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속 여행 쥘 베른 베스트 컬렉션
쥘 베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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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적 초등 저학년때 부모님께서 커다란 빨간색 돼지저금통을 털어 어린이 100권전집을 사주셨다. 그 100권중에서 「해저2만리」와「80일간의 세계일주」 책을 본 기억이 있는데 내용은 생각나지 않지만 제목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미자모 서평이벤트를 통해 그 책의 작가님이 쥘 베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 작가님의 작품이 컬렉션형태로 나왔다고 해서 호기심이 생겨 서평이벤트에 참여해 책을 읽게 되었다. 


 1828년 프랑스 서부 이국적인 정서가 풍부한 항구도시 낭트에서 태어난 쥘 베른은 어린시절부터 바다와 그 너머에 있는 미지의 세계를 동경했다고 한다. 「경이의 여행」시리즈라고 일컬어지는 수많은 걸작을 1년에 한 편 이상씩 40여 년 동안 꾸준히 쓰게 되는데 1905년에 사망할 때까지 80편이 넘는 장편소설을 썼고, 전 세계에서 번역되어 수많은 애독자를 열광시켰다고 한다. 100년도 더 된 소설이 시간을 거슬러 지금도 꾸준히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며 책을 펼쳤다.  


 독일 함부르크 쾨니히 가의 집에서 살고있는 괴짜 삼촌 오토 리덴브로크 교수와 그의 조카 악셀 그리고 충직하고 초인적일 만큼 헌신적이며 노련한 기술과 침착한 태도의 냉정한 아이슬란드인 한스 비엘케가 주인공인 이 소설은 주인공 악셀이 낡은 양피지 고문서의 비밀을 밝히게 되면서 덴마크를 거쳐 아이슬란드로 건너와 스네펠스 분화구 정상에서부터 시칠리아 섬 메시나를 거쳐 다시 집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이 담긴 기행 SF 과학 소설로, 주인공 악셀이 삼촌 리덴브로크 교수와 길잡이 한스와 함께 지구 속이라는 미지의 세계로의 여행에서 돌아와 사랑하는 그라우벤과 결혼하게 된다는 행복한 결말로 끝나는 내용이 이 소설의 대략의 줄거리이다.  


 이 소설에서는 경이로운 광경에 대한 묘사가 자주 등장하는데 아이슬란드 스타피 피오르드의 현무암 절벽이야기에서는 제인 오스틴의 「설득」에 나왔던 아름다운 절벽 선을 따라 쭉 뻗은 라임마을의 콥 방파제가 연상되었고, 아일랜드의 자이언츠 코즈웨이 이야기가 나올때는 부산 다대포와 송도의 해안절벽을 떠올려 보았다. 핑갈의 동굴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에서는 멘델스존이 이곳을 여행하고 영감을 얻어 작곡했다는 서곡도 찾아 감상하며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읽었다. 런던 세인트 폴 성당의 '속삭이는 회랑' 과 시칠리아 섬의 기묘한  '디오니시오스의 귀' 동굴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 경이로운 광경을 말없이 바라보았다. 내 느낌을 표현할 수 있는 말이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천왕성이나 해왕성 같은 머나먼 행성에 가서, 나의 '지구인' 속성이 전혀 모르는 현상을 관찰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었다. 새로운 감각을 표현하려면 새로운 낱말이 필요한데, 내 상상력으로는 적당한 어휘를 새로 만들어낼 수가 없었다. 나는 두려움과 놀라움이 뒤섞인 기분으로 멍하니 바라보고, 생각하고, 찬탄했다.  

 스네펠스 분화구 정상에서 지구 속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만나는 시냇물과, 해안, 섬, 작은 항구에 소설속 주인공들의 이름으로 따서 지명을 붙이는 설정도 흥미로운데 지구 속에서 만난 완만한 비탈을 따라 흐르는 시냇물은 조용하고 차분한 아이슬란드 사냥꾼 한스와 비슷하다고 하여 '한스 천'이라 부르고, 지구 속에서 만난 해안을 본인의 이름을 따서 '리덴브로크 해'라고 부른다. 그리고 지구 속에서 발견한 최초의 간헐천 섬에다 조카 악셀의 이름을 붙여 악셀 섬이라 칭하고, 지구 속 작은 항구는 피어란트 출신의 금발에 푸른 눈을 가진 매력적인 아가씨 그라우벤의 이름을 따서 그라우벤 항이라 명명하는 점도 흥미롭다. 


 1864년에 쓰여진 책이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작가의 상상력이 돋보이는 부분이 많은데 지구 속을 탐험하면서 만난 버섯숲속, 리본처럼 끝없이 이어진 바닷말, 키가 4미터에 달하는 거인 이야기, 지구의 지각 속에서 밀물과 썰물이 일어나고, 해풍과 폭풍까지 부는 진짜 바다가 존재한다는 이야기, 폭포가 있고, 깊은 땅 속 동굴은 화강암의 거대한 홀을 이루고 있으며 그 화강암 바닥 위를 시냇물이 조용히 흐르고 있다는 설정, 화석인간이 갇힌 지층이 지구 내부의 거대한 동굴속으로 미끄러져 내려와 지구 속에 미라가 있다는 설정 등에서는 좀 황당무계하다 싶기도 하면서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에 이런 상상을 하다니 참으로 놀랍기도 했다.  


 구름 낀 화강암 하늘이 있고, 전기적 성질의 빛을 발하고 있으며 가슴에 드넓은 바다를 안고 있는 거대한 규모의 동굴은 어떤 모습일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바닷물이 암석의 가라진 틈새를 통해 이르러 지하 160킬로미터 깊이에 큰 바다가 존재하게 되었고, 거대한 지하 저수조의 물은 지하의 불과 싸워야 했을 테고, 그래서 일부가 증발하여 그 증발한 수증기는 위에 걸려 있는 구름이 되었고, 지구 내부에 폭풍우를 일으키는 전기도 방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는 자연 현상의 모든 것을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는 작가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자연의 경이가 아무리 논랄 만한 것이라 해도, 그 경이는 반드시 물리적 이유로 설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과학은 오류투성이지만, 그런 잘못은 종종 저지르는 게 좋아. 잘못을 저지를 때마다 우리는 한걸음씩 진리를 향해나아갈 수 있으니까

 지질학, 광물학, 화산 등에 관해 별 관심이 없었는데 이 소설을 읽고 호기심이 생겼다. 과학적인 설명들은 모두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미지의 영역을 바라보는 19세기 당시 서구인들의 관점을 엿볼 수 있었고, 미지의 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기에 지금까지도 사랑받는 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지구 속이라는 가보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작가 쥘 베른님이 어떻게 잘 녹여내었는지 궁금한 사람이라면 아이와 함께 한번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어떤 기회도 무시하면 안돼. 운명의 여신이 나를 이 해안에 던져놓았다면, 그것은 나더러 이곳을 탐험해보라는 뜻일 거야. 


다시 육로로 여행을 계속할거야. 그리고 정말로 지구의 핵심으로 뚫고 들어갈 거야.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지구속여행#쥘베른#김석희#열림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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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 - 우리는 어떤 통치자를 원하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전호근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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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혹을 넘어서고 아이를 키우면서 점점 내 삶에 단단한 기초를 잡아주는 바탕이 되는 철학에 조금씩 관심이 생겨 쉬운 철학책부터 읽고 있는데 생각해보니 모두 서양 철학뿐이었다. 문득 동양 철학도 한 번 들여다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미자모 서평단을 통해 「맹자孟子」읽기에 도전했다.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맹유학과 조선 성리학을 전공했고, 16세기 조선 성리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고 현재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칼리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 전호근님은 서문에서 지금 세상에 만족한다면 굳이 「맹자 孟子」를 읽지 않아도 그만이지만 세상을 바꾸려는 마음이 있다면 「맹자 孟子」를 통해 어떻게 세상을 다스려야 하며 어떻게 불의에 저항할 것이며 어떻게 한 사람의 가치가 천하와 맞먹는지 살피지 않을 수 없다며 「맹자 孟子」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모든 이를 위한 책이라고 말씀하신다. 



 동양고전이라 두꺼운 벽돌책을 예상했는데 아담하고 한손에 딱 들어와 출퇴근길에 가볍게 읽기 좋은 책「맹자孟子」가 도착했다. 

고등학교 국민윤리시간에 배웠던 맹자의 성선설, 인의예지, 측은지심, 수오지심, 사양지심, 시비지심, 호연지기, 대장부 등의 키워드를 기억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는데 고전이라 문장읽기가 쉽지 않을꺼라는 나의 예상은 빗나갔다. 저자님이 맹자의 원문을 인용하며 알기쉽게 설명해주는 형식으로 되어 있어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갔다. 


 맹자라고 하면 맹자의 어머니가 교육을 위해 세 번 이사했다는 맹모삼천이라는 말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데 이 맹모삼천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며 맹자의 사상과도 맞지 않다는 저자님의 말이 참 인상적이었다. 처음에 무덤가로 이사했더니 맹자가 죽은 사람 장사 지내는 흉내만 내고 놀기에 이 곳은 아이를 기를 만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 시장터로 이사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맹자가 물건을 사고파는 흉내를 내면서 놀아서 이 곳도 자식을 키우기에 적당한 곳이 아니라고 생각해 마지막으로 학교 근처로 이사했다. 이번에는 학교에서 공부하는 흉내만 내면서 놀았고 덕분에 맹자는 훌륭한 사람으로 성장했다는 맹모삼천 이야기. 그런데 이 맹모삼천 이야기는 유향(劉向)의 「열녀전」에 보이는 이야기로 맹자가 세상을 떠난 지 몇백 년도 더 지난 뒤에 꾸며낸 이야기란다.


전통적으로는 교육에서 차지하는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맥락으로 이해해왔지만 공동체의 관점에서 보면 한계가 뚜렷하다. 환경이 나쁠 때 환경을 개선할 생각은 않고 제 자식만 좋은 환경으로 이사하는 일은 졸렬한 발상이기 때문이다. 


남편 없이 혼자 자식을 키우다 보니 먹고 살기 힘들어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이곳저곳을 전전한 것이 맹모삼천의 실상일 것이다. 따라서 맹모가 나오지 않는 세상이 오히려 좋은 세상이다. 


맹자는 환경이 인간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고 주장하는 환경결정론자가 아니다. 그는 오히려 모든 사람의 본성은 착하기 때문에 환경에 의해 일시적으로 오염되었다 하더라도 본성의 선(善)은 변함이 없다며 성선설을 주장했다. 그렇기에 자식의 바람직한 교육을 위해 주변 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하는 방식에 찬성하지 않았을 것이며 오히려 무덤가에 살든 저잣거리에 살든 모든 아이들이 훌륭한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것이다. 물론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맹자가 아니라 맹자의 어머니이며, 맹자의 어머니와 맹자의 가치관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맹자는 세상을 바꾸려 했던 사람이다.    

 약 2400여 년 전 중국 전국시대에 태어나 활동했던 철학자 맹자는 아버지가 일찍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와 함께 살길을 찾아 이곳저곳 전전하며 살면서 끔찍한 세상을 보게 된다. 들에는 굶어 죽은 시체가 널려 있고, 짐승을 몰아 사람을 잡아먹는 세상, 너무 많은 사람이 너무 쉽게 죽어가고 있는 세상을 보며 폭력의 정치가 빚어낸 참혹함 앞에서 사람을 중시하는 정치를 펼쳐야 천하를 구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사람 죽이기를 좋아하지 않는 자, 폭력을 멀리하고 덕을 숭상하는 자가 천하를 다스려야 한다는 왕도론을 내세우며 평생 동안 수레를 타고 온 천하를 돌아다니며 자신과 같은 생각을 가진 임금을 찾아다니며 당시 임금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원칙만 고집하는 깐깐한 사람으로 치부되어 끝내 벼슬길에 나아가지 못했고, 나라를 다스릴 기회는 얻지 못했다. 


 맹자는 혼란한 시대를 끝내기 위해 여러 나라의 임금들을 찾아다니며 전쟁을 그만두고 평화 정책을 통해 천하를 통일해야한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임금들은 맹자가 내놓은 평화 정책 같은 것은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맹자가 주장했던 왕도정치, 덕치주의 같은 사랑의 정치는 안타깝게도 한 번도 실현될 기회를 갖지 못했다. 그 때문에 맹자는 여러 나라를 돌아다녔지만 자신의 뜻을 이루지 못하고 물러나「맹자 孟子」라는 책을 지어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글로 써서 세상에 전했다. 당시 맹자가 만났던 임금들은 맹자에게 무슨 이야기를 했고 맹자는 또 뭐라고 답했는지에 관한 내용이 바로 이 책「맹자孟子」의 내용이다. 


「논어」와 함께 유학의 가장 중요한 경전으로 존중받는「맹자孟子」는 21세기를 살아가는 나에게 어떤 의미일까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중국 전체의 패권을 놓고 밥먹듯이 싸웠던 전쟁의 시대, 도덕이 무너진 폭력이 난무하는 혼란의 시대를 살면서 맹자는 염세주의가 아닌 이상주의를 꿈꿀 수 있었다는 점에서 성인에 가까운 사람이 아니었을까 싶다. 


 책을 다 읽고난 지금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전혀 다른 관점의 군주론을 본 느낌이다. 

맹자는 성선설로 유명하지만 사실 맹자가 말하고자 했던 것은 그가 꿈꾸는 이상적인 군주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성선설이면 어떻고 성악설이면 어떠한가 성악설이든 성선설이든 거기에는 답이 없다. 답은 우리안의 신성한 마음에 있다. 

사사로운 사랑을 넘어 백성들을 사랑하는 임금, 사사로운 사랑을 참다운 사랑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임금, 왕도정치를 실현하는 임금을 이야기한 맹자의 철학을 돌아보고 21세기를 살아가는 내가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는 것 만으로도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내 어버이를 어버이로 사랑함으로써 그 마음을 남의 어버이에게 미쳐가며, 내 아이를 아이로 사랑함으로써 그 마음을 남의 아이에게 미쳐갈 수 있다면 천하는 쉽게 다스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은혜(사랑하는 마음)를 미루어갈 줄 알면 사해안의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 있고 은혜를 미루어가지 못하면 처자식도 사랑할 수 없습니다. 

 사랑하는 마음을 확장해 나감으로써 백성을 다스리는 진정한 군주의 모습을 이야기 한 성인 맹자, 자기 이익만 추구하는 것을 백성에게로 확장시킬 수 있는 진정한 철인이 임금이 된다면 맹자가 말하는 왕도정치가 가능하지 싶다. 책을 읽다가 나의 모든 생각은 결국 기승전 교.육.으로 이어지는 경향이 많은데 임금이 백성을 자기 자신처럼 여겨주지 않으면 세상은 어지럽게 되어 있다는 맹자의 이야기는 결국 나에게는 나라 전체를 나로 여길 그런 리더를 어떻게 길러낼 수 있을까 하는 교육의 문제로 귀결된다. 맹자가 말한 인의예지를 토대로 모든 사람이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자기 자신을 잘 경영할줄 알게된다면 그리고 자신의 마음을 들여다 보고 측은지심의 사랑하는 마음을 확장할 수 있다면 천하를 다스리는 훌륭한 군주도 많이 길러낼 수 있지 않을까? 어찌하면 대장부가 될 수 있을지, 다른 사람에 공감하고 내 삶의 흔들리지 않는 탄탄한 기반을 다질수 있을지 어떻게 하면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가질 수 있는 사람으로 내 아이를 양육할지 생각해보는 유익한 시간이었다. 인간이 사회속에서 사는 한 부딪칠 수 밖에 없는 화두에 대해 「맹자 孟子」를 통해 철학적인 고찰을 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원문과 함께 비교적 이해하기 쉬운 저자의 친절한 설명이 함께 들어있는 이 책 「맹자 孟子」와 함께 내 삶에 단단한 기초를 잡아주는 근본에 대해 철학적인 고민을 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맹자#전호근#EBS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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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득 윌북 클래식 첫사랑 컬렉션
제인 오스틴 지음, 송은주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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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려한 출연진과 로맨틱한 광고 포스터의 감미로운 느낌 그리고 영국식 고전 복식이 신선해서 잠시 시선이 멈추어 1995년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 그리고 2005년 영화 <오만과 편견> 을 본 기억이 있다. 스토리는 기억나지 않지만 부유한 귀족들의 연애와 결혼 이야기로 뻔한 스토리의 로맨스 영화라고 치부하며 큰 재미를 느끼지 못했더랬다. 그렇게 처음 알게되었던 작가 제인 오스틴, 알고보니 그녀가 만든 모든 작품이 영화화 되었단다. 어떻게 200년 전 작가의 작품이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영화화 되고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것인지 문득 궁금해져 그녀의 마지막 작품이라는 <설득>을 선택하여 책을 읽기 시작했다. 


 책 표지처럼 핑크핑크한 느낌과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이 드는 작가 제인 오스틴은 1775년 12월 16일 영국 햄프셔 스티븐턴에서 8남매 중 일곱 번째로 태어났다고 한다. 10대때부터 글쓰기를 시작해 20대 초반까지 습작을 쓰고, 1809년 조용한 마을 초턴에 정착한 후부터 익명으로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주로 중류계급의 일상, 특히 결혼을 둘러싼 남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다루었으며, 당대의 물질주의적 세태와 허위의식을 날카롭게 관찰하고 세밀하게 묘파해내 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전 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고 한다. 1816년 마지막 작품 <설득>을 탈고한 이듬해, 마은 두 해의 짧은 생을 마쳤는데 <설득>은 제인 오스틴 소설 중 가장 완벽한 작품이라는 평론가 헤럴드 블룸의 찬사처럼 자연스럽고 완벽한 서사를 직조해낸 최고의 작품으로 꼽힌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다양한 사람들이 향유하고 읽고 듣고 질문하고 하는 작가, 영국화폐 10파운드의 주인공 제인 오스틴의 매력이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21세기의 나는 19세기의 그녀의 시대로 들어가 주인공에 앤에 감정이입해서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기 시작했다. 


 먼저 이야기의 줄거리를 잠깐 살펴보면, 월터 엘리엇 경에게는 세명의 딸이 있는데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켈린치 홀의 안주인 노릇을 하고 있는 첫째 딸 엘리자베스,아버지와 언니에게는 무시당하기 일쑤이지만 돌아가신 어머니 레이디 엘리엇을 떠올리게 하는 상냥하고 기품이 있으며 교양과 감성을 두루 갖춘 예쁜 아가씨 둘째 딸 앤 그리고 돈많은 시골 가문의 찰스 머스그로브와 결혼한 막내 딸 메리가 그 주인공이다. 그리고 허영심 많고 속물적인 아버지와 언니와의 관계에서 마음둘 곳이 마땅치 않았던 둘째 앤은 돌아가신 엄마의 친구인 분별 있고 훌륭한 부인 레이디 러셀과 깊이 마음을 나누는 사이로 그려진다. 월터 엘리엇 경은 부인의 죽음과 함께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생활이 이어져 빚이 점점 더 늘어나게 되어 거대한 시골 저택 켈린치 홀을 크로프트 제독부부에게 임대하고, 바스 캠든 플레이스로 이사하게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앤도 아버지 월터 경과 언니 엘리자베스와 함께 바스로 떠나려고 했으나 잔병치레가 잦은 동생 메리가 또다시 병에 걸려 바스에 가지 말고 본인이 살고 있는 어퍼크로스 코티지로 와서 가을 내내 자신이 원하는 만큼 곁에 있어 달라는 부탁을 하게 되면서 앤은 레이디 러셀이 데려갈 때까지 어퍼크로스 코티지와 켈린치의 작은 집을 오가며 지내게 된다. 바스로 떠나는 아버지 월터 엘리엇 경과 언니 엘리자베스를 배웅하던 날, 앤은 켈린치 홀로 이사오는 가족이 크로프트 제독부부라는 것을 알게 되는데 크로프트 제독 부인은 7년 전 앤과 파혼한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의 누이였다. 


 8년 전, 산토도밍고 작전에서 공을 인정받아 지휘관이 된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은, 곧바로 보직을 받지 못해 1806년 서머싯셔로 왔다. 부모님이 모두 돌아가셔서 혼자 몽크포드에서 반년 정도 지냈는데 지적이고 재기가 넘치며 활기로 가득한 멋진 젊은이 프레더릭 웬트워스대령과 상냥하고 기품있으며 교양과 감성을 두구 갖춘 예쁜 아가씨 앤 엘리엇 양은 금세 깊이 사랑에 빠졌다. 남자는 고백과 청혼을 했으며 여자는 청혼을 승낙했다. 하지만 어머니의 친구이자 늘 사랑하고 의지해 온 레이디 러셀의 확고하고 애정어린 조언에 설득당한 열아홉살의 온순한 앤은 이 약혼이 부질없고, 부적절하며, 잘될 가망은 물론 그럴 가치조차 없는 일이라는 레이디 러셀의 말에 설득되어 약혼을 끝내고 말았다. 그들의 관계는 불과 몇 달이었지만, 이 슬픈 사건이 결말에 이른지 7년이 넘는 시간동안 앤의 훌륭한 정신, 까다로운 취향에 맞는 사람은 없었다. 앤이 스물두 살 때 찰스 머스그로브의 청혼을 받기도 했지만 웬트워스를 잊지못한 앤은 레이디 러셀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찰스의 청혼을 거절했고, 앤의 동생 메리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 찰스 머스그로브와 결혼했다. 그렇게 주변인의 설득으로 헤어졌던 두 남녀가 8년만에 다시 재회하게 되면서 다시 사랑을 확인하게되는 로맨스 이야기가 이 책의 큰 줄거리이다. 


 누구와 짝이 맺어질 것인지 사랑의 짝대기를 그으며 또 인물들이 생활하는 장소를 떠올리며 책을 읽어 보았는데 주인공 앤의 가족이 살던 거대 주택 서머싯셔 켈린치 홀, 앤의 동생 메리가 사는 어퍼크로스 코티지, 앤네 가족이 이사가게 된 바스 캠든 플레이스 등등 모두 어떤 곳일지 궁금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가보고 싶은 곳은 장엄한 자연을 가진 라임이라는 곳이였다. 루이자가 뛰어내렸던 그 돌계단도 궁금하고 남편과 함께 라임의 콥만을 산책하며 바닷바람을 쏘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인들의 눈길을 끄는 것은 바다로 곧장 이어지는 산책로, 아담하고 풍광 좋은 만을 에워싸고 콥 방파제까지 이어지는 길이었다. 


도시 동쪽까지 아름다운 절벽 선을 따라 쭉 뻗은 콥 방파제는 그 자체로도 외지인의 눈길을 끌 만했다. 만약 이곳에 와서 라임의 경치에 매력을 느끼지못한다면 참으로 이상한 일일 것이다. 근처의 차머스에는 높은 고원과 광활하게 펼쳐진 들판이 있고, 검은 절벽을 뒤로 하고 외떨어진 아름다운 만도 있었다. 모래사장의 나지막한 바위들 덕에 언제까지라도 앉아서 명상에 잠기며 부서지는 파도를 보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였다. 활기 넘치는 업라임 마을에는 다양한 나무들이 있고, 낭만적인 바위 사이 초록색 협곡에 자리한 피니는 흩어진 수풀림과 풍요로운 과수들을 보아 처음 절벽이 무너져 지금과 같은 평지를 이룬 이래로 여러 세대가 지났음을 알 수 있었다. 그곳의 경치는 너무나도 근사하고 아름다워서, 풍광으로 이름 높은 와이트섬 경치와 견준대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을 것이다. 라임의 가치를 이해하려면 이곳들을 몇 번이고 다시 봐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풍경에 대한 묘사가 있는 서사를 좋아하는데 이 소설은 풍경보다는 인물에 대한 묘사가 많았다. 그래서인지 각 인물들의 삶에 대한 태도에 주목하며 책을 읽었다. 작가는 주인공 앤의 시선에서 인물들을 묘사하는데 주어진 당시의 사회구조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행복은 찾는 인물들의 묘사를 보여준다. 


라임에 살고 있는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의 친구 하빌 대령을 보면서는 이것저것 직접 손으로 직접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 우리 남편의 모습이 오버랩되면서 끊임없이 집 안에서 일거리를 찾아 내며 뚝딱뚝딱 작업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부지런하고 재주가 좋아서 끊임없이 집 안에서 일거리를 찾아내는 듯했다. 밑그림을 그리고 광택제를 칠하고 목공 일을 하고 풀로 붙였다. 아이들의 장난감을 만들어주고, 더 쓰기 편하게 개선한 새 뜨개 바늘과 핀을 만들어냈다. 더 할 일이 없으면 방 한쪽 구석의 커다란 낚시 그물을 손보았다.

 앤의 사촌이자 월터 엘리엇 경의 상속자, 언젠가 준남작이 될 미래의 켈린치의 주인 엘리엇 씨를 보면서는 겉과 속이 다른 주변의 소시오패스적 인물이 떠올랐다. 보기 좋은 얼굴에 총명한 눈빛을 가지고 있고, 언변이 좋으며 세련되 보이지만 속을 잘 드러내지 않는 하지만 알고보니 자신의 이익이나 평안을 위해서는 어떤 배신이라도 할 수 있는 속물적인 그런 사람이 떠오르며 200년 전에도 이런 인물이 있었구나 싶었다. 


 허세 가득하고 어리석은 앤의 아버지 월터 엘리엇 경은 준남작 명부만 들여다보며 허영심을 빼면 시체인 분인데 연세에 비해 옷차림과 외모에 꽤 많이 신경쓰는 분으로 이분이 말하는 가울랜드가 어떤 제품인지 궁금해 하며 한번 사용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울랜드를 써보렴. 봄내내 꾸준히 써야 해. 클레이 부인도 내 추천에 따라 쓰고 있는데, 피부가 얼마나 좋아졌는지 봐라. 주근깨가 희미해졌어.

 가장 부러웠던 캐릭터는 해밀턴 스미스 부인이었는데 앤의 삶에서 친절이 필요하던 때에 친절을 베풀어준 해밀턴 양은 지금은 가난한 미망인 스미스 부인으로 살고 있다. 가난하고 병약하고 무기력한 과부이지만 양식있고 유쾌한 태도를 지녔으며 대화를 좋아하는 성향과 명랑함을 잃지 않는 회복탄력성이 뛰어난 긍정적인 캐릭터로 그려지며 앤에게 엘리엇 씨의 진실을 알려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이다. 


이 모든 어려움에도 잠깐씩 처지고 우울해질 때야 있겠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분주하고 즐겁게 보낸다고 충분히 믿을 수 있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을까? 지켜보고, 관찰하고, 생각해본 끝에 앤은 이 모든 것이 용기나 체념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순종적인 정신을 가진 이는 인내심이 강하고, 강한 이성을 가진 이는 결단력이 있는 법이다. 이 경우에는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었다. 스미스 부인에게는 위안을 잘 얻는 성향, 쉽게 악을 선으로 바꾸고, 자신의 처지에서 빠져나오게 해주는 소일거리를 찾아내는 힘, 정신의 유연성이 있었다. 그것이야 말로 하늘이 내려주신 더할 나위 없는 재능이었다. 앤이 보기에 친구는 자비롭게도 이런 재능을 받은 덕에 다른 모든 것이 거의 다 결핍되었어도 균형을 잡을 수 있는 듯했다. 

 지적이고 재기가 넘치며 활기로 가득한 멋진 젊은이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은 행복하기 위해서는 단호해야 하고 결단력이 있어야 한다고 하는데 그의 이 말에서는 앤에 대한 분노를 여전히 갖고 있음이 느껴졌다. 

귀가 얇고 우유부단한 성격의 사람은, 어떤 영향력도 소용이 없습니다. 온갖 사람들 말에 다 흔들리니까요. 행복해지려면 결단력이 있어야 합니다. 


여기 개암나무가 있군요. 이 아름답고 반짝이는 개암이, 원래 강하게 타고난 덕분에 가을 폭풍우를 다 견디고 살아남은 것이 좋은 예이지요. 흠집 하나 없고 어디에도 약한 구석이 없습니다. 이 개암은. 수많은 형제들이 떨어져 발에 밟힐 동안에도 여전히 개암이 누릴 수 있는 모든 행복을 다 누렸습니다. 


아무쪼록 제가 관심을 갖는 분들 모두가 결단력이 있기를 바랍니다. 


 가장 마음에 드는 인물은 우리의 주인공 앤인데 저자는 앤을 통해 상대를 배려하면서 자신의 뜻을 지속시키는 유연성이 필요함을 강조한다. 


앤은 지금 그가 단호한 성격이 대체로 더 이롭고 행복해질 수 있다고 믿는 자신의 의견에 대해 의문을 느끼고 있을지, 다른 모든 정신적 자질들과 마찬가지로 단호한 의지도 균형과 한계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지 궁금했다. 앤은 그가 남의 설득에 귀 기울이는 유연한 성격 또한 단호한 성격 못지않게 행복에 도움이 될 때도 있다는 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으리라 생각했다.

 우리의 두 남녀 주인공이 오해를 벗어내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나서 결국 결혼에 골인하는 오스틴 식의 전형적인 해피엔딩으로 이야기는 마무리가 되는데 소극적이고 소심한듯 보이던 두 남녀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며 다시 이어지기까지 참 답답하고 속터지기도 했지만 프레더릭 웬트워스 대령과 앤이 서로의 감정을 세밀하게 이해하고 그를 통해 깨달음을 얻어가는 서사부분에서 단순히 가벼운 로맨스만이 아니라 변화하고 성장하는 성숙한 사랑의 느낌이 있었다. 


서로에게  변함없는 애정이 있다면, 오래지 않아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거야. 우리는 순간의 실수에 잘못 이끌려 사소한 일에 성내고 함부로 자신의 행복으로 장난을 치는 어린아이가 아니야. 

 사랑에 대한 세밀한 심리묘사가 뛰어난 소설이지만 사회구조에 의해서 여성과 남성이 그렇게 역할을 하게 된것에 대한 비판도 하고 있다. (이 책의 뒷커버에 나오는 이 책을 대표하는 문장이 나오는 부분) 


우리는 각자 자신의 성에 대해 약간의 편견을 가지고 시작하지요. 그 편견 위에 우리 주변에서 일어난 일 중에서 편견과 맞는 정황들을 쌓아나가게 되고요. 그 정황 중 상당수는 비밀을 누설하거나 해서는 안 될 말을 하지 않고서는 끄집어 낼 수 없는 것들일 테고요. 


남자들도 결혼생활을 아주 훌륭하게 잘할 수 있다고 믿어요. 남자들이 꼭 필요한 일을 위해 애쓰고, 가정에서도 관용을 베풀 수 있다고 믿어요. 이렇게 표현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남자들에게 목표가 있기만 하다면요. 제가 여자들을 위해 주장하는 모든 특권은 더 이상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도, 희망이 없어져도 끝까지 오래 사랑하는 것뿐이지요. 



당신은 나의 영혼을 꿰뚫었습니다. 나는 절반은 고뇌로, 절반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에게 너무 늦었다고, 그런 소중한 감정들은 영영 사라져버렸다고 말하지만 말아주십시요. 당신이 8년 반 전, 내 마음을 거의 무너뜨렸을 때보다 훨씬 더 당신의 것이 된 마음으로, 다시 저를 당신께 바칩니다. 남자는 여자보다 더 빨리 잊는다고, 남자의 사랑은 일찍 숨을 거둔다고 말하지 말아주십시요. 당신 말고는 누구도 사랑한 적 없습니다. 제가 부당하게 굴었을지 모르지만, 나약하고 원망에 차 있었을지 모르지만 마음이 변한 적은 없습니다. 제가 바스로 온건 오로지 당신 때문입니다. 


너무나 선하고 너무나 뛰어난 사람! 정말로 당신은 우리 남자들을 제대로 평가해 주었습니다. 당신은 남자들에게도 참된 애정과 지조가 있음을 믿어주었습니다. 더없이 열렬하고 한결같은 마음이 있음을 믿어주십시요. 


 200년 전 이야기인지라 지금 시대와 문화적으로 많이 다르기도 하고, 이 책을 읽고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있었는데 쉽게 술술 읽어지는 문장은 아니었지만 19세기 당시가 실제로 어떤 느낌이었는지 자유롭게 상상하며 즐겁게 읽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조선시대에 편견에 대해 이야기 했다는 점에서 참 시대를 앞서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조용하지만 현명하고 지혜롭게 자신의 사회구조 안에서 조금씩 성장하고 성숙해가며 깨달아 가는 주인공 앤의 모습을 통해 그리고 각 인물들의 삶에 대한 태도를 살펴보면서 로맨스를 빙자한 행복에 대한 성찰을 하는 성장소설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21세기를 살아가는 내게도 결코 동떨어지는 이야기는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로맨스의 시조새 격인 작가님의 생명력에 찬사를 보낸다. 




*네이버 미자모 까페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설득#제인오스틴#송은주#윌북#W첫사랑컬렉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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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한국사 1 : 인간은 왜 집단을 이루고 나라를 세우나요? - 선사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꿈꾸는 시리즈
심용환 지음 / 멀리깊이 / 2022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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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때 역사가 재미있다면서 복수전공으로 사학을 선택한 과친구가 있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국사와 세계사를 배우지만 역사하면 그저 내신 점수를 잘 받기위한 암기과목이라는 기억이 강했던 지라 뭐가 재미있다는 건지 사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친구 종종 마주칠때마다 활짝 웃으며 자꾸 어디를 가야해서 바쁘단다. 알고보니 유물, 유적지, 박물과 등등 답사를 가야한다고.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답사 체험을 가고, 글로만 배운 것을 실제로 눈으로 보러 다니는구나 하며 부러워했더랬다. 


 역사는 책으로만 배우는 주입식 암기과목이었지 답사라던가 과거의 이야기에 대한 질문이라던가 하는 또다른 관점에서의 토론 같은 것은 생각하지 못했더랬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역사는 지배층의 기록에 의존한 것은 아닐까 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고, 주류의 관점의 학습이 아닌 새로운 시각의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내 아이도 우리의 역사를 배우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한국사책들을 몇가지 들여서 내가 비교하고 있는데 사실 초등저학년인 우리 아이가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중에 「꿈꾸는한국사1」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일단 제목이 딱딱하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내가 학교때 배웠던 한국사에서는 책에 설명된 역사적 사건의 이름이라던가 왕의 이름이 주로 시험문제에 등장했었지 이런 식의 철학적인 질문은 시험에 나오지 않았던지라 적어도 옛날식 교육을 받은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했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는 심용환역사N교육 연구소 소장이자 성공회대학교에서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저자님은 두 아이를 둔 아빠로서, 우리 어린이들이 슬기롭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꽤 많은 책들을 출간하셨고,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시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시면서 흥미로운 역사지식을 나누고 계신 저자님께서 어린이의 관점에서 어떻게 역사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도입부에서 암기식 역사 공부방법에 치중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 책은 " 역사 공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 라고 말하는 책으로 '세계사로서의 한국사'를 이해해보고자 했고,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우리의 입장에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대화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들이에요. 사랑을 받고, 꿈을 꾸고, 희망을 가지는 존재들이고, 때로는 속상해하고 가슴아픈 일들에 눈물을 흘리는 존재들입니다. 그렇게 '우리'라는 존재가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고 어우러지는 것이 역사랍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오늘과 미래를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꿈과 희망에 보다 강력한 힘을 주는 것, 우리의 즐겁고 재미있는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커다란 기쁨을 주는 것. 그것이 역사 공부의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목차를 소개하기전 질문하며 즐기는 한국사 여행은 재미있을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인물들이 소개된다. 


 이 책은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크게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시대별 시간순 역사적 사건의 열거와 동시에 관련된 질문들이 함께 나와 있다. 시간순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내가 배웠던 역사책과 다르지 않지만 제목이 모두 질문으로 되어있어 전혀 다른 것을 배우는 기분이 들었고, 읽으면서 이 질문들을 상기시키며 답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마치 서바이벌가이드 같기도 하고 철학책 같기도 한 느낌이랄까.


 각 장이 시작하면서는 연도별 무슨일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제시되어 있고, 이어서 작은 챕터별로 질문과 함께 그에 해당하는 저자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들과 어린이들의 문해력을 돕기위한 단어에 대한 설명이 말풍선형식으로 등장한다.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질문하는 한국사 책이 발간되었다. 질문을 통해 아이와 우리 역사의 레슨런(LESSON LEARNED)하는 시간을 가지며 티키타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직관적인 것을 좋아하는 세대이다보니 직접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며 과거의 레슨런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곳곳의 유물, 유적지, 박물관, 사찰등을 다니며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도 느끼고, 그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과 함께 사랑하는 아이와 생생한 답사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하나 아이와 함께 우리의 역사를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세상도 누가 만들어주면 좋겠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솔직한 리뷰를 하였습니다.

#미자모#꿈꾸는한국사1#심용환#멀리깊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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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부때 역사가 재미있다면서 복수전공으로 사학을 선택한 과친구가 있었다. 우리나라 중고등학교에서 국사와 세계사를 배우지만 역사하면 그저 내신 점수를 잘 받기위한 암기과목이라는 기억이 강했던 지라 뭐가 재미있다는 건지 사실 이해하지 못했다. 그런데 이친구 종종 마주칠때마다 활짝 웃으며 자꾸 어디를 가야해서 바쁘단다. 알고보니 유물, 유적지, 박물과 등등 답사를 가야한다고. 대학에서 역사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답사 체험을 가고, 글로만 배운 것을 실제로 눈으로 보러 다니는구나 하며 부러워했더랬다.역사는 책으로만 배우는 주입식 암기과목이었지 답사라던가 과거의 이야기에 대한 질문이라던가 하는 또다른 관점에서의 토론 같은 것은 생각하지 못했더랬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전문적인 지식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역사는 지배층의 기록에 의존한 것은 아닐까 하는 비판적인 시각을 갖게 되었고, 주류의 관점의 학습이 아닌 새로운 시각의 해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는 내 아이도 우리의 역사를 배우면 좋지 않을까 싶어서 한국사책들을 몇가지 들여서 내가 비교하고 있는데 사실 초등저학년인 우리 아이가 읽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어서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고민하는 중에 「꿈꾸는한국사1」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다. 일단 제목이 딱딱하지 않아 마음에 들었다. 내가 학교때 배웠던 한국사에서는 책에 설명된 역사적 사건의 이름이라던가 왕의 이름이 주로 시험문제에 등장했었지 이런 식의 철학적인 질문은 시험에 나오지 않았던지라 적어도 옛날식 교육을 받은 나에게는 신선하게 다가왔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역사교육을 전공했고 한양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서 석사를 졸업하고 현재는 심용환역사N교육 연구소 소장이자 성공회대학교에서 외래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는 저자님은 두 아이를 둔 아빠로서, 우리 어린이들이 슬기롭게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역사 이야기를 나누고자 이 책을 집필하셨다고 한다. 꽤 많은 책들을 출간하셨고, 다수의 방송에 출연하시며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시면서 흥미로운 역사지식을 나누고 계신 저자님께서 어린이의 관점에서 어떻게 역사이야기를 들려주실지 기대하며 책을 펼쳤다. 


 도입부에서 암기식 역사 공부방법에 치중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며 이 책은 " 역사 공부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 라고 말하는 책으로 '세계사로서의 한국사'를 이해해보고자 했고, 최대한 딱딱하지 않게, 우리의 입장에서,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대화하며 공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말씀하신다. 


우리는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존재들이에요. 사랑을 받고, 꿈을 꾸고, 희망을 가지는 존재들이고, 때로는 속상해하고 가슴아픈 일들에 눈물을 흘리는 존재들입니다. 그렇게 '우리'라는 존재가 모여서 이야기를 만들고 어우러지는 것이 역사랍니다. 



과거의 이야기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의 오늘과 미래를 위해서라고 생각해요. 우리의 꿈과 희망에 보다 강력한 힘을 주는 것, 우리의 즐겁고 재미있는 내일을 기대할 수 있도록 커다란 기쁨을 주는 것. 그것이 역사 공부의 목적이라고 생각해요. 


 목차를 소개하기전 질문하며 즐기는 한국사 여행은 재미있을 것이라는 문구와 함께 등장인물들이 소개된다. 


 이 책은 선사시대, 삼국시대, 고려시대 크게 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시대별 시간순 역사적 사건의 열거와 동시에 관련된 질문들이 함께 나와 있다. 


 시간순으로 전개된다는 점에서 내가 배웠던 역사책과 다르지 않지만 제목이 모두 질문으로 되어있어 전혀 다른 것을 배우는 기분이 들었고, 읽으면서 이 질문들을 상기시키며 답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나도 모르게 들었다. 마치 서바이벌가이드 같기도 하고 철학책 같기도 한 느낌이랄까.


각 장이 시작하면서는 연도별 무슨일이 있었는지 간략하게 제시되어 있고, 이어서 작은 챕터별로 질문과 함께 그에 해당하는 저자님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중간중간 이해를 돕기위한 사진들과 어린이들의 문해력을 돕기위한 단어에 대한 설명이 말풍선형식으로 등장한다. 


어린이들이 읽기 좋은 질문하는 한국사 책이 발간되었다. 질문을 통해 아이와 우리 역사의 레슨런(LESSON LEARNED)하는 시간을 가지며 티키타카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직관적인 것을 좋아하는 세대이다보니 직접 보여주고 이야기 나누며 과거의 레슨런하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 곳곳의 유물, 유적지, 박물관, 사찰등을 다니며 우리나라 산천의 아름다움도 느끼고, 그 지역의 특색있는 음식과 함께 사랑하는 아이와 생생한 답사공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또하나 아이와 함께 우리의 역사를 가상 체험할 수 있는 메타버스 세상도 누가 만들어주면 좋겠다.  


* 네이버 미자모 카페 서평단 이벤트 참여하며 도서를 증정 받아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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