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유언장 - 기묘한 도서관 1 서유재 어린이문학선 두리번 8
이병승 지음, 최현묵 그림 / 서유재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묘한도서관1 - 비밀유언장

[ 이 글은 출판사로 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경험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나는 할머니가 없다. 그런데 사실 있었다. 할머니와 사이가 좋지 않았던 엄마가 없다고 했었기 때문이다.

맛집 식당을 운영하면서 돈을 많이 모았다던 할머니가 이제 많이 아프셔서 엄마를 불렀고, 시골집에 유언장을 남겼으니 유언장을 찾지 못하면 재산의 일부를 기부하겠다고 한다. 재산을 모두 갖고 싶은 엄마는 나를 데리고 그 유언장을 찾으러 시골집을 향했다. 그런데 주소가 집이 아닌 도서관이다. 숲속작은도서관.

과연 할머니의 유언장은 어디에 숨겨 있을까?

알고보니 살던 집에 이어붙여서 도서관을 지었다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가장 소중한 곳에 숨긴다는 생각에 엄마는 할머니가 유언장을 책 안에 숨겨 놨을꺼라 추측한다. 그리고 시작된 유언장 찾기. 엄마는 어른들의 서가를 맡고 나는 어린이용 서가를 맡아 책을 뒤지기 시작하는데 그때 엄마의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와 틀어지게 된 이유도 알게된다.

'딸이 짜장면 한 그릇 먹고 싶다는 건 딱 잘라버리고 자기가 볼 책은 아낌없이 샀거든. 할머닌 정말 이기적이였어.'

엄마는 책만 좋아하는 할머니가 싫었고, 할머니는 책 따위는 필요없다고 생각하며 죽어라 공부만 하는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도서관의 관장님까지 자처하고 나섰으니 할머니가 얼마나 미웠을까.

하지만 도서관에서 만난 사람들은 모두 관장님이였던 할머니를 좋아했다. 그리고 도서관을 좋아한다.

진심으로 책과 책을 읽는 사람들을 좋아했던 할머니. 그런 할머니는 왜 자신의 딸과 손자는 외면하고 살았던 걸까 싶었는데 도서관에 찾아오는 중2병의 형아의 말에서 할머니의 마음을 느낄수 있었다.

"가끔 할머니랑 토론하다보면 말을 멈추고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볼 때가 있었어. 그게 어떤 눈빛이였는지 널 보니 알겠다. 내가 너였으면 하는 눈빛이였던 거야."

지내다보니 할머니의 도서관은 다른 도서관에서는 느낄수 없는 특별한 부분이 많았다.

새 친구들이 왔다고 책에 낙서를 하고 책을 찢어 비행기도 접고 배도 접고 노는 아이들이나 1970년대, 80년대..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컨셉이 잡혀있는 방들이나 이제 곧 도서관이 없어진다고 아무리 말해도 열심히 고치는 사람들이나..

책도 싫고 도서관도 싫다던 나와 엄마는 그 후에 조금 달라진다. 거짓 유언장으로 전했던 할머니의 마음을 전해받은 것이다.

'비밀유언장' 은 책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을 돌아보게 만든다. 공부와 책이 별개라고 생각하는 사람, 책 좋아한다면서 책은 읽지않는 사람들. 할아버지는 책을 잊고 사는 사람들을 책치매라고 말한다. 도서관은 부족했던 생명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보호하고 잘 자랄수 있도록 영양분을 공급해주는 인큐베이터라고도 말한다.

책을 찢으며 놀던 꼬맹이들을 떠올려보니 할머니는 책을 함부로 대하는 법이 아니라 책과 친해지는 방법을 가르쳐주고 있었던것 같다. 그렇게해서 책을 가까이두고 자주 열어보라는 것. 그것을 배울수 있는 재미난 책이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