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을 없애는 방법 즐거운 그림책 여행 33
안수민 지음, 김현주 그림 / 가문비(어린이가문비)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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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 많은 민서와 민호가 편안하게 잠이 들 수 있을까?

작은 일에서 시작된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를 불안하게 한다면 어떨까? 그 불안을 해결하기 위해 걱정을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걱정을 없애는 방법》에서는 어떤 방법을 이야기할지 읽어보자.

민서와 민호는 출근하는 엄마에게 일찍 오라고 이야기한다. 아빠와 함께 엄마를 기다리는 중에도 엄마가 언제 올까 궁금해서 여러 차례 전화를 했지만 집에 오지 않는 엄마에 대한 걱정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버스에서 졸다가 내릴 곳을 지나치면 어쩌지, 가방을 놓고 내리면 어쩌지. 엄마에게 일어나지 않은 일들이지만 아이들의 걱정은 끝이 없이 이어진다. 아빠는 엄마의 귀가를 기다리는 아이들에게 먼저 자도록 하지만 침대에 누운 그 순간에도 아이들의 머릿속에는 걱정이 사라지지 않아 잠을 잘 수 없게 된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신들의 걱정으로 불안해하고 아빠는 아이들에게 걱정을 없애줄 이야기를 들려준다. 자신들의 걱정을 담은 상자에 자물쇠를 채우고 난 뒤에 그 상자를 파묻고, 열쇠는 배를 타고 멀리 던진다. 그리고 아빠의 이야기는 더 이어지고 아이들은 어느새 아빠의 이야기를 듣다가 잠이 든다.

걱정으로 생겨난 불안함을 잠재우는 아빠의 다정한 모습, 엄마를 걱정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웠던 《걱정을 없애는 방법》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걱정으로 잠들지 못할 때 민서와 민호의 아빠처럼 해봐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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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요정 - 나를 믿는 마음 같이쑥쑥 가치학교
이향지 지음, 한나빵 그림 / 키즈프렌즈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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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이야기

아이들이 처음 만나는 작은 사회 학교. 저마다의 생각과 가치관으로 조금씩 배우면서 자라나는 아이들. 때로는 누군가에게 상처받고 울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에게 용기를 불어넣기도 하는 와중에 조금씩 자라나는 아이들을 발견할 수 있다. 몸도 마음도 가치도 쑥쑥 자라도록 돕는 <같이 쑥쑥 가치 학교 시리즈>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학교의 요정》은 단편동화만을 들려주고 있지 않다. 이야기를 읽고 아이들이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문해력 플러스'를 시작으로, 동화를 짤막하게 요약한 '선생님이 들려주는 이야기', 빈칸에 낱말 넣기, 줄거리 요약, 내용과 일치하는지 확인하기, 자신의 생각 적기 등의 '독후 활동하기'까지 수록되어 아이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모든 것이 너무나도 낯설고 어려운 미루. 1학년 미루에게는 학교는 즐겁지 않은 장소다. 싫어하는 줄넘기도 해야 하는 미루는 터덜거리며 강당으로 들어갔고, 미루와 다르게 줄넘기를 잘도 하는 아윤이를 보면서 내심 부러웠다. 그런 미루에게 '학교 요정'이 나타나 도와주겠다고 하지만 107년이라는 시간을 넘기에는 힘들기만 하다. 미루는 과연 학교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운동회를 앞둔 준이는 새로 산 야광 운동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렇게 하얀 운동화는 신발장 구석으로 숨었지만 신고갈 운동화가 적당치 않아 준이와 함께 학교로 가게 되고 그 길은 준이도 하얀 운동화도 너무너무 힘든 길이었다. 익숙하지 않은 운동화를 신고 달리기를 하다 넘어져서 다치게 된 준이. 신발장에서 다른 운동화에게 부딪치는 바람에 떨어져서 쓰레기장으로 가게 된 하얀 운동화. 과연 둘은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학교의 요정》 각자 배우는 속도가 다르기에 각자의 속도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위로를 안겨준다. 그리고 때로는 누군가와 다투더라도 화해할 줄 아는 마음을 배우게 되는 곳 또한 학교임을 보여준다. 누구에게나 처음은 어렵고 서툴듯 새로운 시작을 하는 아이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어지는 이야기였다.

서평단 모집을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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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완벽한 농담 - 이경규 에세이
이경규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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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희로애락 속에서 파도 위를 넘실 대는 이경규의 이야기

코미디언계의 대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오랜 시간 활동하면서 잊히지 않고 있는 이경규. '이경규'라는 이름을 떠올리면 버럭 하는 모습, 양심냉장고를 전달하며 흥분에 차있던 그의 모습, 그리고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습, 방송 촬영 시간이 길지 않기를 바라던 모습 등이 떠오른다. 그런 그이기에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에서 보여줄 그가 궁금해졌다.

그가 살아온 삶을 이 한 권의 책으로 대변할 수는 없지만 내게는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을 통해서 미디어 속에 비친 그의 모습과는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재밌는 시간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방송에서 그대로 녹아들어 가는 그의 모습이 떠오르기도 했고, 그가 좋아해서 제작했다는 영화들을 보던 추억도 떠올랐다. 어쩌면 그는 한 사람의 코미디언이 아니라 많은 이들의 추억 자체인지도 모르겠다. 그가 만들어온 영화나 출현했던 프로그램 속에서의 모습이 그것을 접했던 나의 시간과 만나 하나의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으니 말이다.

전성기 시절 일본 유학을 다녀오고, 바뀌어가는 매체를 파악하고자 유튜브를 시청한다고 하는 그.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파도 앞에서 멈춰 서는 사람이 아닌, 그 파도의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고 즐기는 사람이 바로 이경규가 아닐까? 그 만의 색깔을 유지하면서 자신의 리듬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웃음을 전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이경규라는 생각이 든다.

실패하더라도 과감하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에 뛰어들 수 있는 용기, 자신과 주변 사람이 웃는 것이 진정으로 웃음을 유발하는 것이라고 믿는 신념. 박수 칠 때 떠나는 것이 아닌 어느 누구도 자신을 알아주지 않을 때 떠난다는 의지까지. 《삶이라는 완벽한 농담》을 읽으면서 어느새 이경규의 팬이 되었다. 삶을 농담이라고 표현할 수 있는 그의 재치가 새삼 감탄했던 시간이었다.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서평단 이벤트에 참여하여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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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퀼라의 그림자 요다 픽션 Yoda Fiction 7
듀나 지음 / 요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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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아이돌'의 치열한 생존 전투

《그 겨울, 손탁 호텔에서》는 내가 아는 미스터리 소설에 대한 생각을 과감히 깨뜨렸다고 느낀 바로 그 작품을 썼던 듀나 작가님. 지금껏 읽어본 적 없는 듀나 작가님 만의 미스터리 세상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던 새로운 SF 소설인 《아퀼라의 그림자》를 만났다.

《아퀼라의 그림자》를 쓰게 된 계기조차 조금 특별하게 와닿았다. 불면증에 시달리며 보고 있던 프로그램인 <에이핑크 뉴스>를 보다 "우리는 한 팀입니다"라는 자막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슈퍼히어로인 아이돌을 그리자는 것이 시작이었다고 한다. 슈퍼히어로물은 많지만 아이돌이 특별한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들은 없었기에 색달랐다.

그리고 그 색다름 속에서 보여주는 이야기와 학창 시절 아이돌 팬들 사이에서 유행하던 팬픽이라는 소재까지 결합하여 더욱 독특함을 안겨주었다. 자신이 좋아하던 아이돌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이 대리만족하는 소설로 만들어졌던 것이, 《아퀼라의 그림자》에서는 마치 예언서와도 같은 모습으로 등장한다. 자신이 쓴 팬픽과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는 놀라움을 겪는다면 과연 다시 팬픽을 쓸 수 있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해보았다.

아이돌을 주력으로 길러내는 소속사, 그리고 각 소속사의 아이돌 그룹의 팬덤 간에 겪는 갈등들도 그대로 녹여있으면서도 그런 모습을 전쟁이라고 표현한 것은 어쩌면 듀나 작가님 답다고 할 것이다. 김영천 회장을 중심으로 성장해가던 상암동 K-포스가 겪는 일련의 사건 속에서 별명이 라스푸틴이라는 존재의 등장과 그들의 다툼을 초능력과 만나 SF 소설로 손색없었다.

오랜만에 읽었지만 역시나 듀나 작가님의 SF 세계는 다소 어려운듯하면서도 가깝게 다가왔다. 어쩌면 이런 작품의 느낌이 듀나 작가님만의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것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작가님의 보여주실 다른 작품들도 궁금해진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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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
전경린 지음 / 다산책방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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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집을 가진 엄마 '미스 엔'과 그녀의 스무 살 딸이 집과 일상과 사랑의 이야기

전경린 작가님을 알게 된 것은 2010년 《풀밭 위의 식사》를 통해서였다. 독서에 심취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여서 그 소설을 읽고 조금은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런 기억이 떠오르면서 《자기만의 집》에서는 어떤 이야기와 마주하게 될지 궁금했다.

대학 생활을 하면서 기숙사로 들어간 호은의 앞에 연락도 없이 아빠가 나타났다. 아빠는 재혼해서 키우고 있는 딸인 승지를 구체적인 말 한마디 없이 맡기고 가버렸다. 막막해진 호은은 승지를 데리고 엄마의 아파트로 간다. 그곳은 자신이 어린 시절 엄마와 떨어져 외갓집에서의 시간을 보내다 엄마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 살게 된 아파트였다. 그 아파트를 사기 위해 호은이 모르는 시간 동안 애써왔던 엄마의 시간. 그것은 아파트가 아닌 엄마에게 살아갈 용기와 희망의 시간들이었는지도 모른다.

연락조차 되지 않는 아빠를 찾아 나선 엄마, 호은, 승지. 이렇게 세 사람은 어색한 침묵을 공유하면서 아빠를 찾으러 내려가지만 아빠를 찾을 수 없었다. 아빠의 친구들은 무언가를 숨기는 듯하지만 엄마는 그것조차 느끼지 못하는 모습을 호은은 느낀다. 외갓집에서의 하룻밤을 머무르고 다시 집으로 돌아온 세 사람의 뜻하지 않은 생활이 시작된다. 승지는 아빠와 재혼한 부인의 아이라 호은과 닮지 않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어른스러운 말투는 이상하게도 닮아 있었다.

아빠와 이혼한 후 엄마에게 느껴졌던 상실감과 공허함은 호은도 채울 수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복 여동생 승지와 승지가 키우는 토끼 제비꽃과 함께 보내던 엄마는 호은이 기숙사로 가버린 그 빈 공간을 채우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렇게 사 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승지를 데리러 온 아빠는 어떤 설명도 없었다. 어쩌면 호은의 아빠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승지와 제비꽃을 보내고 느끼는 허전함으로 호은에게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기까지 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외로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지만 엄마는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모습으로 존재할 수 없어서 외로운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아빠와의 결혼생활에서 안정적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했던 엄마는 자기만의 집을 마련하면서 호은과 함께 살게 되고 안정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그런 속에서도 자신이 원하던 삶을 살아갈 수는 없었기에 엄마는 여전히 외로운 것이 아닐까.

출판사에서 진행한 서평단 모집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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