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피싱
조진연 지음 / 북오션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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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스피싱을 다룬 통쾌한 복수극 소설

흔히 전화금융 사기단으로 일컬어지는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통해 개인정보를 빼내서 사용되는 신종 범죄다. 스마트폰에 취약한 계층을 상대로 하던 보이스피싱은 이제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연령층에게 파고들어 피해 금액이 5년간 4조 원을 돌파했다고 한다. 그만큼 수법이 교묘해서 피해 가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반증하는 것이다. 몇 년 전 자신을 검사라고 하며 밝히며 검찰에서 연락이 갈 거라던 전화를 받은 적이 있다. 어느 소속이냐고 물으면 검색해 보겠다는 말에 소리를 지르고 욕을 뱉고 끊어버리던 사람이 여전히 떠오른다.

연변 사투리의 티 나던 말투는 이제 보이스피싱인지도 모르게 사람들의 약점을 파고든다. 의료보험 환급금이 발생했다고 하거나, 아이가 사고가 나서 치료비가 필요하다거나 하는 등 수법은 교묘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보이스피싱인것을 알면서도 당할 수밖에 그렇게 전 재산을 빼앗기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범죄를 막을 길은 없는 것일까?

《블랙 피싱》 속에서는 보이스피싱을 수법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보이스피싱하는 사람들에게 피해자는 단순히 호구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작은 충격을 안기기도 했다. 일반적인 식품 회사일 것 같은 이름의 (주) 정수 식품의 실체는 보이스피싱 업체이다. 자체 콜센터를 통해서 전화를 걸어 매뉴얼대로 통화를 하면서 사람들을 이끈다. 그렇게 통화하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빠져나가버린 돈은 다시는 찾을 수 없다. 처음에는 콜을 돌리다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매뉴얼을 쓰기 시작한 그녀, 이선경. 이제 콜 대신 매뉴얼을 쓰면서 (주) 정수 식품에서 없어서는 안 될 자리를 잡게 된다. 하지만 자신에게 지급되기로 한 보너스가 입금되지 않자 이선경은 박 이사에게 더 이상 매뉴얼을 쓰지 않겠다고 말하지만, 박 이사는 주먹을 날린다. 그렇게 선경은 박 이사를 감방으로 만든다.

이제 그녀는 하나 리서치라는 회사를 만들고 자신이 계획한 일을 하기 위해 사람을 구한다. 그녀와 함께 하게 된 바지사장 김두만은 전직 경찰 출신답게 꼼꼼하게 해나간다. 그렇게 만들어진 하나 리서치는 또다시 보이스피싱으로 일명 호구들의 돈을 뺏기 시작한다. 하지만 선경의 목적은 그들이 아니었다. 단순히 몸풀기에 불과했던 과정을 거친 후, 최종 호구는 정수 식품 이사 민동현이다. 중국에 있어야 할 민동현이 송도에 있는 이유를 조사하면서 민동현을 위한 매뉴얼을 만드는 선경.

민동현을 상대로 하는 보이스피싱은 다른 것과 확연히 달랐다. 민동현을 상대로 한 보이스피싱은 성공할 수 있을까? 과연 이 매뉴얼의 최종 목적은 무엇일까? 긴장감 가득 안고 읽어나가다 보면 반전 결말에 통쾌함을 느끼게 될 《블랙 피싱》이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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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해답은 언제나 나를 찾아온다
대프니 로즈 킹마 지음, 김정홍 옮김 / 테라코타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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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망 끝에 서 있는 전 세계 독자들의 마음을 붙잡은 메시지

우리는 예상치도 못한 시련과 마주하며 살아간다. 그 시련이 내게 왜 나타났는지, 왜 꼭 나여야 하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로 말이다. 그런 삶에서 우리는 시련에 주저앉거나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다. 신은 우리가 이겨낼 수 있는 만큼의 시련을 주었다고 하지만, 왜 그런 시련을 안겨준 것일까? 우리가 그런 시련조차 겪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일까?

소중한 존재가 갑자기 죽음을 맞이하거나, 원만하게 흘러가던 관계가 어느새 깨지거나, 평소 건강하게 지내왔기에 자신의 건강에 대한 걱정조차 없던 사람에게 예기치 않은 병이 찾아와 삶의 평화를 순식간에 앗아가기도 한다. 그런 순간 우리는 우리 삶을 어떤 방식으로 지탱해 나갈 수 있을까? 내가 그것을 이겨내고 나갈 수 있다면, 그 방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 이 책은 곤경에서 벗어나는 꿀팁이나 일반적인 해결책을 다루진 않는다. 그 정도의 수단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면 시련 축에도 끼지 못한다. 우리는 죽느냐 사느냐의 갈림길에서 어떻게든 살아남는 방법을 찾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시련에 담긴 진짜 의미를 해석하여 한 단계 놓은 차원으로 올라설 수 있는, 일종의 영적 성장에 대해 다루게 될 것이다. p.7 <시작하는 글>중에서

우리는 신이 아니기에 현실을 통제할 수 없다는 사실,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지 않았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고 후회하는 그 순간들, 시련이 내게 찾아온 진정한 의미를 알지 못한 채로 원망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그것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로 머물러 있어야만 할 것이다. 하지만 《삶의 해답은 언제나 나를 찾아온다》를 읽다 보면 삶을 살아가는 자세를 변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소중한 이를 잃고 슬퍼하는 이에게 시간이 해결해 줄 거라는 말은 얄팍한 위로에 불과할 뿐 마음에 닿지 않는다. 그런 상황에서는 위로의 말보다 실컷 울게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목놓아 울다 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점점 내려놓을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친구의 남편이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고 두 아이와 함게 살아가야 하는 것을 보면서 시간이 약이라는 말은 건네지 않고 그 친구의 마음을 들어주었던 나 자신에게 작은 칭찬을 해본다.

《삶의 해답은 언제나 나를 찾아온다》에는 삶의 해답이 찾아오는 순간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너무 숨 가쁘게 달려나가기보다 나를 위한 10분의 시간을 가지는 것, 그렇게 나의 감정을 추스를 시간을 갖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 주변의 소음에서 벗어나 조용한 공간에서 잠시 혼자 있어본다거나, 나를 억압하고 있는 족쇄와도 같은 것을 족쇄라고 생각하지 말고 받아들여야 하는 존재임을 되새기는 것 또한 중요하다.

나를 괴롭히는 문제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끈기가 발휘되어야 한다.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꾸준히 노력한다면 내면은 점점 단단해질 것이다. 일상 속에서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들, 그 순간들 속에서 무너지지 않을 힘을 얻을 수 있게 해주는 과정들을 보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삶의 해답은 언제나 나를 찾아온다》였다. 나의 삶의 문제의 해결책은 결국 내가 발견할 수 있음을 기억하고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나가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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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세계는
늘리혜 지음 / 늘꿈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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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수만큼 아프고 사랑스러운 이야기

이번에 만난 늘리혜 작가님의 두 번째 작품인 《나의 세계는》. 이전에 만났던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을 통해 만났던 작가님의 세계관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의 세계관 속의 인연은 이어져 있으되, 거기에 가독성을 더한 이번 작품은 한번 펼치면 헤어 나오지 못하게 만들었다.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의 시대적 배경이 SF 적이었다면 이번 《나의 세계는》 속 세계는 우리의 세계와 같았다. 다만 이 속에는 평행세계가 존재했고, 그 세계 속 누군가는 자신이 평행세계에 살고 있음을 알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마음에 드는 인생으로 선택이라도 하듯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언제나 해맑은 미소로 대하는 아영. 그런 아영의 곁에 단짝 친구인 세라가 있었다. 어느 날 세라는 자신이 좋아하는 아영의 옆집에 살고 있는 건우를 소개해달라고 한다. 세라는 건우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지만 건우는 차갑기만 하다. 그런 건우의 모습을 보면서 무언가를 떠올리는 아영. 아영이 건우를 바라보는 시선은 무엇일까? 옆집에 살고 있는 이웃사촌으로서의 건우일까, 아니면 오랜 시간 좋아해온 대상일까? 궁금해지는 가운데 또 다른 이웃사촌인 지담은 자신이 다른 세계에서 왔으며, 건우를 선택하게 되면 상처받고 아플 거라는 말을 한다.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아영을 뒤로한 채 내일을 기약하면서 가버리는 지담.

아영, 세라, 지담, 건우는 함께 놀이동산으로 가서 시간을 보내게 되지만 건우는 여전히 세라에게 냉랭하기만 하다. 그런 세라를 달래는 아영이지만 생각지도 못하게 건우의 고백을 받게 되면서 아영의 고민은 커진다. 그리고 건우네 아줌마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납골당에 모인 가족들과 있다 사라져 버린 건우. 걱정스레 찾아다니던 아영은 걸려온 건우의 연락에 만나게 되지만 건우의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고, 그제야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지담의 말을 믿게 된다. 지담이 건네준 펜던트를 통해 다른 세계로 갈 수 있게 된 아영.

🏷️ "꽃은 우리가 보낸 아름다운 순간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꽃이 누구에게나 어느 때든 아름다울 수 있는 거야."
아영의 표정이 순식간에 애틋해졌다. 아이처럼 해맑던 눈동자가 순식간에 깊어졌다.
"반면 별은 우리가 흘린 눈물이야. 난 별들이 밤하늘에서 아름답게 반짝이는 것처럼 우리가 흘린 눈물도 너무 슬프지 않기를 바라. 모두 아프지 않았으면 좋겠어. 그런 마음에 계속 별을 보다 보니까 좋아졌어."
지담이 넋이 나간 얼굴로 아영을 바라보았다. p.106

아영이 평행세계로 이동하는 동안 그곳에 있는 누군가는 아영이 다른 세계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세계의 아영이든 상관없다고 이야기한다. 아영이라는 존재만으로 행복해하는 이들, 그런 이들을 보면서 깊은 사랑은 그런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아영은 때로는 지담과 연인인 세계에서, 때로는 건우와 연인인 세계에서 지내게 된다. 그런 변화 속에 주변 사람의 상처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아영은 자신이 숨겨두었던 진실을 밝히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이 찾는 건우를 헤매는 아영. 그런 아영은 자신이 좋아하는 건우와 만날 수 있을까?

《나의 세계는》 속에는 《일곱 색깔 나라와 꿈》 속 수노와 루노를 떠올리게 하는 멜로디가 중간중간 담겨있다. 그래서인지 작가님이 이어가실 세상은 어떤 빛깔의 이야기인지 더욱 궁금해졌다. 《나의 세계는》의 아영이 좋아하던 노란 빛깔을 담고 있던 《일곱 색깔 나라와 꿈》을 다시 기억해 보며 작가님의 이야기를 기다려본다.

작가님께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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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복 슈퍼 전담 샘터어린이문고 77
박남희 지음, 최정인 그림 / 샘터사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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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집 아들'오복이'와 폐지 수거를 하는 할머니들 둔 '장우'의 엉뚱한 계약

《오복 슈퍼 전담》은 친구를 사귀는 것에 서투른 오복이와 마음 따뜻한 장우가 친구가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슈퍼를 하시는 아빠 덕분에 학교에 과자를 들고 와 자라하고, 친구들 앞에서 우쭐해지는 것을 좋아하는 오복이. 그런 오복이의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던 장우. 그런 장우에게 오복이는 엉뚱한 계약을 맺자고 한다. 일주일 동안 장우가 오복이의 신하가 되어준다면 장우의 할머니께 슈퍼 폐지 전담을 맡기겠다는 것이었다.

장우의 할머니는 오전 오후 유모차를 밀며 폐지를 주우러 다니신다. 할머니와 단둘이 살아가는 장우는 그런 할머니 곁에서 폐지 줍는 것을 돕는다. 반나절을 돌아다녀서 가득 싣고 가도 얼마 되지 않는 돈을 보면 장우의 마음은 속상하다. 그런 할머니가 모은 돈은 장우를 위한 대학 등록금으로 차곡차곡 모으시는 할머니를 떠올린 장우는 오복이와 엉뚱한 계약을 맺게 된다.

일주일간 오복이의 신하가 되어 오복이와 함께해야 하는 장우는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꾹 참는다. 오복이는 장우에게 가방을 들라고도 하고, 자신의 곁에 있기를 원한다. 급식을 먹을 때도 자신이 싫어하는 아이와는 먹고 싶지 않아 하는 오복이로 인해 힘든 장우. 그런 장우의 모습을 보면서 재덕이는 무슨 일 있냐고 묻는다.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오복이와 어울리는 것이 이상했던 것이다. 재덕이에게만 할머니를 위한 폐진 전담 계약 이야기를 하게 되고 재덕은 화를 낸다. 그런 재덕을 말리며 곧 계약이 끝난다고 이야기한다.

계약이 끝나는 날 오복이는 자신의 슈퍼 폐진 전담을 맡길 수 없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장우는 그동안 신하로 계약 맺었던 것에 화가 난다. 장우는 오복에게 할머니 인턴을 맡기고 할머니 곁에서 폐지 줍는 것을 돕도록 한다. 할머니 뒤를 따라가면서 몰래 지켜보던 장우와 오복이. 할머니는 지치지도 않으시고 폐지를 줍기 위해 다니시고 그 모습에 장우는 마음이 아프다. 할머니가 가득 모으신 폐지가 푼돈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된 오복이는 슈퍼 청소와 폐지 정리를 하기로 아빠와 약속을 하고 오복 슈퍼의 폐지는 할머니가 전담하기로 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쉽지 않다. 친구와의 동등한 관계로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어야만 한다. 오복이는 자신이 가진 과자라는 물질로 친구들에게 왕처럼 굴었었지만 장우와의 일을 통해 배워나갔으리라. 친구라는 관계는 서로의 마음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배우게 된 오복이가 장우와 오래오래 친한 친구가 되기를 바란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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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밤
양희범 지음 / 포레스트 웨일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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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서울의밤 #양희범 #포레스트웨일 #산문집 #따쓰함쓰필사단도서

회색 콘크리트 속 빛나는 기억과 감정, 그리고 사람들의 내면을 시적 문장으로 관찰하고 적어낸 산문집 《서울의 밤》

도시의 밤은 시골의 밤과는 사뭇 다르다. 화려한 불빛들이 늦은 시간까지 보여 밤이 아닌 낮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화려해 보인다. 겉모습의 화려함 뒤에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하는 자신만의 허전함과 외로움이 밤》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 속에는 시를 대하는, 시를 쓰는 작가님의 마음도 담겨있었다. 시는 어렵다고 느끼는 나에게 작가님이 느끼는 감정들은 새롭게 다가왔다.

🏷️영혼이 죽으면
그 넋의 무게만큼 이 사라진대
그 가볍디가벼운 무게가
보이지 않는 마음의 죽음을 알린대
죽고 나서 홀가분해지는 거지
느끼지 못하면 아무것도 없는걸 테니
눈물이 나는 거지 p.44

죽음이라는 낯선 그 세계, 누군가 나를 떠나 사라졌다면 나는 어떤 기분일까? 살아가면서 느꼈던 삶의 고충들 앞에서 죽음의 무게는 더 가벼울까? 삶이 버거워 죽음을 선택하는 이들의 마음은 무게를 견디지 못한 섣부른 결정에 불과했을까. 어두운 터널 속에서 헤매며 마주하고 싶지 않은 죽음이라는 그림자. 삶의 무게가 아무리 무거울지라도 그 그림자는 피하고 싶어진다.

🏷️ 눈 떠야 할 시간이 온다
삶이 죽음을 증명하듯이

눈뜨면 알게 되겠지
사무치게 그리워했다는 사실을 너의 부재가 증명했듯이 p.97

삶은 죽음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걷는다. 어쩌면 삶의 위에 실려 따라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죽음은 삶과 함께 우리 곁에 머무른다. 살아있다는 것은 결국 죽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결국 언젠가 우리는 죽을 수밖에 없는 숙명과도 같은 운명을 떠안고 살아간다. 그런 속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함께 한다. 죽음의 무게보다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삶이 더 행복하다는 것을 알기에 우리는 그렇게 죽음의 그림자를 잠시 밀어두고 살아간다.

《서울의 밤》을 읽으면서 유독 죽음이라는 이미지를 더 많이 떠올린 것은 왜였을까. 밤이 가져다주는 어두운 이미지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죽음이 두려워서일까.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간다. 내가 살아가야 할 그 시간 속에서 삶을 더욱 많이 떠올리려고 노력한다. 시집을 읽으면서 이토록 내면을 많이 들여다본 적은 없었을 것이다. 시집을 다 읽은 지금도 잔잔한 여운과 여러 생각들이 내 주위를 감싸안고 있는 느낌이다.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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