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서히 식물이 좋아집니다 - 헤매고 있는 초보 가드너를 위한 홈가드닝 플랜 4
한진아 지음 / 책밥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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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어려서 좋아하는 색이 무슨색이냐고 물으면 초록색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국민학생은 주로 연필을 사용했지만 나는 꼭 초록색 수성펜을 연필과 함께 가지고 다니며 좋은 문구도 다이어리에 써보고, 편지도 쓰고 그랬다. 초록이 좋아서였을까 나는 식물도 참 좋아했고(키우는거 말고 보는거) 지금도 식물을 보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휴식의 느낌이 든다. 


 결혼을 하고 큰형님으로부터 다육이를 선물받아 나도 이제 식물을 한번 키워봐야지 하고 키웠던 적이 있는데 회사가서 바빠도 키우기 어려운 식물이 아니라 괜찮을꺼야 라고 하셔서 부담없이 들였던 나의 다육이는 몇개월을 넘기지 못하고 그만...사망했다. 다육이는 떠났고 화분 받침만 남은 지금 다시 우리집에 식물을 들여보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언젠가 마당있는 넓은 집으로 이사가면 꼭 나만의 식물들을 키워보겠다는 야심찬 꿈이 있기에 이 책을 손에 들었다. 마음돌봄에 관심이 많은 요즘 책 표지의 식물이 뭘까 궁금하기도 하고, 뭔가 초록초록한 식물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 내 마음이 건강해질것 같아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다. 책표지를 보고는 저런 식물도 있구나 하며 책 속의 더 많은 예쁜 식물들의 등장을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디자인을 전공한 후 평범히 회사 생활을 하다가 식물의 매력에 매료되어 회사를 그만두고 플랜트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원예 치료사 과정을 수료한 후 '서서히' 라는 식물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는 한진아 저자님은 식물을 대하기 어려운 초보 가드너 분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준비하게 되었다고 한다. 프롤로그에서 그동안 자신의 식물 생활을 돌아보고 4단계 플랜을 통해 식물에 대해 제대로 알아가며 식물과의 관계를 건강하게 가꾸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이 책이 삭막한 도시의 작은 숲 같은 존재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다.  


식물을 키우는 일은 마음을 돌보는 일로 이어졌습니다. 나는 언제 행복한지, 어떤 것에 즐거움을 느끼는지, 좋아하는 것들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군요. 문득 삶이라는 건 몰랐던 나와 계속해서 마주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했습니다. 

PLAN1에서는 식물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특히 물 주기에 있어서는 적당한 타이밍이 무척 중요하다고 말하는데, 식물은 흙이 젖고 마르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성장하기때문에 흙이 마르지 않았을 때는 물을 주지 않아야 한다고 한다. 식물과의 첫 만남에 대해 이야기 하며 가드닝 열풍에 현혹되어서가 아니라 어떤 마음으로 식물을 구매하는지 고려해 보아야 하고, 식물 고유의 습성이나 생육 조건들을 조금씩 이해하려는 작은 노력이 필요하며 식물들이 떠나가더라도 왜 이렇게 됐는지 뿌리와 흙을 꺼내어 살펴보고 원인을 유추해 보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PLAN2에서는 식물의 구조를 살피며 각 기관이 하는 일 그리고 흙의 종류, 화분의 재질, 광합성과 빛, 물주기 방법, 바람, 온도와 습도 등 식물을 둘러싼 주면 환경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 한다. 


때에 맞춰 충분한 양의 물을 주는 것, 그 물이 제때 잘 마를 수 있도록 통풍을 시켜주고 적절한 온도와 습도를 맞춰주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인 거죠. 


 식물에게 말을 걸어준다는 표현이 인상적이었는데 집에서 혼자있을때 키우는 반려식물과 반려물고기에게 날마다 말을 걸며 대화를 하신다는 친정엄마 생각이 나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그렇게 매일 반려 식물들과 대화하신다고 하더니 나름 과학적 근거가 있었군하며 

식물을 아이나 친한 친구 다루듯 하시는 엄마의 귀여운 모습이 떠올랐다. 그렇게 매일 애정으로 키워도 죽어나가는 식물들이 종종 생기지만 그래도 또 사면 된다며 반려식물 쏘쿨하게 떠나보내시는 우리 엄마는 꽃과 식물을 보면 마음이 행복하다며 꽃시장을 즐겨찾으신다.   


식물에게 말을 걸어주면 잘 자란다는 이야기를 들어봤을 거예요. 실제 사람이 호흡을 하면 이산화탄소를 뿜기 때문에 식물 입장에서는 대사산물이 많아지는 셈인거죠. 나름 과학적인 표현이랍니다. 


 PLAN3에서는 식물에게 기본적인 환경이 갖춰진 이후에 분갈이, 비료주기, 지지대 설치, 가지치기 등 식물을 키우기 위해 더 필요로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PLAN4에서는 죽도석곡, 아라우카리아, 청기린(이책 표지에 있는 식물이름), 선인장, 바이텍스, 춘란, 좀눈향, 노란찔레, 무늬조팝, 학자스민, 황호접, 고려담쟁이, 황칠나무, 공중식물 틸란드시아, 수경식물, 학자스민, 개나리자스민, 마다가스카르자스민, 접란, 다정큼나무, 박쥐란, 아스파라거스 나누스, 고사리과 식물 키우기 그리고 풀다발, 생화 리스 만들기 등 식물과의 추억을 기록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고 마지막으로 취미반 수강생들의 인터뷰로 이 책은 마무리된다. 


 이 책을 보면서 특이하다고 느꼈던 점은 식물 이야기를 하는데 꽃이 많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래서 그런지 꽃의 화려함보다는 초록이 주는 우아함과 단아함이 느껴지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수수한 매력이 느껴지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꼭 따라해 보고 싶은 게 생겼는데 바로 생화 리스 만들기이다. 우리 이웃집만 봐도 문앞에 멋진 리스를 달아놓고 계셔서 아 참 느낌있네 하고 지나치기만 했었는데 리스(Wreath)가 이런 긍정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 몰랐더랬다. 돌아오는 11월에 크리스마스가 되기 전에 멋진 리스(Wreath)하나 만들어봐야겠다. 올 한 해 잘 살아왔는지 돌이켜보며 즐거웠던 순간들, 그리운 사람들을 떠올리며. 


 식물 죽이지 않고 잘 키우는 방법이 궁금해서 들여다본 책인데 늘 식물과 함께하는 삶을 살고계신 우리 엄마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나도 우리 엄마같은 식물집사가 되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늘 식물을 사랑스런 눈길로 바라보며  애정으로 살피고, 식물이 원하는게 뭔지 어디 아프진 않은지 항상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이야기 나누는 귀여운 우리 엄마를 떠올리게 해주는 멋진 책이었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서서히식물이좋아집니다#한진아#책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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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지순례 - 오늘도 인생 떡볶이를 찾아 떠날 거야
떡지순례(홍금표) 지음 / 비타북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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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0년째 떡볶이를 애정하는 나는 미자모 서평이벤트를 통해 떡지순례라는 책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는 망설임 없이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나처럼 떡볶이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책을 발간할 정도로 떡볶이에 대한 많은 컨텐츠를 가진 사람이 있구나 하고 신기해 하며 책을 펼쳤다. 


 책 표지를 보는데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우승! 이란다. 그게 뭐지 하고 검색을 해보니 배달의 민족 주최로 떡볶이 마스터즈 대회를 열었는데 떡볶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떡볶이 축제를 하고 있었다. 떡볶이 송, 떡볶이 뷔페, 떡볶이 필기시험, 떡볶이 실기 키트로 떡볶이 양념이 들어간 재료를 맞추거나 떡볶이 소스의 조합을 맞추는 시험 등등 다채로운 이벤트를 하는 떡볶이 덕후들의 잔치가 있다니 정말 신박해보였다. 이런 잔치도 하고 있었구나 하며 다시 한번 감탄하며 배민 떡볶이 마스터즈 우승에 빛나는 저자 떡지순례님에 이 책 <떡지순례>에 자연스럽게 관심이 갔다.  


 이 책의 저자 떡지순례(홍금표)님은 특색이 있거나 수십 년의 전통을 이어 가고 있는 떡복이 집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떡지순례 리스트를 만들어 전국의 떡볶이를 다 먹어 봐야 겠다 생각하고 인스타그램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한 인스타가 큰 사랑을 받게되었고, 자신은 좋아하는 것을 그저 즐겼을 뿐인데 자신의 순례기를 떡볶이를 사랑하는 마니아들에게 이렇게 들려드릴 수 있게되어 영광이란다.  

저는 세상에 나쁜 떡볶이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과 맞지 않을 뿐. 내가 먹고 있는 지금 이 떡볶이는 누군가의 추억이며 누군가의 인생이 듬뿍 들어 있는 떡볶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죠. 

 프롤로그에서 세상에 나쁜 떡볶이는 없다고 말하는 저자님은 아직 '최고로 애정하는 인생 떡볶이'가 없는 분이라면 이 책을 통해 ' 최애 떡볶이'를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프롤로그에 이어 나의 성향에 맞는 떡볶이 집은 어디인지 간단 테스트, 저자님이 소개하는 추천 맛집 BEST, 취향에 맞는 떡볶이 맛집 소개, 그리고 떡지순례자를 위한 이 책 활용법도 친절하게 나와 있다.

 


 기본적으로 지역별로 떡볶이 집이 가계위치 QR CODE와 함께 소개되어 있는데 밀키트 구매처나 구매대행 셔틀 QR CODE도 함께 기재되어 있는 곳이 일부 있었다. 물리적 시간적인 제약으로 찾아가기 힘든 경우 활용하면 좋겠다 싶었다.   


 중간중간 작가의 ESSAY도 몇 편 수록되어 있는데 주로 특정 떡볶이집 사장님과의 추억이 얽힌 이야기였다. 


 인덱스부분에 지하철&기차 노선별 떡볶이 성지, 전국 각지 떡지순례지도가 나와있고, 



마지막으로 떡지순례 다이어리 부록을 마지막으로 이책은 마무리된다.  



 이 책 택배를 받고 앉은 자리에서 순삭으로 책장을 한장한장 모두 다 넘겼다. 이동네 가는 일 있음 여기 가봐야지 저기 가봐야지 하며 즐겁게 뒤적뒤적. (어디를 가볼까 상상만해도 무척 행복하다. )내가 모르는 인생떡볶이 집을 발굴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대감과 당장 방문해보고 싶다는 실행욕구가 불끈 솟아오른다. 


 40여년전 나는 학교 앞 문구점 안의 작은 분식코너에서 처음 빨간 매운 떡볶이를 사먹었다. 매우 어릴적이지만  쫀득쫀득했던 떡의 식감과 무엇보다 떡볶이를 다 먹고난 후 한모금 후루룩 마셨던 매콤달달한 그 국물맛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십원을 내면 초록색 작은 앞접시(중국집 작은 단무지 그릇)에 떡볶이 2개와 빨간 국물 한국자를 주셨더랬다. 아무리 40년 전이었어도 녹색 중국집 단무지 그릇에 2인분도 아니고 달랑 떡볶이 2개를 담아 판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 지금생각해보면 떡볶이를 좋아하는 어린 손님이 귀여워서 사장님이 그냥 그렇게 파신것이 아닌가 싶다. 무려 40여년 전 그때부터 떡볶이를 좋아하기 시작한 나는 아직도 떡볶이를 애정한다. 초등학교 시절에는 동네에 줄서서 먹는 호야네라는 즉석 자장떡볶이집이 있어 그집 문턱이 닳도록 들락거렸고, 고등학교 시절에는 학교가는 길에 떡볶이 타운이 형성되어 있어 용돈을 모아 친구와 함께 하교길에 떡볶이를 즐겨먹었다. 주머니가 가벼워 자주 먹지 못했었기에 더 맛있었고 독서실가기 전에 간단하게 한끼 때우기 위해 떡볶이 튀김 범벅을 혼자 먹을 때도 맛있었다. 스무살이 되어서도 학교길에 애정하는 작은 떡볶이 집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신당동 떡볶이 촌이 유명하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방문해 먹어보기도 했다. 성인이 되어서는 집근처에 있던 애플하우스의 짜장 떡볶이와 무침군만두를 제일 많이 먹은 것 같은데 지금도 애플하우스의 무침군만두를 생각하면 입에 군침이 돈다.  회사생활 하면서도 스트레스 받는 일이 있으면 점심때 동료들과 매운떡볶이를 먹으러 다녔다. 떡볶이는 내게 든든한 한끼였고, 그 매운 맛으로 잠시나마 잊고싶은 스트레스 상황을 털어버릴 수 있었다. 요즘은 떡볶이 프랜차이즈도 많고, 밀키트가 워낙 잘 되어 있어서 마트에서 사서 집에서 해먹거나, 여행을 가서도 간단한 밀키트를 직접 요리해먹는다.

 

 변치않는 나의 떡볶이 사랑이 뭔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좋은데 이유가 뭐가 있겠는가 좋은건 그냥 좋은 것이다. 40년동안 좋아하는 그 마음이 변하지 않았다는건 떡볶이는 내게 참 많은 위로와 행복을 준 음식임에 틀림없다. 그렇게 떡볶이를 애정하는 나에게 온 이 책 <떡지순례>, 떡복이를 애정하는 사람이라면 소장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떡지순례#홍금표#비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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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철학이라면 방황하지 않을 텐데 - 단단한 삶을 위한 철학 수업 지식이 터진다! 포텐 시리즈
서정욱 지음, 구연산 그림 / 보누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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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3분 철학 서양 현대 철학편」을 읽고 나서 철학관련 도서를 더 읽고 싶다고 생각했더랬는데 때마침 서정욱작가님의 또 다른 책 「이런 철학이라면 방황하지 않을 텐데」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반가운 마음으로 서평단에 신청하게 되었다. 


 이 책의 저자 서정욱님은 머리말에서 청소년을 좀비에 빗대어 이야기 하는데 결국 어른이 되는 학생에게 통제와 감시, 금기와 명령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자율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자유로운 사고 안에서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세상과 자신을 더욱 깊이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미래를 자기 뜻대로 설계하려는 청소년을 위해 기획한 것이라며 자유롭게 세상의 기존 생각과 주장을 비판적으로 생각해 보고 자신을 바라보기를 부탁한다. 


 이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1부에 9챕터와 2부에 9챕터 이렇게 크게 두개의 파트에 18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 1부 철학이 시작된 질문들 " 에서는 9개의 질문들과 함께 해당하는 20명의 철학자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최초의 아르케(원질 - 근원이되는 물질)는 물이라고 말한 탈레스, 세상 모든 것은 변하는데 변하지 않는 이 세상의 원질은 불이라고 주장한 헤라클레이토스, '너 자신을 알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소크라테스, 중용의 실천을 강조한 아리스토텔레스, 동굴의 비유를 통해 이데아가 있다고 주장한 플라톤, '나는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라는 유명한 명제를 남긴 데카르트, 평정심(아타락시아ataraxia)과 최소한의 욕구에서 지속적이고도 정신적인 쾌락이 나온다고 믿은 에피쿠로스, 부동심(아파테이아apatheia)과 금욕을 강조한 스토아학파의 제논, 전 세계 인구 세 명 중 한 명에 해당하는 25억 이상의 사람들이 아직도 따르고 찬양하는 슈퍼스타 예수,

최고선은 유일신이라고 믿은 교부 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 군주의 강한 힘을 외친 마키아벨리, 유토피아에서의 삶을 강조한 토머스 모어, 만인에 의한 만인의 투쟁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군주의 보호가 필요하다고 말한 홉스, 절망과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종교적 실존이 필요하다고한 키르케고르, 신을 죽인 철학자 프리드리히 니체, '아는 것이 힘이다'라는 명언을 남긴 프랜시스 베이컨, 백지설 이론으로 자유와 행복을 보장하는 계약사회를 이야기한 로크가 소개된다. 


" 2부 다시, 철학에 의문을 던진 질문들 " 에서는 다음의 9가지 질문들과 함께 20명의 철학자가 나오는데 


 '있는 것은 있고, 없는 것은 없다'라고 주장한 파르메니데스, 언어의 중요성을 강조한 비크겐슈타인, 시장의 자율성과 자유를 보장하면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해 개인과 국가가 부자가 된다고 생각한 고전적 자본주의의 이론을 마련한 애덤스미스, 계급없는 공산 사회가 실현되려면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의 투쟁이 필수라고 말한 마르크스, 도덕법칙인 정언명령만이 인간의 존엄성을 지킬 수 있다고 말한 칸트,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방법으로 시민불복종을 말한 롤스, 인종차별이나 성차별을 하지 않듯이 종차별도 하지 말 것을 주장한 피터 싱어, 염세주의자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직관으로 대상이나 사물을 있는 그댈 인식하고 파악할 수 있다고 한 베르그송,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란 원리는 강조한 공리주의자 벤담, 신의 존재를 증명한 스콜라 철학자 아퀴나스, <우신예찬>에서 어리석은 신을 예찬한 에라스뮈스, 인격적인 신을 거부하고, 자연 자체를 신으로 이해한 스피노자, 정신적인 영역과 물질적인 영역이 조화 또는 평행을 이룬다는 예정조화설을 주장한 라이프니츠, 국가 권력으로 인한 감시와 처벌을 거부한 푸코, 악의 평범함과사유의 무능함 혹은 무사유가 빚어낸 왜곡된 신념에 대해 이야기한 한나 아렌트, 다른 사람에 의해서 만들어진 삶을 사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삶을 개척하면서 살아간다는 실존적 삶을 강조한 행동하는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 죽음, 경쟁, 고통과 같은 한계상황에 대해서 유한한 현존재와 존재자에 대해 이야기한 야스퍼스, 신을 전제로 유신론적 관점에서 경험론을 주장한 버클리, 감각적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과 공상으로도 지식을 얻을 수 있다고 주장한 흄의 이야기가 나온다. 


 모두 한번쯤 들어본 유명한 철학자들이고 그들의 철학을 간략하게 이해하기에 편리한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서너페이지에 그들의 철학을 다 담기에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연계독서가 필요하다고 느껴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나오는 <철학자가 들려주는 철학이야기> 시리즈를 병행해서 읽었다. 


 개인적으로 프리드리히 니체를 가장 좋아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단어는 " 무사유 " 였다.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통해 한나 아렌트라는 철학자를  접한 적이 있는데 나치정권 하에서 천백만 명이 넘는 사람을 죽음으로 이끌었던 아이히만은 정신 착란 때문에 홀로코스트를 저지른 것이 아니라 너무나 정상적인 정신 상태에서 공직자로서 주어진 의무를 수행했다고 덤덤하게 말하며 자신의 무죄를 주장한다. 생각에 무능하고 권력에 길들어진 광대 아이히만을 통해 악의 평범함에 대해 이야기하며 왜곡된 신념의 충실성이 끔찍한 일을 일으킬 수 있다는 한나 아렌트의 생각에 폭풍 공감했다. 

왜곡된 신념은 비판적인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한다. 비판적 생각을 하지 못하는 사람은 결국 남의 말을 그대로 따라 한다. 이런 무비판적인 행동이 개인뿐 아니라 국가와 사회에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가져다주는지 아이히만을 통해 알 수 있다. 


아이히만은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서 너무나 잘 알고 있었지만, 자신이 그 자리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가 나치 전범 중 한 명이 된 것은 어리석음이 아니라 사유의 무능함 혹은 무사유가 빚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이 아렌트의 생각이다. 

 고등학교 국민윤리시간에 배웠던 서양철학사를 이 책을 통해 다시 만나게 되어 무척 반가웠고, 책을 읽으며 그 시절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다시 그시절로 되돌아간 듯 행복했다. 탈레스의 물이라던가 공리주의, 우신예찬, 왜곡된 신념의 충실성 등등의 단어들을 책을 통해 다시 만나면서 어 이거 국민윤리 주관식 시험문제로 나왔었는데 하며 삼십여년 전 나의 기억이 자동 소환되며 그시절의 나를 추억하며 읽었다.  


 많은 학자들이 존재를 두고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그 중에서도 모든 인과관계 및 인간에 대한 유형화를 거부하는(가치판단이 들어있지) 않은 실존주의에 매력을 느꼈더랬다.  " 내 존재는 마치 거꾸로 들어가 있는 활자와 같은 존재다! 난 아웃사이더다! " 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을 신봉하며 스스로 염세주의자라고 자처하며 살았고, 나에게 최고의 약은 혼자 가만히 있는 것이었다. 인간의 원초적 본능은 식욕, 성욕이라고들 하지만 나는 "말"이라는 생각을 했다. 내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질문들에  답해줄 누군가 필요했고, 그 답을 철학에서 찾고 싶었던 것 같다. 대책없이 바쁜 삶을 사는 가운데 자기만의 내면 생활을 영위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느끼는 요즘, 아무리 바빠도 이런 철학과 같은 것에 대한 그리움과 음미를 놓치면 왜 바쁜지도 모르고 뭘 하는지도 모르고 살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계속 책을 찾고 있다. 대상을 먼저 이해해야 나를 이해할 수 있고, 그래야 자신이 왜 방황하고 갈등을 겪는지 알 수 있다는 저자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는다. 철학사에 발자취를 남긴 철학자들의 생각과 이론을 바탕으로 자신만의 가치관과 사유를 완성하고 방황과 갈등에서 벗어나 자유를 성취하며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를 바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이런철학이라면방황하지않을텐데#서정욱#구연산#보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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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로 날아라, 누리호!
함기석.김현서 지음, 김우현 그림,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도움 / 아이들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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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의 문명은 분명 점점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게 사실이지만 개인적으로 우주 과학이나 우주 탐험 등은 내 생애 동안에는 현실로 이루어지지 않을 꺼라는 생각이 들어 항공 우주 산업분야에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22년 6월 21일 순수 국내 기술로 설계 제작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전남 고흥군 외나로도에 있는 우리 나라 최초의 위성 발사장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우주센터에서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영화 속 상상들이 점점 현실에 가까워지고 있다 싶어 살짝 설레는 기분이 들었다. 내 생애 동안에는 아닐지라도 내 아이의 생애 동안에는 우주 여행의 꿈이 현실로 이루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아이와 함께 우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어 서평단에 참여하게 되었다.  


 얼마 전 아이와 함께 함기석 작가님의 동시집 < 숫자벌레>를 무척 재미있게 읽었더랬는데 이 책에서는 또 어떻게 재미있게 누리호 이야기는 풀어내셨을까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코리아와 누리호를 합쳐서 지은 이름인 코누박사와 생쥐 초코가 2222년 목성과 토성 사이에 건설된 대한민국 우주기지 라온제나에서 최신형 순간이동 타임머신 T-23을 타고 2022년 지구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우주 탐험 이야기라는 설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2022년 누리호 발사 성공, 2033년 달 착륙 성공, 2070년 한국형 우주왕복선 개발, 2200년 우주 기차를 타고 화성, 목성 등 태양계 행성을 도는 우주 패키지 여행이 가능해졌고, 2222년 현재는 작은 캡슐에 들어가 순간 이동을 하면서 우주곳곳을 돌아다닐 수 있게 되었다.


 우주발사체의 발달 정도를 보면 그 나라의 우주과학 수준을 판단할 수 있는데 3단 분리된 누리호 모형이 그림으로 간단하게 소개되어 있다. 


 이음매가 폭발하고 엔진이 점화되면서 1단 로켓이 떨어지는데 지구의 중력을 이기고 우주고 날아가려면 발사체의 힘이 엄청나게 강해야해서 연료가 어마어마하게 많이 사용된단다. 그 많은 연료를 1단, 2단, 3단에 나눠서 싣는데 발사할 때 가장 많은 연료를 쓰기 때문에 1단에 제일 많은 연료를 싣고 연료를 모두 사용한 1단은 빨리 분리해 버려 발사체의 무게를 줄이고 더 높이 날아갈 수 있다. 잠시 후 2단도 떨어지면 속도가 더 빨라져 곧바로 3단 로켓이 점화되면 우주 궤도에 진입하도록 밀어주고 가벼워진 누리호는 카르만 선을 통과하고 더 빠르게 우주로 날아간다. 


 누리호가 우주로 날아가는 동안 제주도 추적소와 태평양에 있는 섬 팔라우 추적소에서는 첨단 장비를 이용하여 영상 자료를 받아 분석하며 누리호가 잘 날아가고 있는지 확인한다.


" 자세히 알아보기:한눈에 보이는 누리호(KSLV- Ⅱ) " 를 통해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나와있는데 누리호에는 37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고, 누리호는 발사체를 정밀하게 움직일 수 있고 원하는 곳에 정확히 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액체 연료를 사용했다는 점과 누리호가 싣고 간 인공위성이 하는 일이 간략하게 설명되어 있는 부분이 흥미로웠다. 


" 문해력 넓히기:나는 똑똑한 퀴즈 박사 " 파트를 통해 앞서 읽은 책의 내용을 다시 한번 정리해 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2021년 10월에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를 쏘아올렸지만 아쉽게도 궤도 진입까지 성공하지 못했지만 우리의 도전은 멈추지 않고 이어져 드디어 2022년 6월 21일 대한민국은 자체 기술로 개발한 누리호로 우주에 인공위성을 성공적으로 궤도에 쏘아올렸다. 누리호가 우주를 향해 날아가면서 장착된 카메라로 촬영한 지구의 모습을 보면 꾸준한 투자와 지속적인 우주개발에 대한 열의와 노력이 정말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항공 우주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과 어린이를 위해 쉬운 언어로 친절하게 설명된 누리호 이야기 책이 발간되었다. 누리호 관련된 정보도 배우고, 아이와 우주여행의 꿈에 대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사람이라면 한번 읽어볼 것을 권하고싶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우주로날아라누리호#함기석#김현서#김우현#한국항공우주연구원#아이들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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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벽돌책 <코스모스>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읽으며 과학으로 철학을 해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요즘, 좀 더 접근성이 좋은 과학 이야기를 통해 <코스코스>를 좀 더 잘 이해하고싶어 선택해 본 책 「세상의 모든 답은 우주에 있다」. 역시 예상한대로 접근성이 매우 좋아 후루룩 금방 읽었다.


 감수글에 보면 과학을 하는 큰 이유 중 하나는 " 과학이 나 자신에 대해 또 자연에 대해 답을 주기 때문" 이란다. " 나는 어디에서 왔고, 앞으로 지구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와 같은 질문에 대한 답. 과학은 관찰과 실험에 근거한 답을 주며 과학을 공부하는 주된 이유 중의 하나도 나 자신을 더 잘 알기 위함이라고 적혀있다.


 학생 상담실장 신기루 교수님을 찾아오는 학생들과의 대화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이 책은 과학 지식을 근거로 학생들의 고민을 해석하고 해결책을 안내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탄생설로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우주의 시작은 작은 빛으로 부터 시작되었고, 빅뱅으로 생긴 우주는 아주 뜨겁고 눈부신 빛 덩어리 였는데 그 빛이 퍼지면서 온도가 내려가 냉장고의 원리로 수소경단이 만들어져 별이 만들어 졌다고 한다. 잘은 모르지만 지금 인간이 연구중인 인공태양의 핵융합의 원리인 듯 하다. 우주가 나이가 많을 꺼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는데 우주는 137억살이고 태양은 50억살 지구는 46억살이란다. 피부에 와닿지않는 까마득한 숫자들이지만 챕터가 끝날는 부분에 잠깐식 등장하는 과학 상식 이야기는 과학지식이 미천한 나에게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개인적으로 가족과 함께 갯벌체험을 하거나 낚시를 즐기러 자주 바깥 놀이는 하는 편인데 그때마다 물때 어플을 사용하며 살펴본다. 이 책에 만조와 간조 그리고 사리때와 조금때에 대한 설명이 잘 나와있어 아이에게 설명할때 잘 써먹어야겠다 생각했다. 


 <코스코스> 4장을 읽어서 그런지 별똥별 이야기가 이해가 쉽게 잘 되며 쏙쏙 들어왔다. 혜성은 가스 상태의 긴 꼬리를 끌고 태양을 초점으로 긴 타원이나 포물선에 가까운 궤도를 그리며 운행하는 천체인데 꼬리처럼 보이는 빛은 태양의 열을 받아 핵이라 불리는 머리 부분이 녹아서 가스 상태가 된 것이라고 한다. 꼬리 부분이 혜성 본체를 따라가지 않고 남겨져서 우주 공간에 떠 있는 상태가 유성의 기원인데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먼지처럼 작은 별 조각 근처를 지구가 지나면 그것들이 지구의 인력에 당겨져서 엄청난 속도로 대기권에 돌입해 공기와의 마찰로 발열해 빛을 내는 것이 유성이라고 한다.


 원자와 분자를 설명하며 인간관계뿐 아니라 우주 만물은 적당한 거리감으로 성립된다는 공유결합이야기도 흥미롭다.


[quoted]

원자핵은 인간에게 있어 주체성 같은 거야. 친한 사이에도 예의를 지켜야 친분이 오래갈 수 있다는 속담처럼 가족이나 연인처럼 가까운 사이라도 침범당하고 싶지 않은 부분이 있는 법이야. 서로 신뢰하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 인간에게도 분자에게도 이상적인 관계라고 할 수 있어.


원자에서 우주까지, 적당한 거리가 관계를 유지하는 요령일 거야.

[unquoted]


[quoted]

우리는 스스로 자신을 가장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의 얼굴조차 본 적 없어. 그 말은, 우리 인간이 우주에 가지 않았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아름다운 지구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는 것과 어딘가 비슷하지. 자신을 아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 아니라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에 차질이 생긴다는 거야. 자신을 알기 위한 방법은 일단 있긴 해. 자네를 둘러싼 환경과 주의 사람과의 소통을 통해 '나는 이런 인간이구나' 객관적으로 추측하면 되지. 주의 환경, 주위 인간과의 관계성으로 비로소 자신이 보이는 거야. 꼭 가까운 주변만이 아니야. 환경이라는 틀에서 가장 큰 것은 우주라고 할 수 있으니까 우주를 아는 것은 자신을 아는 것이기도 하지.

[unquoted]


어렵게만 느껴지고 접근이 쉽지 않은 과학분야에 대하여 입문자를 위한 쉬운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접근성이 용이한 과학 이야기책이 출시되었다.  42개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고, 이해하기 어려운 과학 이야기들을 그림과 함께 간략하게 요약 전달하고 있어 이 책을 시작으로 <코스코스>와 같은 벽돌책을 연계독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칼세이건이나 빌브라이슨 작가님이 벽돌책 <코스모스>와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통해 이야기하는 우주이야기가 조금 부담스럽다면 이 책으로 시작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과학에 대해 호기심은 있는데 부담스러워서 망설이고만 있던 사람들이라면 이 책과 함께 부담없이 과학을 접해볼 것을 권하고 싶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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