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색깔을 지니고 있을까요? 《컬러 필드》를 마주했을 때 문득 MBTI가 떠올랐다. 사람들의 성격을 나누는 MBTI로 각자가 어떤 성향을 지닌 사람인지 확인해 보는 검사. 그 검사가 맞는다고 하는 사람도 있고 자신과는 다르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직 해보지 않았다. 검사를 하고 나면 무슨 일을 하든 내가 그런 성향이라서 그런 거야 하고 나를 가둘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이다. 《컬러 필드》 속 사람들은 자신의 이상형을 만나는 방법은 단순하다. 각자가 하고 있는 뱅글을 보고 그 뱅글의 색에 맞추어 매칭하는 것이다. 마치 자신의 조건에 맞춰 결혼 상대를 만나는 결혼 정보 회사 같은 느낌이었다. 컬러 필드 속의 사람들과 컬러 필드 밖의 사람들은 서로 다른 삶을 사는 듯 보인다. 그리고 각자의 삶을 그들조차 이해하지 못한다. 이야기는 한 남자 교수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공사현장에서 발견된 그는 가짜 뱅글을 차고 있었다. 그 현장을 살펴보던 안류지는 단지 회사의 지시로 현장을 살필 뿐 그 사건을 해결하는 경찰이 아니었기에 그것이 진짜든 가짜든 중요하지 않았다. 컬러 필드에 살면서 2년의 연애를 하고 있는 그녀에게는 백환이라는 남자친구가 있다. 불같은 애정의 감정은 남아있지 않지만 익숙함에 함께 살고 있는 그와 취향도 스타일도 너무나 다른 두 사람. 안류지는 어릴 적 조퇴를 하고 집에 왔을 때 보았던 엄마의 모습이 너무나 강렬하게 남아있다. 강렬하고 아름다웠던 자유연애주의자인 엄마의 모습처럼 류지도 자유로운 연애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점점 내용을 읽어갈수록 누군가에게는 사랑이 되는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복수로 똘똘 뭉쳐진 어리석은 시간이었음을 알게 되지 씁쓸하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진정 무엇이었을까? 컬러 뱅글의 색에 따라 나의 사랑이 정해진다면 시련 없이 사랑을 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있는 그대로, 당신의 색깔로 세상을 만나세요. 컬러 뱅글이 아닌 당신의 끌림을 믿고, 그 끌림과 이어진 누군가를 만난다면 때로는 슬프더라도 행복이라는 감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나와 잘 맞는 뱅글의 색을 가진 사람이 아닌 서로 맞추어가는 것도 사랑이니까.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