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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문화 순례
최준식 지음 / 소나무 / 2009년 3월
평점 :
며칠 전 함께 일하던 동료가 주말에 인사동에 다녀왔다고 했다.
이유를 묻자,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의 숙제때문이라고 했다.
거리에서 외국인과 만나 간단하게 한국에 대해 묻고
함께 사진을 찍어오는 것이 숙제였다고 한다.
우리들은 서로 세월이 변했음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웃었다.
그렇다. 둘러보면 우리는 이미 글로벌 환경 하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더더욱 세계 속으로 발걸음을 내딛으며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럴때마다 마음 한 켠에 약간 아쉬움과 죄스러움이 있었다.
재작년 상해에 갔을 때도, 동경에 갔을 때도, 프놈펜에 갔을 때에도...
외국에 나가면 그 나라의 수도, 그 나라의 유적지를 방문해서
그 유래와 숨겨진 의미를 알려고 노력하지만
정작 우리나라 수도, 우리나라의 의미깊은 유적지는 그렇게 가 본적이 있었던가?라는...
평상시 나의 이런 맘을 알고 있었는지
'소나무'출판사에서 참 좋은 책을 내놓으셨다.
항상 발로 밟고 살아가지만 정작 잘 모르면서 살아가는 우리의 수도 "서울".
14세기 말 조선 건국과 더불어 한국사의 전면에 나타난터라
꽤나 많은 유적들이 있지만 바쁘다는 핑게로 둘러보지 못했고,
재미없고 고리타분하다는 고정관념으로 외면해 왔던 것 같다.
이 책은 이야기를 품은 서울, 세월의 아름다움을 품은 서울 이야기 속으로 우리를 이끌고 있다.
첫번째 길, 서울에 깃든 한국 문화, 한국인의 삶
한강, 청계천을 비롯하여 바람과 물을 다스리는 땅 서울을 조망하고 있다.
남산에서 굽어보는 서울과 서울을 지키는 청룡,백호,주작,현무.
그리고 일제가 세운 조선 신궁에 대해 사진 더불어 소상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두 번째 길, 조선의 심장을 찾아서
내가 항상 서울에 대해 미안한 맘을 갖고 있었던 것이 바로 이 부분이다.
외국인들에게 도리어 잘 알려져 있지만, 나는 너무 모르고 있는 곳들
경복궁, 북촌, 창덕궁.
저자는 이곳들을 그냥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시대를 녹여 탄탄한 인문학 책을 읽어주듯
조곤조곤 이야기들 건네고 있다.
세 번째 길, 한국인의 마음을 빚은 종교 유적
저자는 국사당, 종묘, 성균관, 조계사를 중심으로
한국인의 가락, 종묘 제례, 조선시대 대학생, 한국 불교에 대해
해박한 지식을 풀어 놓고 있다.
개인적으로 성균관편을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해 보게 되었다.
진정한 교육에 대해서, 시대를 뛰어넘어 인재에 대해서...
네 번째 길, 옛 것과 새 것의 교차로
옛것을 표현하고 있다고 대변되는 인사동 거리와
새것을 표출하고 있다고 회자되는 홍대 앞 거리를 통해
서울의 양면을 보여주고 있다.
글과 어우러지는 적절한 사진들을 보면서
저자가 꽤나 많이 발품 팔았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프롤로그를
'다 이르지 못한 길'이라고 칭하며 마무리 한다.
서울 유적 중 대표적인 것 몇개를 추려서 이렇게 글을 써보았지만
너무나도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는 것이다.
삼청동 지역도 빠졌고, 박물관도 언급을 못했고, 재래시장도, 이태원 거리도...
후후후.. 아마 곧 속편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를 해 보게 되는 대목이다.
서울거리에 이미 익숙하지만
그 익숙함에 걸맞는 지식과 애정을 갖지 못한 많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역사책을 읽듯이 꼼꼼하게 읽고, 외워야 하는 그런 책이 아니다.
사진 더불어, 즐거운 글읽기가 있는 책이다.
딸들을 데리고 주말에 성균관에 한 번 다녀와야겠다.
아이들에게 회초리 바위 위에 서게 하고, 사진 한 번 찍어줘야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