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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잠 선물 가게, 기적을 팝니다 ㅣ 꿀잠 선물 가게
박초은 지음, 모차 그림 / 토닥스토리 / 2025년 5월
평점 :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아침, 꿀잠 선물 가게의 문이 활짝 열렸다. 유리통창으로 되어 있는 이 가게를 반짝이는 빛이 은은하게 감싸고 있다. 느긋하고 여유로운 성격의 고용주 오슬로와 빠릿빠릿하고 계획적인 조수 부엉이 자자가 운영하는 이 가게는 봄남의 햇살만큼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으로 방문하는 모든 사람에게 달콤한 잠을 선물하기 위한 공간이다.

잠을 사랑하는 오슬로가 취향껏 꾸민 아늑한 침실과 그가 만든 여러 꿀잠 아이템들에서 포근하고 편안한 향이 퍼진다. 달빛이 묻어 반짝거리는 오로라 망토, 보송보송 녹색 우산과 수건, 몸과 마음을 정화하는 유리알 비누, 고민을 화르륵 태워주는 화롯불 무드등 등 손님들에게 단잠의 기쁨을 선물할 많은 꿀잠 아이템을 만드는 오슬로는 불어오는 산들바람에 담긴 풀 내음도 좋고, 꽃밭으로 날아가는 벌들의 소리도 좋고, 달빛시장도 가고 느긋하게 꿀잠 아이템을 만드는 일상을 누리는 지금이 행복하다.

꿀잠 선물 가게의 마스코트인 자자는 언제나 포근한 잠이 깃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자자'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자자는 손님들의 꿈속을 보는 능력이 있는데 자자가 꿈속을 들여다볼 수 없는 유일한 사람은 고용주 오슬로이다.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오슬로이지만 도시에서 카페를 개업했다던 옛 연인 정이안씨에게 미련이 남아있어 마음이 복잡하다. 이안씨에게 알려주었다는 체크무늬의 비밀이 뭔지 살짝 궁금하다.

상상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이곳에는 꿀잠 선물 가게 만의 불면 해결 방식이 있다. 먼저 손님이 방문하면 웰컴티로 꿀차를 제공한다. 사실 웰컴꿀차에는 수면제 기능이 없는데도 진심으로 손님을 걱정하고 살피는 마법같은 마음이 들어가서인지 손님들은 꿀차를 마시면 조금씩 졸음이 몰려오며 잠이 든다. 꿀차의 마법으로 손님이 잠이 들면 부엉이 자자의 영혼이 손님의 꿈속으로 쑥 빨려들어가고, 오슬로도 부엉이 수면안대를 쓰고 손님의 꿈을 함께 본다. 자자가 보는 꿈속의 장면을 오슬로도 똑같이 보고 느끼며 자자의 영혼을 통해 손님의 고민을 파악한다. 손님들의 꿈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불면의 이유를 파악하고나면, 오슬로는 한분 한분에게 정성을 다해 달콤한 잠을 선물하는 꿀잠 아이템을 처방한다.

무릎 인대 수술로 재활센터에 입원한 육상선수 김수현씨에게는 '새털구름양말'을, 대기업에 다니는 동진씨에게는 어린 시절의 사소한 기억들을 떠올리게 해주는 '민들레 향수'를, 손재주 좋은 나이가 지긋한 골동품 가게 사장님에게는 '기억의 팔찌'를, 프리랜서로 번역 일을 하고 살아가는 기면증 증상을 가진 30대 후반의 재은씨에게는 손톱달이 그려진 '정신번쩍 담요'를, 여자친구에게 더 잘 보이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습관처럼 내뱉어 고민인 20대 초반 남자에게는 '파도 수면 안대'를,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고, 먹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세상에 즐거운 것들이 가득해서 잠을 자고싶지 않은 초등학교 3학년 남달리에게는 현실의 즐거움과 행복을 양분으로 쑥쑥자라는 '드림캐처'를, 평생 소망했던 일과 현실적인 선택사이에서 고민하는 무명 연극배우 30대 중반의 여자 박희수씨에게는 '램프잠옷'을, 심장병으로 무지개다리를 건넌 자신의 반려견 벼리를 그리워하는 이우준씨에게는 '반짝 안경닦기'를 선물하며 그들에게 꿀잠을 선사한다.

커피와 에너지 드링크를 마셔가며 각성상태로 야근하고나서 퇴근후 집에 왔을때, 해내야 할 집안 일들이 산재해 있지만 조용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나만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을 때 나는 신비의 묘약같은 잠을 청한다. 잠이 고플때가 많은 나에게 꿀잠 선물 가게는 어딘가에 정말 존재했으면 하는 장소이다.

내가 마음속으로 원하고 바라던 것을 한 곳에 모아둔 것 같은 이곳에서 체크무늬 잠옷에 부드러운 이불을 덮고 포근하고 달콤한 단잠에 빠지는 상상을 해보았다. 포근하고 편안한 향이 나는 듯한 검은꿀, 달콤한 꿀차, 스콘, 브로콜리스프, 꿀호떡, 쌉싸름한 홍차, 따끈한 우유, 샐러드, 라자냐, 파스타, 밤파이 등을 먹으며 오슬로의 꿀잠 아이템 처방을 받아 달콤한 휴식을 즐기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우리는 모두 각자만의 이유로 밤을 하얗게 지새우는 때가 있다. 고민이 깊어 잠들지 못하는 날, 생각이 많아 두통이 심한 날, 포근하고 달콤한 단잠의 기쁨을 선물하는 꿀잠 선물가게를 방문하여 편안한 휴식같은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삶은 늘 지나가고 또 멈추고, 또 그렇게 지나가는 법인 것을 알면서도 마음이 이렇게 허하네. 세월이 흘러도 익숙해지지 않는 것들이 있나봐.
인생에는 큰 파도가 몇번이고 찾아와요. 빠르고 강한 물살에 휩쓸리고 다치고...... 그러다가 그 파도가 지나가면 또 많은 걸 배우죠. 모든 사람이 그렇게 성장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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