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이는 소녀들
스테이시 윌링햄 지음, 허진 옮김 / 세계사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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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이 책을 덮으며 나는 믿음이라는 것이 얼마나 허무하게 가벼운 것인지에 대해 생각했다.

나에게 가장 안전한 안식처를 제공하는 사람이자 나를 세상에 존재하게 한 존재가 사실은 가장 위험한 대상이라면 나는 무엇을 믿고 무엇을 의지하며 살아 갈 수 있을것인가.

4주 뒤에는 또 다른 여자애가 실종됐다.

여름이 끝날 때쯤 되자 여섯 명의 소녀들이 실종되었다. 어느 날은 있었는데 다음 날에는 사라지고 없없다.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P.31

브로브리지처럼 작은 마을에서 여섯 명의 소녀실종 사건은 절대 작은 사건이 아니였고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는 불신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일이였다. 평범한 소녀 열 두살 클레이에게 또래의 실종 사건은 충격이였지만 오빠는 걱정할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고 엄마는 여자애들이 나쁜것이 아니라 운이 나빴을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두 사람의 말은 다 틀린 이야기였다. 지금 가장 위험한 곳은 나의 집. 그리고 나의 아빠였으니까.

어느 날 클레이는 엄마의 화장품으로 한껏 꾸미면서 놀다가 머리를 묶을 스카프를 찾기 위해 벽장을 뒤지다가 그 안에서 소녀들의 악세사리를 모아둔 상자를 발견했다. 악세사리 중 하나인 배꼽 링은 클로이도 아는 것이였다. 실종된 아이중 하나인 리나가 축제때 하고 있는 것을 본 기억이 있다. 진주 목걸이는 엄마가 알아봤다.

사건에 대해 아무런 증거도 증인도 찾지 못한 경찰은 증거품이 된 상자와 클레이의 증언으로 아빠는 소녀들을 살해한 혐의로 체포되었고 세상은 클레이의 집이 살인범의 집이라는 것을 다 알게 된다.

아빠가 판결을 받은 직후 엄마는 침실 벽장에 쓰러진채 발견 되었다. 아빠의 운명을 결정지은 그 상자가 발견된 그 벽장에서 엄마는 아빠의 허리띠로 목을 메려다가 쓰러져 다시는 움직이지 못하게 된것이다.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과 노골적인 괴롭힘에 서둘러 마을을 떠나게 되고 그렇게 30여년이 지나 클로이는 정신상담박사가 되었으며 결혼을 앞두고 있다.

침대에서 꼼짝하지 못하는 엄마를 두고 클로이는 말한다. 다시 여자애들이 실종되기 시작했다고. 그리고 그 중 하나는 자신의 환자라고.

데자뷰처럼 똑같이 돌아가는 패턴, 클로이는 혼란스럽다. 수십년전 연쇄살인범으로 잡힌 아빠는 지금 복역중인데 지금 같은 수법의 범인이 활개치고 다닌다면 아빠는 범인이 아니였던건가? 그럼 진짜 범인은 누구지?

견디지 못할 상황이 계속 이어지니 주변의 모든 것들이 다 의심이 된다.

죽은 소녀의 아버지인가, 언제나 나에게 따뜻했던 약혼자인가, 아니면 늘 나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오빠일까.

집요한 기자와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경찰관들의 태도, 달라진 시선들과 자신이 혹시 잘못된 증언을 한건 아닐까 하는 자괴감으로 클로이는 예민해진다.

정신없이 끌려가다보니 어느새 책이 끝나있었다. 이렇게 빠르게 읽히고 마무리가 좋았던 책은 참 오랫만인것 같다. 반전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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