어 아이들의 두뇌 역량을 최대한으로 끌어내는 방법을 알려주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뇌를 최적화하기 위해서는 대뇌 전두엽의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을 효과적으로 자극해야하는데 정보 처리 능력을 비롯해 인간의 여러 고차원적인 능력들을 두루 관장하고 있는 전전두피질을 어떻게 자극할 수 있는지 실용적이고,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읽고 쓰고 빠르게 계산하는 학습 습관과 같은 체험활동을 비롯하여 수면, 식습관, 운동, 독서, 미디어, 부모와의 대화 등 전전두피질을 균형있게 발전시켜 뇌의 학습 능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소개되어 있다. 


 지난해 건강검진에서 혈당이 경계치에 있다고 하여 식습관부분에 제일 먼저 눈길이 갔다. 아침을 거르지 않고, 현미밥, 곡물빵 등 GI(식사 후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가 낮은 음식을 주식으로 먹고, DHA, EPA가 풍부하게 함유되어 뇌 신경 세포 발달에 도움을 주는 생선을 주 1~2회 섭취하고, 도파민, 아드레날린, 세로토닌 등 신경전달물질의 재료가 되는 뇌세포의 에너지라 할 수 있는 철분이 부족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겠다. 


 저자님이 제안하신 주말 가족 요리 교실 이벤트를 실천에 옮겨 아이가 좋아하는 하차푸리를 온가족이 함께 만들어 보았다. 아이의 전전두피질에 좋은 자극이 되었기를 바라며 우리 가족의 뇌가 좋아하는 다양한 영양소를 공급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보리라 다짐했다. 


 기억에 남는 뇌과학 용어는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뇌유래신경영양인자, 신경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신경가소성에 관여하는 물질로 뇌 신경세포 사이를 이어주는 신경 섬유를 늘리는 역할을 함)였다. 걷기, 달리기 등 뇌의 신경세포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운동을 통해 BDNF가 증가하여 뇌세포와 뇌세포 사이에 탄탄한 고속 네트워크가 많이 생겨 기억과 학습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바깥 놀이를 계획해야겠다.  


 밤 10시 이전에 잠을 자고, 8시간 이상 수면을 취하며, 섭씨 23~23도의 온도에서 소음을 차단한 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2~3분 정도 소리내어 읽기와 한 자릿수 연산으로 2분정도 뇌 스트레칭을 하면 좋다는 말씀, 스마트폰이나 TV같은 일방적인 소통이 아닌 부모와의 대화나 독서, 운동을 통해 아이의 뇌가 건강하게 발달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말씀 등이 기억에 남는다. 


 학령기 아이의 독서 습관은 전전두피질을 활성화해 사고력과 언어 능력 발달에 좋다고 하니 매일 30분씩 소리내어 책 읽는 습관을 통해 아이의 뇌에 좋은 자극을 주고,아이의 전전두피질 혈류가 둔화하지 않도록 스마트폰은 하루에 1시간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우리가족만의 규칙을 정하고, TV는 잠시 꺼두고 온가족이 서로의 일과를 물으며 최대한 많이 대화하여 아이의 목적의식과 탐구심이 높여보아야겠다. 


 <온 가족 공부 뇌 트레이닝 게임>을 비롯하여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을 여러 번 가시화해서 완전히 알 때까지 반.복.하는 <액티브 리콜 공부법>, 매일 조금씩 꾸준히 하는 <분.산. 공부법>,하나씩 도장을 깨는 방식의 목표 세분화를 통한 <스몰 석세스(small success,매일 실행할 수 있는 작은 목표로 나누어 성취하는 기쁨을 누리게 하는 방식)> 등 많은 유익한 팁들이 가득한 책이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말씀은 지식이 확산하는 과정은 나선형이라는 말씀이었다. 


아이가 어떤 공부를 계속 반복하다 보면 질려 하지 않을까 걱정되고, 가까운 길을 멀리 돌아가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지식이 확산하는 과정은 하늘로 향하는 직선으로 된 화살표가 아니라 나선형이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빙글빙글 같은 지점을 반복해서 돌면서 천천히 확장되어 갑니다. 


 스스로 배우고 싶어하는 마음이 아직 없는 내 아이를 위하여 아이의 뇌가 열심히 배우도록 어떻게 도울 수 있을지 궁리하는 시간이었다. 생각하는 게 귀찮고 어렵다고 해서 중간에 멈춰버리면 뇌세포 사이에 길이 생기려다 말고, 신경섬유도 늘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를 늘 잘 관찰하고 아이가 공부를 어려워하는 상황에 직면하게되면 아이의 뇌세포 사이에 다리를 놓아줄 기회라고 생각하고 아이의 생각을 유도하고 격려하여 아이가 포기하지 않도록 좀 더 적극적인 러닝메이트가 되어주어야겠다. 


 뇌의 학습 능력을 강화하는 다양한 방법을 알려주는 지능 발달 가이드 북이 발간되었다. 무엇이 아이의 뇌를 춤추게 하는지 어떻게 하면 아이의 뇌가 공부를 좋아하게 만드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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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독서, 그러니까 독서! - 읽는 아이가 세상을 이긴다
김세진 지음 / 재재책집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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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들과 책을 사랑하며, 10년동안 독서 수업을 진행해오신 저자님은 좋은 그림책을 통해 아이들과 어떻게 하면 더 다양하고 풍부한 이야기를 나누고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을지 늘 고민하신다고 한다. 즐거운 그림책 읽기를 통해 풍성한 이야기과 생각거리를 제공하고, 그램책을 매개로 한 '읽기+놀이+생각'의 통합적 독서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며 감정과 상상, 질문과 깨달음을 '꺼내는'일을 돕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이 책은 총 6개의 챕터안에 27개의 그림책이 담겨 있는데 단순한 책 목록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술작품을 보며 큐레이터가 친절한 설명을 해주는 느낌으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주제별 그림책 소개가 마무리될때마다 <북 큐레이션>코너를 통해 연계해서 읽으면 좋을 책들이 무려 183권이나 소개되어 있고, 중간중간 저자님의 <tip 활동 제안>코너를 통해 아이와 함께 하면 좋을 활동들이 소개되어 있다. 



 그림책 큐레이션도 좋지만 독서에 대한 저자님의 생각과 독서 & 필사모임의 좋은점, 무엇보다 그림책을 매개로 내면의 자아를 들여다보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저자님의 시선을 따라가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마치 그림책과 친해지면 행복해진다고 말씀하시는듯하다. 



 어릴적 아이와 함께 읽었던 「돌씹어먹는 아이」, 「곰씨의 의자」, 「달샤베트」, 「안녕,폴」그림책이 소개되어 있어 반가웠고, 아이와 함께 새로운 그림책 여행을 떠날 생각에 들뜨기도 했다. 주말과 방학에 아이와 함께 도서관 나늘이 가서 저자님이 소개해주신 북 큐레이션의 책들을 찾아와 읽으며 시간을 보내보면 딱이겠다 싶었다. 


 아이의 감상력을 키우는 활동들에 대한 소개나 우리집 디지털디톡스 활동, 집에서 경제를 배우는 활동 등 <tip 활동 제안>코너를 통해 저자님이 알려주시는 활동팁들이 참으로 유익하다 느꼈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그림책은 맥 바넷의 「사랑 사랑 사랑」이었다.  소년이 만났던 어부, 연극배우, 고양이, 목수, 시인 등 어른들의 사랑 이야기에서처럼 '폭넓고, 다채로우며, 각양각색'인 사랑, 그 중에서도 나를 먼저 사랑하고 아이와 가족을 사랑하자는 저자님의 사랑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 


 아이를 키우게 되면서 매일 잠자리 독서로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림책과 친해지게 되었다. 아이는 어느새 초등 5학년이 되었지만 지금도 여전히 잠자리 독서로 함께 책을 읽는다. 무엇보다 아이와 상관없이 나는 그림책을 읽는 어른이 되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매일 아이와 함께 책을 읽고 필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누며 인생에 대해 이야기한다.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통해 위로를 받고 책 속 이야기에 공감하며 그림책과 함께 삶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저자님이 들려주는 그림책 큐레이션과 함께 일상의 팍팍함에서 벗어나 힐링의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그래도독서그러니까독서#김세진#재재책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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