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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을 따라갔다
유안 지음 / 숨나무 / 2024년 7월
평점 :
일상 속에서 발견되는 아름다움과 감정들을 깊이 있게 탐구한 시집
시집의 제목에 끌려 숨나무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서 읽게 된 《아름다운 것을 따라갔다》를 읽으며 내가 그동안 잊고 지내오던 일상 속에서의 아름다움을 다시 생각해 보게 되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에 아름답다는 생각을 미처 하지 못했던 것, 스쳐 지나갔던 존재에 대한 감정을 다시금 느껴본다.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한 순간, 어느새 그 순간을 잊어버리고 살아간다. 살아가는 것이 바쁘다는 핑계로, 그리고 언제나 같은 곳을 바라보고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그렇게 같은 곳을 바라보던 존재가 사라지고 난 후에야 알게 된다. 그곳에 당신이 있었다는 것을, 덕분에 내가 행복했다는 것을. 그 빈자리는 어느 누구도 채울 수 없어 비워둔 채로 살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나를 비춰주는 달. 내가 느끼는 어둠을 밝혀주고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게 해주는 달. 잠시 구름에 가려져 보이지 않아도 나는 알고 있다. 잠시 보이지 않을 뿐 그 자리에 그대로, 항상 내 곁에 있다는 사실을. 어쩌면 사랑도 마찬가지가 이닐까. 잠시 보이지 않더라도 그를 향한 나의 마음, 나를 향한 그의 마음은 서로를 비추고 있을 테니까.
지금 나의 감정을 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 슬프고, 지쳐서 포기하고 싶어지는 사실을. 언제까지고 열정적으로, 그리고 한결같이 최선을 다하며 행복한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나의 슬픔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염시키지 않고, 행복이 그들에게 번져갔으면 하는 작은 거짓말을 해본다.
거리를 걸으며 산책을 하고, 책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추위를 녹여주는 햇살에 미소 짓는 너무나도 당연한 것들. 그런 것을 할 수 없다면 우리는 어떨까? 하는 다른 사람들의 감정마저 궁금해지게 만드는 시를 읽으며 나의 힘들었던 하루도, 어느 누군가에게는 너무나도 간절한 하루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해본다.
1부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2부에서는 관계 속에서 느끼는 감정을 담고 있는 아름다운 것을 따라갔다를 읽으면서 나도 모를 그리움이 뭉게뭉게 피어남을 느꼈다. 그리고 그 그리움이 내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아름다운 것들이었음을 기억하게 해주었다. 《아름다운 것을 따라갔다》를 통해서 익숙함 속에서 놓쳐버린 소중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