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필드 안전가옥 쇼-트 25
박문영 지음 / 안전가옥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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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떤 색깔을 지니고 있을까요?

《컬러 필드》를 마주했을 때 문득 MBTI가 떠올랐다.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는 MBTI로 각자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인지 확인해 보는 검사. 그 검사가 맞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해보지 않았다. 검사를 하고 나면 무슨 일을 하든 내가 그런 성향이라서 그런 거야 하고 나를 가둘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컬러 필드》 속 사람들은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는 방법은 단순하다. 각자가 하고 있는 뱅글을 보고 그 뱅글의 색에 맞추어 매칭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조건에 맞춰 결혼 상대를 만나는 결혼 정보 회사 같은 느낌이었다. 컬러 필드 속의 사람들과 컬러 필드 밖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인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그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이야기는 한 남자 교수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그는 가짜 뱅글을 차고 있었다. 그 현장을 살펴보던 안류지는 단지 회사의 지시로 현장을 살필 뿐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 아니었기에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중요하지 않았다. 컬러 필드에 살면서 2년의 연애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백환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불같은 애정의 감정은 남아있지 않지만 익숙함에 함께 살고 있는 그와 취향도 스타일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

안류지는 어릴 적 조퇴를 하고 집에 왔을 때 보았던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강렬하게 남아있다. 강렬하고 아름다웠던 자유연애주의자인 엄마의 모습처럼 류지도 자유로운 연애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점점 내용을 읽어갈수록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되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복수로 똘똘 뭉쳐진 어리석은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지 씁쓸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컬러 뱅글의 색에 따라 나의 사랑이 정해진다면 시련 없이 사랑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있는 그대로, 당신의 색깔로 세상을 만나세요.

컬러 뱅글이 아닌 당신의 끌림을 믿고, 그 끌림과 이어진 누군가를 만난다면 때로는 슬프더라도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와 잘 맞는 뱅글의 색을 가진 사람이 아닌 서로 맞추어가는 것도 사랑이니까.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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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이 가져다준 선물 - 생사의 경계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박균영 지음 / Soljai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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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의 경계에서 비로소 보이는 것들

우리는 삶을 살아간다. 어떤 시련도 마주하고 싶지 않고, 어떤 위기의 순간도 없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런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인생에서 마주하게 되는 위기의 순간들, 시련을 견뎌내고 우리는 다시 일상 속으로 녹아든다. 걱정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끝없이 이어진다. 그리고 우리를 걱정으로 살게 한다.

박균영 작가님 또한 평소와 같이 지내시던 일상에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은 하루하루를 흔들어놓았다. 올 1월 초, 자다가 땀이 나는 어쩌면 대수롭지 않은 일을 시작으로 수면장애, 심장발작, 정신과 약물복용, 자전거 충돌사고, 시력저하에 이어 이명 발생까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좋지 않은 일들이 연속해서 일어났다. 그런 연속적인 사건 속에서 코로나의 여파도 무시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였다.

코로나 백신 접종을 하기 전 많은 말들과 소문이 있었다. 백신 접종을 하고 난 후의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로 차일피일 미루다 백신을 접종하고 쓰러지고 다치고, 마치 그것이 백신의 부작용인 듯 느껴지는 순간들을 겪으셨다. 사실 나도 코로나 백신 접종을 미루던 사람 중의 한 명이었다. 그것을 맞으면 겪게 될 일들이 걱정스러워 미루다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마트 출입도 제한한다는 말에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맞고 며칠간 열에 시달리기도 했다. 그런 증상들로 나도 걱정스러웠다. 결국 우리의 걱정은 걱정을 낳고 스트레스를 안겨다 준다.

인생을 돛단배를 타고 바다를 항해하는 것에, 고통을 파도에 비유한다면, 이번에 집채만 한 파도를 맞아 난파될 위기를 몰렸으나 구사일생 살아났고 그 과정에서 맷집이 단단해졌다. 앞으로 더 커다란 파도를 만날지 모르나 그 파도도 언젠가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그리고 마침내 파도가 없는 고요한 바다에 이르러 영면하게 될 것이라는 낙천적 생각을 하게 되었다. p.173

박균영 작가님께서도 건강 이상의 조짐을 느끼지 못하셨다면, 그동안 도움을 주던 존재에 대해서 고마움을 많이 느끼지 못하셨을지도 모르겠다. 언제나 곁을 지키면서 내조를 해주시던 아내분, 함께 살고 있지는 않지만 자신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는 아들들. 그리고 퇴직 후 정체되어 있던 인생에 새로운 길을 열어준 게 아닐까. 겪으신 일을 에세이로 내기 위해 여러 출판사에 투고를 하는 대신 1인 출판사를 내신 작가님. 작가님의 앞날에 빛이 가득하길 바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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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까마귀 살인사건
다니엘 콜 지음, 서은경 옮김 / 북플라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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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발견된 몸통 없는 머리! 그리고 얼굴에 남은 다섯 줄의 할퀸 상처!

《봉제인형 살인사건》으로 만났던 다니엘 콜의 새로운 신작 《갈까마귀 살인사건》을 만났다. 이야기 속 연쇄살인범이기도 한 갈까마귀. 갈까마귀를 잡기 위해 나서는 경찰들과의 신경전은 이야기를 읽는 독자로 하여금 더욱 몰입하게 만든다.

오전 5시 27분 업로드된 사진 한 장. 프란체스카의 목 없는 시신 사진은 수많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 그 사진이 삭제되었음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이미 보고 난 뒤였다. 세 번째 피해자인 프란체스카의 집으로 향한 스칼릿은 그녀가 죽은 사건 현장을 확인한다. 자신과는 너무나도 다른 삶을 살아온 그녀가 부럽기도 한 스칼릿. 그런 부러움은 갈까마귀를 잡기 위한 그녀의 의지를 더욱 높여주었다. 하지만 지나친 욕심이 결국 그녀로 하여금 예기치 않은 공조를 하게 만든다.

우연히 마주하게 된 남자 헨리와의 공조. 갈까마귀를 죽이지 않고 잡겠다는 스칼릿과 갈까마귀를 죽이겠다는 헨리. 서로 다른 목적을 가졌지만 서로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공조는 시작된다. 서로 알고 있는 정보를 공유하게 되는 그들은 갈까마귀를 추적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갈까마귀가 노리는 대상을 추리하게 된다. 갈까마귀보다 한발 빠르게 움직여 갈까마귀의 움직임을 차단하고자 하는 스칼릿. 그녀는 자신이 공을 세우고 경찰로서 인정받기를 바랐다. 자신의 과거와 연관 지어 경찰인 자신을 폄하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앞만 보고 나간다.

그런 그녀의 행보가 걱정스러운 프랭크. 자신에게 하나하나 배운 스칼릿이 사건을 마주하는 자세부터 방법까지 가르쳐왔고, 그녀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더욱 신경이 쓰였다. 현장에서보다 뒤에서 그녀를 도와주던 프랭크는 스칼릿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자료를 수집하다 누구보다 먼저 갈까마귀의 진실에 다가선다. 그 진실과 마주하고 스칼릿에게 알려주려고 하는 프랭크.

머리만 남긴 채 몸통은 사라져버린 시체들, 그리고 얼굴에는 할퀸 것 같은 다섯 줄의 상처가 남겨져있어 갈까마귀라고 부르는 살인범. 스칼릿은 프랭크로부터 그 정체를 듣고 살인범을 잡을 수 있을까? 프랭크가 알려준 진실은 반전 그 자체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진실을 이야기하는 그의 말을 스칼릿 역시 바로 믿을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 반전을 선사해 준 《갈까마귀 살인사건》이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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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거미소년 - 청소년 성장소설 십대들의 힐링캠프, 자존감 십대들의 힐링캠프 72
정온하 지음 / 행복한나무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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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로 귀가 들리지 않게 된 현호가 특수학교가 아닌 일반학교에 다니면서 부딪치는 편견과 그 극복 과정을 그린 이야기

갑자기 세상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면 어떨까? 온 세상이 침묵으로 가득 차버리고 어느 누구와도 소통할 수 없는 세상에 살게 된다면 나는 현오처럼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그런 현오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은 얼마나 아프고 힘들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아이가 말이 느려 병원에 가서 이것저것 검사를 받은 적이 있었다. 말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그런 것일 수도 있다고 하면서 검사를 권유받았다. 그때는 3살인 아이가 온전히 가만히 누워서 검사를 받을 수 없어서 수면 마취를 하고 해야만 했다. 마취를 깨지 못하고 계속 잠에 빠져드는 아이를 토닥이며 깨우면서 얼마나 마음을 졸였는지 모른다. 그런 나의 마음은 현오 엄마의 마음과 비교도 되지 않는다.

현오는 사고로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된다. 하지만 현오는 자신의 노력으로 사람들의 입을 보면서 말하는 것을 읽었다. 그러면서도 현오는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보청기를 끼고 있어도 희미하게 들리는 말소리. 현오는 아이들로부터 귀머거리라며 놀림을 받았다. 그리고 아이들이 온갖 욕을 하는데도 묵묵히 그냥 넘겼다. 아이들의 놀림은 나날이 심해져 가고 그런 현오를 보다 못한 전학생 소희는 현오를 놀리는 아이들을 막아선다.

학교 벤치에서 발견한 거미를 보고 놀라는 현오와 그런 현오를 보며 거미의 이로운 점을 알려주면서 둘은 친한 친구 사이가 된다. 현오는 소희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든든했지만 소희는 현오에게 말하지 못한 일이 있었다. 그것은 무엇이었을까? 그리고 현오가 함께 본 거미는 현오에게 어떤 신비한 일을 겪게 해줄까?

장애를 앓게 된 사람들에게 배려를 한다고 한 일들이 그 사람에게는 상처로 다가갈 수도 있음을 수상한 거미 소년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현오가 들리지 않기 때문에 엄마는 자연스럽게 텔레비전과 멀리했던 것뿐인데 그것조차 현오는 상처였다면서 이야기하는 내용에서는 찡하게 다가왔다. 남들과 다르게 느리게 걷는 아이를 기르다 보니 내 마음이 더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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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듣는다
루시드 폴 지음 / 돌베개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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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 만에 우리 곁에 찾아온 루시드폴 신작 에세이

음악인이자 감귤과 레몬 나무를 돌보는 농부라는 소개 글을 적어둔 루시드폴. 음악으로 전하던 마음을, 글로 전하는 그의 마음은 어땠을까? 오늘 이 순간 루시드폴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본다.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것보다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 더 익숙하기에, 귀를 기울이면서 부지런히 한 페이지 한 페이지 눈으로 좇아가 본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소리를 들으면서 살아간다. 아이의 첫 옹알이, 엄마하고 처음 불렀던 아이의 목소리, 사랑해라고 고백하던 짝꿍의 목소리, 아프다며 울던 아이의 목소리, 고양이들이 기분 좋다며 골골거리던 골골송, 아기 고양이들의 소리까지. 나를 설레게 하고 기분 좋게 하는 소리도 있지만 듣지 않아도 되는 소리들도 너무나도 많다. 그렇게 우리는 루시드폴의 에세이 제목처럼 모두가 들으면서 살아간다. 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우리의 귀는 언제나 열려있다.

세상의 떨림을 전하는 방식은 음악이고, 우리도 음악의 일부라고 이야기하는 루시드폴.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나무의 움직임에 귀를 기울이는 그의 섬세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신기했던 것은 나뭇잎의 생체신호를 기반으로 나무와 협업으로 음악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이었다. 동물과 식물들이 잘 자라기 위해서 음악을 틀어주면 좋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직접 움직임으로 리듬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은 생소하면서도 신기했다. 그러면서 함께 협업하여 완성해 낸 음악이 자신이 만든 음악인지, 나무가 만든 음악인지를 고민스러워하는 모습도 의아하면서도 이해가 가기도 했다.

《모두가 듣는다》를 읽으면서 루시드폴이 음악을 대하는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루시드폴에게는 음악이 전부이고, 그 음악의 흐름 속에 자신도 포함되어 있다. 각자가 만들어 나가는 세계에 살고 있지만, 결국 각자의 세계는 음악으로 연결될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음악을 듣는다는 것은 단순히 그 멜로디만을 듣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느낌마저도 전해진다. 그렇게 각자의 삶에 와닿은 음악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리고 어디로든 흘러간다. 그렇게 흐르고 흐르면서 전해진다. 그의 에세이를 통해 듣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공감을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느껴지는 에세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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