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짬뽕과 말러 교향곡 5번 특서 청소년문학 49
탁경은 지음 / 특별한서재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읽은 후, 개인적인 감상을 담은 리뷰]





중학교 2학년, 질풍노도의 시기를 지나는 15세, 그 시절을 생각하면 뭔가 불만이 가득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의 중학생은 어떤 생각을 할까?  


 클래식을 들으며 짬뽕먹는 걸 좋아하고 식물을 사랑하는 15세 정수인. 남들과 격없이 잘 어울리지는 못하지만 자기만의 것이 있음에 나름의 자부심을 가진 소녀다. 


​중학교 2학년에 올라오면서 같은 이름 다른 성격의 수인과의 만남은 괜시리 부담스럽고 싫지만 그런 마음 조차도 어쩌면 부러움 같게도 느껴진다.


​함께 급식 먹는 정도의 교우관계를 유지하는 뭔가 심심한 수인의 학교생활에 어느날 찾아온 특별한 능력!!! 바로 학교에 오래 도록 서있던 등나무와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 거기다 자주 가는 궁궐 짬뽕집이 같은반 리안의 아버지가 운영하는 곳이었다는 것. 리안과 엉겅퀴 사건으로, 자신이 부담스러워하는 김수인과 부서 이동 사건으로 얽히면서 고요하기만 했던 수인의 일상에 변화가 일기 시작한다.


수인의 의사와는 별개로 자꾸 그녀의 일상으로 스며드는 두 친구, 리안과 수인(김수인). 소녀들의 여름은 평범하지만 가장 특별한 시간이 된다.


​지금의 나로선 중학생들 뭔 걱정이 있을까 싶지만, 그녀들의 우정에도 조금의 삐그덕 댐이 시작된다. 나는 이 부분이 어쩌면 가장 기다렸던 부분이었던 것 같다. 세 사람은 다들 각자의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그녀들이 타인을 대할 때 느끼게 되는 자기 자신의 결핍의 크기는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는 것이다.


​수인에게 큰 배신감으로 다가왔던 리안의 <말걸지마>기간이라든지, 항상 특별이 남에게 격없이 대하던 김수인이 굳이 수인의 간절한 부탁에도 제비뽑기 결과지를 바꿔주지 않았던 일 등을 보며서 성인인 나도 가끔 느끼는 결핍에 눌린 나의 찌질함을 볼 수 있어서 너무 공감되었다.


판타지 같았던 등나무와의 대화. 친구들과 삐그덕 댐을 느끼던 수인은 답답한 마음을 등나무에게 털어놓는다. 


"친해지는 과정에서 다툴 수 있어.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관계는 없을 거야."


​대게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고 자신이 그런 마음이 아님을 당연하게 이해받기를 원한다. 하지만 반대로 내가 상대가 한 가벼운 말에 크게 상처받기도 한다.


그 과정을 등나무라는 판타지적인 존재로 인해 알아가고 그의 조언을 따르는 모습은 무조건 적으로 부모에게 의지하던 아이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자신의 일을 해결해 나가고 푼 15세 소녀의 자존심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도움이 필요하면 손을 내밀어야 해. 그건 절대 부끄러운 일이 아니야"


하지만 그녀에겐 아직 누군가의 따사로운 관심과 조언이 필요하다. 그리고 부끄러움과 자존심을 잠시 내려놓고 다가간 친구와의 대화에서 생각지도 못한 상대의 진심에 너무 쉽게 갈등이 해결되어진다. ​


싸우고 다음날 일어나면 다시 손붙잡고 놀던 아이에서 이제는 복잡한 감정의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앞에 놓인 소녀가 경험한 첫번째 관문같았던 순간이었다. 우리가 서로 같아서 좋았지만 서로 얼마나 다른지를 느끼게 됨과 이어져서 맥이 풀리면서도 '당연히 그렇지' 라는 생각이 드는 재미있는 순간들이었다.


그리고 이내 찾아온 뜨거운 여름방학.


선생님이 내어준 과제를 친구들과 해나가면서 그녀들은 한층더 두껴운 우정의 레이어를 쌓아간다.


말하지 못했던 각자의 아픔, 살짝은 눈물이 날 것 같았던 리안의 속마음이 상실의 아픔을 먼저 알게된 소녀의 진심이라 토닥여주고 싶었다.


수인은 어찌보면 고슴도치같다. 자신안의 말랑함을 숨기려 가시 옷을 입은 것 처럼, 속 마음은 어쩌면 궁금하고 다가가고 싶은 친구들에게도 겉으로는 무심한 척 가시를 세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이 그렇듯 그녀의 삶에도 대단하지 않은 우연들이 겹치면서 날서있던 그녀의 가시들은 아름다운 꽃으로 다시 피어난다.


<여름 짬뽕과 밀러 교향곡 5번>은 판타지를 조금 첨가한 소녀들의 성장이야기였다. 인간이란 혼자서만 살아갈 수 없음을 말한다.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서로의 결핍을 위로하고 채워가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삶을 맛보기 하는 순간인 것이다. 


지나가 버린 나의 15세의 순간들. 수인이 만큼 좋은 친구들과의 추억도 없고, 나 또한 좋은 친구가 되어주지 못했던 기억만 남아있지만 시간을 되돌린다고 해도 수인만큼 잘해나갈지는 모르겠다. 그럼에도 이 도서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성인인 나에게도 사람들과의 관계는 계속 되고 겉모습으로 판단되지 않은 내면의 따뜻함과 퐁신퐁신함을 누구든 가지고 있을 거라는 믿음이었다. ​


마녀 키키에서 보면 어른이 되는 순간 마력을 잃고 고양이와의 대화를 하지 못하게 된다. 수인도 언젠가 등나무와의 대화를 더이상 하지 못하는 순간이 오리라. 하지만 그녀가 그것은 추억을 잃는 것이 아닌 추억을 더 소중하게 간직할 순간이 찾아온 것이라는 걸 아름답게 받아들이는 어른이 되는 순간을 그려보며 도서 리뷰를 마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읽고 읽고 말하다
아사쿠라 가스미 지음, 전화윤 옮김 / 현암사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제공받아 읽은 후 개인적인 감상을 담아 작서한 리뷰]





​기나긴 팬데민 이후 오랜만에 독서모임을 재개하는 시점에서 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생각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전원참석한 회원들. 한 절씩 낭독하며 진행되는 이 모임은 그저 책을 읽고 내용만을 나누는 것이 아닌, 그들의 나이만큼 겪어오 삶의 노고와 아픔들, 먼저 보낸 가족들과 친구들에 대한 그리움, 그 힘듦 속을 살아낸 이야기가 펼쳐진다.


나는 책 모임은 하지 않지만 대체로 책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낭독을 하는 모임이라는 것에 조금 신선함을 느꼈다. 시각이 우선인 책이 라는 매체를 시청각과 표현이라는 액팅을 더 한다는 것은 조금 더 많은 에너지를 요하게 된다.


​그들의 의견과 이야기는 주제가 되는 책에 국한되지 않는다. 계속에서 논제에서 벗어나고 누군가의 말이 여러사람의 입을 통해 전달되기도 한다. 한마디로 어수선하면서 두서가 없게 느껴진다. 


"종종 있지 않습니까. 책을 읽다 보면 특별한 것도 없는 면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추억이 떠오르는 순간 말입니다."


​개인적인 추억이라는 말에 정말 공감이 되었다. 가끔 책 내용과 상관없는 어떤 지점에서 과거의 기억 속에 빨려들어가서 독서를 방해당한 경험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인간적이게 이 작품에서도 어떤 구절에서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서로의 기억을 소환해 한바탕 이야기 꽃을 피운다.


나는 책을 읽으며 오래전에 봤던 영화 조이럭클럽이 생각 났다.  참견많고 말 많은 할머니들의 모임이지만 주인공은 어머니가 그리워 마작 모임에 나가게 되고 그 곳에서 엄마의 과거의 아픈 이야기에 공감하고 그녀의 과거 놓치 못한 그 한을  풀어내며 화해해 나가는 이야기 였다.  


불현듯 찾아온 나 개인의 추억으로 잠깐 영화관련 정보를 서치해 보곤 나도 모르게 피식 웃게되었다. 나도 노년의 북클럽 회원들 처럼 샛길로 빠져버렸다는 것이 너무 웃기면서도 재미있었다.


먼저 보낸 아내에 대한 추억을 말하던 회장의 이야기는 마음을 울컥하게 하면서도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녀의 유품인 책들을 꺼내보며 그녀가 밑줄 그은 구절들과 짧막한 메모들이 선물처럼 튀어나오며 그녀에 대한 그리움이 배가 되면서도 너무 소중하고 아껴지게 될 물건들이다. 


잔잔하게 밀려오는 추억의 파노라마는 마음을 저미게 하면서도 그런 놓을 수 없는 소중한 기억들이 지금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준 다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혼자 골방에서 쓸쓸히 추억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바로 이 북클럽이 있는 존재의 이유이기도 하다.


또 하나 이 북클럽의 특징은 참으로 오래 알고 지낸 세월만큼 다들 적극적이라는 것이다. 누군가가 의견을 내면 거기에 달려드는 참견분위기가 된다.


​무언가 하나 의견이 나오면 거기에 모두 한꺼번에 달려들어 참견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곤 한다.


.


제각각 열심히 "좋아요!" 버튼을 누르는 듯한 느낌


의견에 동참해주는 분위기는 나도 어딘가에 속해진 사람이라는 느낌을 준다. 누구에게나 다가올 노년이라는 시간이 무섭지만 그 속에서 같은 시간을 걷는 동료들과의 나눔이 커다란 위안이 되어준 다는게 너무 따뜻하게 느껴졌다. 


​연대라는 건 거창한 것이 아니라는 걸 느끼게 해준다.


<읽고 읽고 말하다>는 특별한 사건도 특별한 이야기도 없지만 책 이라는 매계를 통해 감정을 나누는 연대의 공간을 열어준다. 작중 젊은 작가이지만 지금은 글을 쓰지 못하고 있는 야스다는 이 특별할 것 없는 어수선한 북클럽에서 자신 또한 다시 글을 쓸 용기를 얻게된다. 나이들고 사그러져가는 사람들의 불꽃은 그 어떤 젊음의 열기보다 뜨겁진 않지만 따사로운 다정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무언가를 읽고 내가 느낀 것을 말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 누군가의 의견을 듣고 다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걸 깨닫는 것. 그래서 조금더 나의 생각의 깊이를 더하고 세상을 넓게 볼 수 있음이 바로 성장이라는 것이 아닌가 한다. 


​사람에게 성장의 때가 따로 있을까? 성장은 결코 혼자 할 수 없다. 나와 더불어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아가고 그들을 소중하게 여길 수 있는 마음부터가 시작이리라. 사람들 속에서 나이들어가며 언제까지고 성장해 갈 수 있다는 기쁨을 제대로 알게 해주는 잔잔하지만 꼭 만들고 싶은 연대의 긍정적면을 보여주는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루 1시간, 작가가 되다
황준연 지음 / 작가의집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업체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직접 읽은 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막연하다. 거기다 작가가 된다는 것은 실화 같이 느껴지지 않는다.


황준연 작가는 하루 1시간을 투자하면 몇달만에 책을 쓸 수 있다고 이야기 한다.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마치 <시크릿>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왠지 이책만 따라하면 멀게만 느껴지는 작가라는 꿈이 한발 가까이 다가선 느낌이었다.


직장생활을 하는 것은 돈을 벌어 생활을 유지하고 싶은 경제적인 필요이기도 하지만, 직장내에서 한단계 한단계 올라서는 자신을 바라보는 만족의 의미도 담겨 있다.


하지만 단계를 밟아 올라서는 나를 만나기에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진 지금이다. 그러니 직장은 나에게 노력하고 싶은 공간이라기 보다 하루하루 버티며 탈출하고 싶은 곳이 되어 버렸다.


작가는 말한다. 평생직장은 없지만 평생직업은 있다.

그리고 세상은 당신의 스토리를 기다린다.


그렇다면 의문이 든다. 내 인생은 너무 평범하다. 내 스토리가 과연 사람들에게 특별함을 줄 수 있을까?

작가는 책은 손이 아니라 발로 쓴다고 표현한다.

움직이라!!

자신이 계발하고 싶은 분야를 공부해라. 끊임없이 읽고 지식을 쌓아라. 성공한 사람이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 책을 써야 성공한다.


이미 성공한 사람들의 책에서 얻는 지식들은 토대가 되어 또 다른 나의 길의 지침이 되어준다는 뜻 같았다. 접한다, 그리고 내 이야기를 담는다. 그래서 많이 읽는 사람들이 훌륭한 독자가 되고, 훌륭한 작가가 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내 머리를 때리는 한방이 있었다.

모방의 창조의 어머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은 어렵지만 이미 있는 것에 스토리를 더 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많이 읽으면 텍스트를 3D 로 상상하게 된다. 그리고 나의 머릿속에 떠도는 생각들을 자판에 옮겨 놓는다. 글자라는 정제된 것으로 박아 놓았을 때, 상상은 손에 잡히는 실체로 변한다.


작가는 말한다.

너의 경험과 실력을 과소평가하지 말아라!!


2장까지가 동기부여를 해준다면

3장은 실질적으로 글을 쓰면서 생각해야 할 것들을 정리해 준다. 장르와 콘셉 정하기, 제목만들기, 독자가 원하는 것 찾기, 목록정하기, 탈고하기 등등


마치 작가가 되어 글을 쓰는 것 처럼, 따라가다 보면 현실적 조언이라 마음에 드는 챕터였다.


하루 1시간이다.

꾸준함을 이길 것은 없다.


그 한 문장이 희망을 준다. 당신이 엄청난 스팩을 가져야만, 돈을 많이 벌어야만, 사회적으로 명성이 높아야만 책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걸 말해준다.


지금 내 인생이 큰 불만이 없다면 정말 좋겠지만, 불안하고 인생의 진전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책을 쓰라는 말은 희망 같다는 생각이 든다.


황준영 작가는 자신의 인생이 스팩이 아닌 스토리의 성공이라 표현한다.


이유없이 멈춰있다면 타인의 의심과 비웃음으로 인해 주저하지 말라 말한다.


자신이 생각하는 자아를 이루는 실현을 하라!!!


그것이 가장 포인트였다 생각한다.


나는 자기 계발서를 정말 싫어한다. 하지만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너무나 읽고 싶었다. 나만의 자기실현은 글을 쓰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는 내가 어떤 분야의 책을 쓸것인가를 알려주지 않는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고 원하는 그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희망을 준다.


하루 24시간 중, 나를 위한 단 한시간을 선물해 주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페이퍼 체이스 인 경성
윤채근 지음 / 북레시피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아 정독 후, 개인의 의견을 담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곧 8월이다. 


항상 잊고 지내다가도 8월이 가까워오면 일제시대를 살았던 우리 선조들의 삶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가 없다.


독립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그 사실을 알지 못했던 가장 어두웠던 시절인 1940년대, 일제 권력에 대항한 광복군과 첩자를 오가는 인물들의 가슴 졸이는 서사가 담긴 <페이퍼 체이스 인 경성>을 함께 해보고자 한다.


외과의사 김욱은 돌아가신 어머니의 유서를 접하고, 그 속에서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부모님의 삶에 대해 알게되면서 순식간에 1942년으로 빨려들 듯 이야기는 시작된다.


페이퍼 체이스 - 종잇조각을 떨어뜨리며 도망가는 자를 술래가 쫓는 게임 


찢어진 종이를 쫓아 따라오는 술래와 달아나는 도망자. 마치 일제시대를 살아낸 독립군과 밀정, 밀정과 독립군들을 빗대어 말하는 것만 같다. 


정신없이 시작되었던 김혁의 행적, 처음엔 그가 독립군인지 변절자인지 나조차도 헛렸다. 그가 쫓는 이들은 찢긴 종이 처럼 흩어져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이는 급변하던 40년대를 살아낸 많은 식민지 청년들의 혼란했던 마음과 잡을 수 없는 꿈이 멀어지는 좌절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분법적 견해로 잘잘못을 따지기 어려웠다.


험난한 시대를 살아가 던 이들은, 자신의 이름을 잃고 스스로 선택한 삶보다 살기위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기로에 놓이며 결국 타협이라는 이름의 굴복을 맛보게 된다. 신념을 따랐다 생각했던 이들 조차도 결국은 제국의 최선단에서 민중을 괴롭히는 꼭두각시로 살아야 했던 무엇하나 제 마음대로 살 수 없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그럼에도 결코 독립의 길을 의심하지 않고 술래의 롤을 자처한 김혁의 끊질기고 불안한 쫓음은 자신을 모두 버린 채, 한가지 목표에만 몰두한 감정을 없애려하는 공작원의 모습이라 차갑고, 외롭게 느껴졌다.


그 어떤 인간적인 것을 기대할 수 없이 살아내기 위한 각자의 선택들이 지금 우리의 눈에는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 알지만, 그 시대의 절박함을 생각하며 아프지만 이해되는 부분들이 많아 읽으면서도 가슴 답답한 슬픔이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대한 소용돌이 안에서 이름도 남기지 못하고 사라져 갔을까? 


나라면 끝까지 독립의 길만 따라서 갈 수 있었을까?


누군가가 남겼던


<독립을 될 줄 몰랐으니까!> 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는 헛웃음이 나왔었다. 하지만 1940년대를 살았던 누구라면 그저 손에 잡히지 않은 멀고 먼 꿈 처럼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아주 작은 종잇쪽 하나까지도 놓치지 않고 오직 독립의 길만을 바라봤던 개인의 이야기가 결국 지금의 독립된 대한민국을 만들어준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뭉클하다. 


이 소설은 역사적 인물과의 연결을 작품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가상의 인물들 조차도 누구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그들의 행적을 정확히는 알지 못한 다고 해도 내게는 너무나 의미있고 가슴 저리게 감사하는 시간이었다.



2020년대의 서울에서 1940년대의 경성으로 


지금 내가 발 디디고 서있는 이곳에서 벌어졌던 생사와 나라의 운명을 건 술래잡기!! 


정말 영화를 한 편 본 것 같은 여운과 스펙타클함이 느껴진 짙은 여운을 남긴 작품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혼의 왈츠 2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개인적인 견해를 담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퇴행최면을 통해 전생에서 아포칼립스를 막을 방법을 찾던 외제니는 그곳에서 많은 인연을 만나고 또 기록이라는 수단을 통해 단서를 남기는 모습이 인상적인다. 하지만 몽매주 세력이 제일 먼저 대학의 도서관과 명화를 없애려는 움직임은 과거 중국의 문화혁명을 연상케 하는 동시에 신체의 훼손 보다 정신적인 가치를 상실하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느껴져 소름이 돋아온다. 결국 과거부터 쌓아온 인간 영혼의 기록들을 멸하는 것이 가장 무서운 아포칼립스였다는 의미로 느껴졌다.


불의 발견으로 인간은 밤에도 사냥을 하게되고 더욱 따뜻하게 지내게 되었고 음식을 익혀 먹을 수 있어 많은 위험에서부터 벗어나게 되었다. 하지만 모든것이 인간 문명에서 단지 이익을 얻는 가치로만 사용되지 않는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가장 극적인 장면이 연출된다. 


아포칼리스 D+4


나는 그 장으로 넘어가기 전, 잠시 숨을 고르고 후의 상황을 상상해 봤다. 과연 몽매주 세력과 외제니들 중 누가 성공했을까? 그리고 그 사건에 참전한 사람들을 한명 한명 생각해본다. 슬로우로 그려지는 그 순간의 장면안에서 각자의 움직임이 느껴지는 것이 신기하다. 그리고 어떤 결말이든 그 다음이 찾아온다.


스포라고 해도 할 수 없지만 몽매주 세력이 원하는 아포칼립스는 찾아오지 않았다. 사실 커다란 지각변동급의 엄청난 세계의 종말을 예상했다면 싱거울 수 도 있는 이야기 이지만 무너지는 현실 앞에서 작은 몸부림이라도 치려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결국에는 세상을 구한다는 결말이 아름다웠다. 나는 지식인이 아니라서, 나는 그림의 가치를 모르니까 등등의 변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오늘같은 평화의 날이 찾아왔을까?



​1권이 자유의지로 외제니가 구원의 길을 찾으러 떠났다면, 2권은 작은 손들이 쌓은 영혼의 탑들을 다른 작은 손들의 빚음으로 지켜냄 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아무래도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작가이기 때문이였을까? 이 작품은 어찌보면 꽤 철학적이면서도 엄청 단순한 이야기였다. 어떤 사상이나 주의 등을 잘 모른다고 해도, 우리가 고전을 읽고 그 안에서 사람들의 인생을 보면 바보같다 하면서도 반복하지만 그러면서도 조금씩 나은 방법을 찾아간다. 그래서 기록이 필요하고 무언가를 남기기 위한 사람들은 작은 몸부림은 항상 가치를 가지게 된다. 과거를 다시 보고 그 인생이 남긴 기록이 매번 반짝이는 결과를 주지 않았다고 해도(4.5이하의 점수를 받는 다고 해도 ㅎㅎ) 가치가 없다고 말할 수 없다. 마지막 외제니의 경험은 안에서부터의 빛을 발하는 영혼의 채움을 경험하게 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으로 빚어진 외제니의 전생들이 조금은 허무맹랑하게 느껴지는 대목들도 있었고 주인공 버프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 읽고 나면 뭔가 따뜻한 빛으로 영혼이 치유되는 기분이 든다. 우리는 너무 자극적인 강한 맛을 원한다. 하지만 이 소설은 내가 계속 해서 기대했던(?) 극한의 상황은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보다 더 무서웠던 영혼의 파괴 문턱에서 살아남았음을 알았을 때, 안도감을 느꼈다. 


​우리가 진정 무서워 해야할 아포칼립스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했던 가치있는 시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