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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안시내 지음 / 푸른향기 / 2022년 5월
평점 :
여행과 사랑과 떠남의 굴레 속에서 길어 올린 아리고, 슬프고, 애틋하고 유쾌한 일상의 조각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제목이 가져다주는 궁금증에 이끌려 읽게 된 이 책은 여행 속에서 느끼는 안시내 작가님의 감정이 그대로 실려있다. 꾸밈없이 솔직한 작가님의 성격이 드러나듯, 자신의 출생에 대한 이야기도 가감하게 적혀있다. 여행을 떠올리면 언젠가 한번 가보고 싶은 여행지인 유럽보다 자유를 만끽하고 싶은 마음이 강해 인도를 선호하는 작가님의 모습에서도 꾸밈없음을 느낄 수 있다.
어디에나 여행의 순간과 여행의 감정은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여행에서의 감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좋았던 기억과 추억의 장소가 나에게도 같은 느낌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니다. 화려한 장소, 유명한 곳이라고 해서 나의 추억도 동일하지 않다. 어쩌면 그렇기에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이라는 제목이 가져다주는 작가님만이 느낀 감성과 감정을 알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여행지에서 만난이에 대한 추억을 떠올리며, 그와의 기억이 자신만이 기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착각을 하기도 한다. 그곳에서 만난 감정들은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가는 듯하지만 기억 속에 남아 그곳에 다시 갔을 때 불쑥 튀어나오곤 한다. 그 기억이 여행을 계속하는 힘을 준 것은 아닐까?
빈도와 애정의 깊이가 비례할까? 짧은 만남이 강렬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오랜 시간 함께하고 있어도 희미하게 흐려지기도 한다. 결국 빈도는 중요한 게 아니라 내 마음에 스며든 정도가 중요한 것이리라. 누군가의 다정함, 온기, 마음속에 남기고 간 흔적들이 결국 기억하게 하는 것이리라.
🏷️ 행복은 결국 내 마음속에서 찾을 수 있음을. 작은 것들을 외면하지 않을 쉼이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결국 나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내 스스로 발견해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삶의 원칙을. 결국, 내가 간절히 꿈꾸던 지상낙원은 내 안에 있었다. p.259
그녀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그녀의 진심이 와닿으며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곳에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낯선 여행지에서 자유를 느끼는 작가님과 달리 나는 익숙한 곳에서 낯섦과 마주하곤 한다. 그 낯섦이 가져다주는 당혹스러움도 있지만 결국 나의 인생을 여행하고 있다. 작가님의 인생에는 여행과 글이 있다면, 내 인생에는 책을 읽는 즐거움을 하루가 있다고 이야기하고 싶다. 작가님의 일상의 조각들이 한 권의 책이 되어 세상을 만나듯, 나의 하루하루는 삶이 된다.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는》 그 무엇을 찾고 싶어지는 마음이 아주 많이 들었던 시간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