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속도라는 것이 도무지 실감이 나지 않았었는데, 지난번 포스팅과 오늘 포스팅을 통해 빛의 속도라는 것에 대한 느낌을 어렴풋이나마 느끼게 되었다. 추가로 왜 사람들이 아인슈타인을 대단하다고 말하는지 조금이나마 실감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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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이어 읽다가 별과 행성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데, 나는 이 과정을 보면서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별과 행성도 맨 처음에는 그 존재의 시작이 미미한 티끌이나 먼지부터 시작하였지만 이것들이 점차적으로 뭉쳐지면서 별도 되고 행성도 되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또한 이것을 단지 우주에서 일어나는 현상으로만 보기보다는 다른 분야에도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는 어떤 근본 원리나 법칙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추가로 정확히 성경 어디인지는 모르겠는데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라는 문장도 문득 생각났다. 모든 세상만사가 다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위에 쓴 성경말씀이 욥기 8장 7절에 나온다고 한다. 나는 그냥 막연하게 창세기인줄 알았는데 욥기여서 약간 의외이긴 했다. 한편으로는 그만큼 내가 성경적인 지식이 미미하다는 반증일지도 모르겠다. 성경도 좀 열심히 읽어야 겠다.

빛보다도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있다는 주장을 우리는 종종 듣게 된다. 예를 들면, ‘생각의 속도‘ 같은 것인데 이것은 매우 어리석은 주장이다. 왜냐하면 우리 뇌의 신경 전달 신호는 당나귀가 수레를 끄는 것과 같은 느린 속도로 뉴런 사이를 움직이기 때문이다. - P405

인류는 상대성이론을 궁리해 낼 정도로 영리하기는 하지만 그리 빠르게 사고하지는 못한다. 그러나 현대 컴퓨터의 전기 회로 속에서는 전기 신호가 거의 빛의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 - P405

특수 상대성 이론은 아인슈타인이 20대 중반에 혼자서 수립한 이론이다. 특수 상대성 이론은 그 후에 그 이론을 검증하기 위해 수행된 각종 실험에서 그 정당성이 입증됐다. - P405

자연법칙의 파기가 반드시 범죄의 성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자연의 금지 사항을 어기는 것을 자연 자체가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그런 사건의 발생은 애초부터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 P406

(상대성 이론에 관한 글에서 우리는 "....라고 상상해 보자" 로 끝나는 문장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즉 머릿속에서 실험을 해 보자는 말이다. 그래서 아인슈타인은 이런 실험에 "사고 실험思考實驗, Gedankenexperiment" 이라는 멋진 이름을 붙였다.) - P406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모든 것이 당신 앞에 머물러 있는 매우 작은 동그란 창 안에 모여 있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빛의 속도로 달리는 사람에게는 세상이 이상하게 보이는 것이다. - P407

한편 멈춰 서 있는 관찰자의 입장에서는 만약 당신이 멀어지고 있다면 당신에게 반사되어 오는 빛이 빨갛게 보이고 가까워지면 파랗게 보인다. 당신이 관측자를 향하여 달리고 있다면 당신은 기분 나쁜 색깔의 광채에 둘러싸인 것으로 보일 것이다. 왜냐하면 당신에게서 방출되는, 통상적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던 적외선이 짧은 파장 쪽으로 이동해서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이 되기 때문이다. - P407

당신은 움직이는 방향으로 압축되고 질량은 증가하며 광속과 같은 속도로 움직일 때의 가장 짜릿한 결과인 시간 지연 時間遲延medilacion이라는 이상한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시간 지연은 글자 그대로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현상을 일컫는다. 그러나 당신의 뒷좌석에 앉아서 당신과 함께 움직이는 관찰자는 이런 현상을 전혀 느끼지 못할 것이다. - P407

이런 이상하고 복잡해 보이는 특수 상대성 이론의 예측들이 모두 사실로 확인됐다. 여기서 사실 확인이란, 과학에서 진리眞理라고 인정하는 그런 깊은 수준에서 검증된 사실이라는 뜻이다. 이 현상들은 당신과 관찰자 사이에 상대 운동이 있을 때 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시각적 환상이 아니라 실제 현상이다. - P407

또한 이런 현상은 많은 실험 결과들과도 일치한다. 매우 정확한 시계를 비행기에 실어 옮기면 지상에 가만히 있는 시계보다 약간 느리게 간다. 또 입자 가속기는 입자의 속도가 증가함에 따라 입자의 질량이 무거워지는 현상을 고려하여 설계되어 있다. 만일 그렇게 설계하지 않으면 가속된 입자들이 실험 기구의 벽에 충돌하게 되므로 실험핵물리학에서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을 것이다. - P408

속도는 거리를 시간으로 나눈 값이다.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일상생활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속도를 더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에게 익숙한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의 개념을 버려야만 한다. 절대 공간과 절대 시간은 상대 운동과는 무관한 개념이었다. 상대 운동의 영향 때문에 길이의 단축과 시간의 지연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다. - P408

광속에 가까운 속력으로 여행을 하면 당신은 나이를 거의 먹지 않지만, 당신의 친구나 친척들은 여전히 늙어 간다. 당신이 상대론적인 여행에서 돌아왔을 때, 친구들은 몇 십 년씩 늙어 있겠지만, 당신은 전혀 늙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빛의 속도로 여행한다는 것은 일종의 불로장수의 영약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 P408

특수 상대성 이론에 따르면 빛의 속도에 가깝게 움직일 때 시간의 흐름이 지연된다. 그 까닭에 우주여행을 하는 사람은 늙지 않으면서 다른 별로 갈 수 있게 될 것이다. - P408

오리온과 다이달로스는 광속의 10분의 1의 속력으로 여행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다. 그러면 4.3광년 떨어진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까지 가는 데 인간의 일생보다 짧은 43년이 걸릴 것이다. 이 정도 속도의 우주선으로는 특수 상대성 이론의 시간 지연 효과를 크게 기대할 수 없다. - P411

오리온과 다이달로스는 다세대multigeneration 우주선으로 쓰이게 될 것이다. 다른 별의 행성에 실제로 도착하게 되는 이 우주선의 주인은, 몇 세기 전에 우주여행을 시작한 사람들의 먼 후손이라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인간이 안전하게 동면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우주여행자들을 얼렸다가 여러 세기가 지난 후에 다시 녹여서 깨울 수 있도록 말이다. 이런 비상대론적 우주선은 엄청나게 많은 비용이 들 것 같으나 광속에 버금가는 속도의 상대론적 우주선보다는 설계·제작·활용의 측면에서 볼 때 비교적 쉬워 보인다. - P412

로버트 버사드 Robert W. Bussard가 제시한 성간 램제트 ramjet 엔진 ㅡ 이 엔진은 우주 공간에 있는 수소 원자를 포함한 성간 물질들을 핵융합 엔진으로 흡입한 다음, 이것을 뒤쪽으로 분사하여 추진력을 얻는다. 이 경우 수소는 연료와 반응 물질의 역할을 동시에 하게 된다. - P412

우주 공간에 널린 게 수소라고는 하지만 밀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대략 10세제곱센티미터의 부피에 수소 원자 하나가 겨우 들어 있을 정도이다.) 버사드의 램제트 엔진이 작동하려면, 엔진 앞쪽에 설치할 흡입 장치의 크기가 거의 수백 킬로미터는 돼야 할 것이다. - P412

우주선이 거의 빛의 속도에 가까워지면 우주선을 향해 접근하는 수소 원자들의 속도 또한 상대적으로 빛의 속도에 가깝게 될 것이고, 따라서 잘못하면 고속으로 가속되어 날아 들어오는 우주선 입자宇宙線 粒子, cosmic ray particles 때문에 우주선과 그 안에 타고 있는 승객이 모두 녹아 버릴 위험성도 있다. 물론 이런 위험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 ㅡ 레이저를 이용하여 유입되는 원자들을 전리시켜 하전 입자로 변화시킨 후, 강한 자기장을 사용해서 입자들을 모두 흡입 장치로 빨아들이자는 아이디어 ㅡ 이 제시되기는 했지만, 이 역시 앞서와 마찬가지로 상당한 크기의 흡입구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지 못하다. 우리의 목표는 실용적인 크기, 즉 어느정도 작은 엔진을 사용하여 광속에 접근하는 것이다. - P413

지구는 우리를 지구 중심으로 잡아당기고있다. 그래서 자유 낙하하는 물체는 1초에 초속 9.8미터씩 가속되면서 떨어진다. 우리를 지구 표면에 묶어 두는, 또는 중심으로 끌어당기는 이 힘을 우리는 중력이라고 부르고, 그 크기를 1g로 표시한다. 즉 사람은 지상에서 1g에 해당하는 힘을 받으면서 살고 있다. - P413

우주여행 중에서도 1g의 가속을 받는다면 우리는 우주선에서 아주 편안한 여행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지구에서의 중력과 가속 중인 우주선 안에서 느끼는 관성력이 같은 성격의 힘이라는 것은 아인슈타인이 제안한 일반 상대성 이론의 주요 개념이기도 하다. - P413

우주 공간에서 1년 정도 1g의 가속을 계속해서 받으면 광속에 가까운 속도에 도달한다. 구체적으로 계산을 해 보이면, (0.01km/sec^2)×(3×10^7sec)=3×10^5km/sec와 같다. 여기서 1년이 3000만 초, 1g의 크기가 9.8m/sec, 즉 0.01km/sec^2와 비슷하며, 광속이 초속 30만 킬로미터임을 기억하기 바란다. - P413

행성을 동반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바너드의 별 Barnard‘s Star 은 태양에서 약 6광년 떨어져 있다. 당신이 우주선을 타고 앞에서 이야기한 식으로 이 별을 향해 달린다면, 약 8년 후면 이 별에 도착할 수 있다. 여기서 8년은 우주선에 실린 시계로 잰 당신의 시간이지, 우주여행의 장도壯途에 오르는 당신에게 손을 흔들며 환송했던 사람들의 시간이 아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은하수 은하의 중심까지 가는 데에는 21년 걸리고 안드로메다 은하에는 28년이면 도착한다. 그렇지만 지구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는 우주여행객의 21년이 무려 3만 년에 해당하는 장구한 세월이다. 그러므로 당신이 우주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때, 당신을 마중 나온 환영 인파 중에서 환송의 손을 흔들던 사람은 단 한 명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 P416

소수점 여러 자리까지 광속에 가깝게 접근한다면, 이론상으로 단 56년이면 우주를 한바퀴 돌게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시 말하건대 여기서 56년은 우주선에서의 시간이다. 지구인의 시간으로는 수백억 년에 해당하는 시간이다. 사실 우주여행에서 돌아올 때쯤이면 지구 자체가 없어졌을 것이다. 지구는 이미 까맣게 타 버린 숯덩이로 변해 있을 것이며, 태양은 아주 오래전에 빛의 방출을 멈췄을 것이다. - P417

상대론적 우주여행은 고도로 앞선 문명에게는 우주 전역에 접근할 수 있는 실질적 방안을 마련해 줄 것이다. 그렇지만 어디까지나 우주선을 타고 움직이는 사람들에게만 실현 가능한 방안이다. 우주여행객이 제한된 시간 안에 이렇게 우주의 구석구석을 전부 돌아볼 수 있다손 치더라도, 아직도 문제는 남아 있다. 지구에 있는 가족에게 그 어떤 정보도 광속 이상의 속력으로 보낼 수 없다는 문제 말이다. - P417

우리 인류가 멸망하지만 않는다면 언젠가는 별을 향해 광속 여행을 할수 있는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태양계 내부의 탐사가 끝나면 다른 외계 행성계에 대한 탐사도 이루어질 것이다. - P417

우주여행은 공간뿐 아니라 시간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따지고 보면 우주여행은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이다. 우리는 미래속으로 빨리 여행함으로써 공간 속을 빨리 움직여 갈 수 있다. - P417

우리는 이 순간에도 미래를 향한 시간 여행을 하고 있다. 하루에 24시간씩 말이다. 상대론적 우주선을 이용하면 미래 속으로 빨리 여행할 수 있다. - P417

과거로의 시간 여행은 불가능하다고 믿는 물리학자들이 많다. 설사 과거로의 여행을 가능케 하는 어떤 장치를 마련한다손 치더라도, 이들의 주장에 따를 것 같으면, 과거의 그 무엇도 바꾸어 놓을 수 없다고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과거로 돌아가서 당신을 낳아준 부모의 결혼을 못하게 막았다면, 당신의 출생 자체가 부정되고 만다. 하지만 그 상황에서도 그 상황을 초래한 당신은 존재한다. 이것이야말로 모순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2가 무리수라는 것을 증명할 때처럼, 또는 특수상대성 이론의 동시성 패러독스처럼 결론이 모순에 빠지게 된다면 그 전제는 버려야 마땅하다. - P418

어떤 물리학자들은 역사를 달리하는 두 갈래의 우주들이 서로 나란히 실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두 우주는 양쪽 모두 독립적으로 실재할 수 있는 우주이다. 하나는 당신이 아는 우주이고 다른 하나는 당신이 태어나지 않은 우주이다. 어쩌면 시간은 그 자체로서 수많은 잠재적 차원을 갖지만 우리는 그중에서 단 하나의 차원과 연관된 세상에서만 살아갈 운명인지 모른다. - P418

역사는 사회, 문화, 또는 경제 등의 매우 복잡한 동인動因 들이 쉽게 풀리지 않는 실타래같이 서로 얽히고설켜 이루는 결과 - P418

아주 사소한 조작이 역사의 큰 물줄기를 바꾸어 놓는 경우도 종종 있다. 먼 과거에 일어난 사건일수록 시간이란 지렛대의 길이가 더 길어지므로 역사에 남기는 영향은 그 만큼 더 커지게 마련이다. - P419

100만분의 1센티미터도 되지않고 어떻게 보면 아무것도 아닌 미물로 인해서도 인류사의 미래는 크게 바뀔 수 있는 것이다. - P419

남성이 한번 사정할 때 수억 개의 정자가 나오는데, 이중에서 오직 하나의 정자만이 다음 세대의 생식을 위해 선택된다. 그런데 바로 이 선택을 통해서 그 다음 세대의 육체적, 정신적인 특징들이 결정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2,500년 전의 아주 사소한 상황들이 조금만 다르게 전개됐더라면 우리는 현재 이 자리에 있지 않을 것이다. 또한 이런 생각에 기초한다면, 우리와 동시대를 사는 또 다른 다중 세계들이 무수히 존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P421

우리 주변에는 태양계뿐이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 다르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목성, 토성, 천왕성도 그 주위에 위성들을 거느리며 태양계와 비슷한 구조를 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면, 실은 하나가 아니라 네 개의 행성계가 우리 주변에 있는 셈이다. 목성형 행성들이 거느린 위성들의 상대적 크기며 그들 사이의 상대 간격 등을 보면, 목성, 토성, 천왕성도 각각 하나의 축소판 태양계를 이룬다고 할 수 있다. - P422

질량이 뚜렷하게 서로 다른 별들로 구성된 쌍성계들의 다양한 자료를 통계적으로 분석해 보면. 우리의 태양같이 단독으로 존재하는 별들 주위에서 행성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 P422

고유 운동固有運動, proper motion이 비교적 큰 별이 아주 멀리 떨어져 있는 별들을 배경으로 하여 천구 면에서 이동하는 경로를 수십여 년 동안 지속적으로 관측하면 그 별 주위에 행성이 돌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다. - P424

고유 운동이란 별이 1년 동안 천구상에서 움직인 각거리를 초(") 단위로 나타낸 것이다. - P424

가까운 별일수록 겉보기 운동이 크게 나타나므로, 고유 운동이 크다는 이야기는 우선 가깝다는 뜻이다. 그런데 별의 운동 방향이 관측자의 시선과 정확하게 일치한다면, 아무리 오랫동안 관측해도, 그런 별에서는 고유운동이 측정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관측자의 시선 방향에 수직한 방향성분의 운동만이 고유 운동에 나타난다. - P424

고유 운동이 큰 어떤 별 주위로 목성 정도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 우리 시선에 수직한 평면에서 궤도 운동을 한다고 머릿속에 그려 보자. 빛을 내지 않는 행성이 관측자의 시각視角에서 봤을 때 중심 별의 오른쪽에 있다면, 그 별은 중력의 작용으로 행성 쪽으로 약간 끌리게 될 것이다. 반대로 별의 왼쪽에 있다면, 중심 별은 마땅히 왼쪽 방향으로 중력을 받는다. 그러므로 그 별이 천구 면에 그리는 경로는 직선이 아니라, 자신이 거느린 행성으로부터 받는 중력 섭동 때문에 삼각함수 꼴의 구불구불한 곡선을 그리게 된다. - P424

비록 딸려 있는 행성이나 동반성을 직접 볼 수 없더라도, 어떤 별의 천구상 운동이 이와 같이 주기성의 곡선을 그린다면 우리는 그 별 주위에 보이지는 않지만 어떤 천체가 반드시 존재한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원리를 이용하여 연구할 수 있었던 최초의 별이 바로 바너드의 별이었다. 바너드의 별은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단독성이다. - P425

삼중성인 켄타우루스자리 알파별의 경우, 그들 사이에 일어나는 중력의 복잡한 상호 작용 때문에 그 주위에 상대적으로 작은 질량의 행성들을 찾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사실 바너드의 별만 하더라도, 수십 년에 걸쳐서 수집된 사진 건판에서 현미경으로나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아주 미세한 위치 변화를 측정하여, 겨우 발견한 것이었다. - P425

케플러의 세 번째 법칙을 이용하면 목성 정도의 질량을 가진 행성이 바너드의 별 주위에 둘 또는 그 이상 돌고 있을 것이라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 그들과 중심 별과의 거리는 태양과 목성이나 토성 사이의 거리보다 약간 짧은 것으로 나왔다. - P425

최신 측정에 따르면 바너드의 별이 동반하는 천체의 질량은 지구의 3배 이상인 것으로 판명됐다. 따라서 지구형 행성일 가능성이 높다. - P425

별 주위에서 행성을 찾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여러 가지 개발되고 있다. 그중의 하나가 인위적으로 식蝕을 일으키는 것이다. 우주 망원경 앞에 차폐 원반을 설치하여 중심 별에서 오는 빛을 살짝 가리면 행성 표면에서 반사된 중심 별의 빛을 알아볼 수 있다. - P425

차폐 원반으로 중심 별을 가리기 전에도 반사된 빛이 우리에게 도달했음에는 틀림이 없으나 중심 별의 광채가 워낙 휘황하기 때문에 그 속에 완전히 파묻혀 따로 식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달의 어두운 면의 경계를 이용하면 차폐 원반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 - P426

2006년 겨울 현재까지 외계에서 발견된 행성체들의 개수는 170여 개에 이른다. - P426

최근에는 적외선 관측을 통하여 가까운 별들 주변에서 원반 모양의 가스와 티끌의 구름을 찾아내기도 했다. 이러한 원반형 구름은 행성이 만들어지기 직전의 상태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 P426

이론적 측면에서 행성계의 형성은 은하수 은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라는 의견이 제기됐다. 컴퓨터를 이용한 일련의 수치 모의실험에서 우리는 가스와 티끌로 구성된 고밀도의 회전 성간운이 별과 행성으로 진화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 P426

거의 구에 가까운 모양으로 시작한 회전 성간운이 회전 원반으로 그 형태가 변해 가면서 원반 중앙에 원시 별이 만들어지고, 그 주위 원반에서 행성들이 자라 가는 모습 - P426

먼저 작은 질량의 물질 덩어리들을 회전 원반에 불규칙하게 집어넣고 그들이 성장해 가는 과정을 자세히 살핀다. 원반에서 만들어진 미행성微行星, planetesimal을 나타내는 이 덩어리들은 회전 원반 안에서 궤도 운동을 하면서 주위에 있던 기체물질과 고체 티끌을 휩쓸어 자신의 크기와 질량을 점점 키워 간다. 적정 수준 이상의 질량을 갖게 되면 중력의 작용으로 주위의 기체, 주로 수소 기체를 끌어 모음으로써 성장의 속도를 더한다. - P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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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어떤 유전자가 ‘좋은‘ 유전자인지 얘기하면서 시작한다. 독자인 나는 이를 단순히 유전자 차원으로만 한정하기보다는 사람에게도 충분히 적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전자는 혼자 있을 때 ‘좋은 것‘이 아니라, 유전자 풀 내 다른 유전자를 배경으로 할 때 좋은 것이어야 선택된다. 좋은 유전자는 수 세대에 걸쳐 몸을 공유해야 할 다른 유전자와 잘 어울리고 또 상호 보완적이어야 한다. - P181

귀두라미 수컷이 최근에 다른 수컷과의 싸움에서 이겼을 때에는 암컷과 교미하기가 더 쉽다는 것을 보였다. 이것은 ‘말보로 공 효과 Duke of Marlborough Effect‘라고 불러야 할 것이다. 이것은 말보로 공작부인의 일기 중에 나오는
"각하는 오늘 전쟁에서 돌아오셔서 승마 구두를 신은 채로 나를 두 번이나 기쁘게 하셨다"는 구절 때문이다. - P528

"큰 시합 전 24시간 동안 테니스 선수의 테스토스테론(남성 호르몬) 양은 두 배가 됐다. 이후 승자의 호르몬 양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패자의 양은 급락했다." - P529

ESS 모델에서는 유전적 체계가 구체적으로 어떻다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 대신 막연하게 닮은 것은 닮은 것을 만들어 낸다는 전제는 하고 있다. 대부분 이 정도 전제면 충분하다. - P529

실제로 약간 막연하고 애매한 것이 오히려 이로울 수도 있다. 왜냐하면 그것은 보통은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유전적 우열 관계와 같은 구체적인 사실에 얽매이지 않고 본질에 집중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 P529

ESS적 사고는 부정적인 역할을 할 때 가장 유용하다. 자칫 빠지기 쉬운 이론상의 오류를 피할 수 있도록 해 주기 때문이다. - P529

유전자 풀은 오랜 기간에 걸친 유전자의 환경이다. ‘좋은‘ 유전자란 맹목적으로 선택되어 유전자 풀에서 살아남은 것이다. - P183

좋은 유전자는 유능한 생존 기계, 즉 몸을 만드는 능력을 갖고 있다 - P184

유전자 풀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유전자들의 세트가 될 것이며, 이는 어떠한 새로운 유전자도 침입할 수 없는 유전자 풀로 정의된다. 돌연변이나 재조합, 또는 이입으로 생기는 새로운 유전자는 대부분이 자연선택의 벌을 받아 즉시 제거되고 진화적으로 안정한 유전자 세트는 복원된다. - P184

어떤 새로운 유전자가 그 세트에 침입하는 데 성공해 유전자 풀 내에 퍼져 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러면 불안정한 과도기를 거쳐 진화적으로 안정한 새로운 조합이 만들어진다. 작은 진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 P184

개체군에는 또 다른 안정점이 하나 이상 존재할 수 있고 때때로 이쪽 안정점에서 저쪽 안정점으로 갑자기 펄쩍 뛰어넘기도 한다. 진보를 향한 진화는 꾸준히 올라가는 과정이 아니라 오히려 한 안정기에서 다음 안정기로 불연속적인 계단을 올라가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 P184

개체군 전체가 마치 하나의 자기 조절 단위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착각은 유전자의 수준에서 진행되는 선택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유전자는 그 ‘우수성‘ 때문에 선택된다. 그러나 그 우수성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세트, 즉 현재의 유전자 풀을 배경으로 했을 때 그 성과가 얼마나 뛰어난지에 기초하여 결정된다. - P184

진화적으로 안정한 세트, 즉 유전자 풀 내에서 유전자 간의 상호 작용 대부분은 하나의 몸속에서 벌어진다. 이들의 상호 작용은 세포 내에서, 특히 발생 중인 배의 세포 내에서 일어나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기는 어렵다. 모든 것이 잘 통합된 몸이 존재하는 것은, 그것이 이기적 유전자들의 진화적으로 안정한 세트가 만들어 낸 산물이기 때문이다. - P185

이기적 유전자란 무엇일까? 그것은 단지 DNA의 작은 조각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원시 수프에서처럼, 그것은 온 세상에 퍼져 있는 특정 DNA 조각의 모든 복사본들이다. - P189

이기적 유전자의 목적은 유전자 풀 속에 그 수를 늘리는 것이다. 유전자는 기본적으로 그것이 생존하고 번식하는 장소인 몸에 프로그램 짜 넣는 것을 도와줌으로써 이 목적을달성한다. - P189

유전자가 다수의 다른 개체 내에 동시에 존재하는 분산된 존재라는 것 - P189

유전자가 남의 몸속에 들어앉아 있는 자신의 복사본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그렇다면 이것은 개체의 이타주의로 나타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전자의 이기주의에서 생겨난 것이다. - P189

알비노(선천성 색소 결핍증) - P189

개체군 전체에서는 드물더라도 어떤 가족 내에서는 흔히 존재하는 유전자가 있다 - P193

인간이 정자를 만들 때 자기의 유전자를 절반씩 나눈다 - P193

당신이 유전자 H의 사본을 한 개 가지고 있다면, 당신 아이들 중 어느 한 아이가 그것을 갖게 될 확률은 50퍼센트다. 왜냐하면 당신의 생식세포의 반수가 H를 가지고 있고, 당신 아이들은 누구라도 그 생식 세포의 하나로부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P194

두 사람의 혈연자가 한 개의 유전자를 공유할 확률을 나타내는 근연도relatedness라는 지표 - P194

8촌처럼 먼 친척 관계 (2x(1/2)^8 = 1/128)에 대해서는 특정 개체가 가진 특정한 한 유전자를 전체 개체군 내 임의의 개체가 공유할 확률로 정의되는 ‘기준 확률‘에 가까워진다. 8촌 간은 이타적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지나가는 행인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P196

부모 자식 간의 관계가 형제자매 간의 관계에 비해 ‘유전적‘으로 더 특별할 것은 없다 - P198

집단선택 (집단 간의 차등적생존)이나 개체선택 (개체 간의 차등적 생존) - P198

혈연선택은 절대로 집단선택의 특수한 예가 아니다. 그것은 유전자선택의 특수한 결과다. - P199

유전적으로 말해, 부모의 자식 돌보기와 형제자매의 이타주의가 진화할 수 있는 이유는 똑같다. 즉 두 경우 모두 이타적 행동을 받는 개체의 체내에 그 이타적 유전자가 존재할 확률이 큰 것이다. - P199

개체는 생명 보험업자라고 볼 수 있다. 한 개체는 다른 개체의 생명에 자기의 자산 일부를 투자하거나 내건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다른 개체와 자기의 근연도를 고려하고, 또 그 개체의 기대 수명을 보험업자 자신의 ‘기대 수명‘과 비교해서 그 개체가 ‘좋은 피보험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한다. 엄밀히 말하면 기대 수명이라기보다는 ‘번식 기대치‘라고 하는 것이 적절하며, 더 엄밀하게는 ‘장래에 자기의 유전자를 이롭게 할 일반적인 능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 P201

이타적 행동이 진화하기 위해서는, 이타적 행동을 하는 개체가 감수해야 하는 위험도가 수혜자의 순이익에 그 근연도를 곱한 것보다 작아야 한다. - P201

어떠한 적극적 행동을 하더라도 시간과 에너지가 소모되며, 그 시간과 에너지는 다른 일을 하는 데 쓰일 수도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라. - P203

생명체의 몸은 지금까지 생존해 온 유전자가 프로그램한 기계다. 지금까지 생존해 온 유전자는 과거에 그 종이 살아왔던 환경의 평균적 특징이 되는 조건들 속에서 생존해 왔던 것이다. - P205

손익의 ‘추산‘은 인간이 결정을 할 때처럼 과거의 ‘경험‘에 근거하게 된다. 그러나 이때의 경험은 유전자의 경험, 더 정확히 말하면 과거에 유전자가 살아남은 조건을 말하는 것이다(유전자는 생존 기계에게 학습 능력도 주었으므로, 몇몇 손익 추산의 경우 개체의 경험에 근거한다고도 말할 수 있다). 조건이 터무니없이 달라지지 않는 한, 그 추산은 쓸 만한 것이고 생존 기계는 평균적으로 올바른 결단을 내리게 된다. 만약 조건이 급변하면 생존 기계는 잘못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그 유전자는 벌을 받게 될 것이다. 오래된 정보에 근거한 인간의 결정이 틀리기 쉬운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 P205

좋은 동지는 그들이 풍기는 이타주의의 냄새로 알아볼 수 있다. - 커밍스e.e. cummings - P538

치사 유전자는 자신의 보유자를 죽이는 유전자다. 열성의 치사 유전자는 다른 열성 유전자들과 마찬가지로 양이 2배가 되지 않는 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열성 치사 유전자는 유전자 풀 속에서 살아남는다. 왜냐하면 그 유전자를 갖는 개체들은 대부분 그 유전자의 사본을 하나밖에 가지고 있지 않으며 따라서 그 유전자가 미치는 악영향을 경험하지 않기 때문이다. - P538

모든 치사 유전자는 드물게 존재한다. 만약 수가 많아지면 그 자체의 사본과 만나게 되고 결국 그 보유자를 죽이게 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종류의 치사 유전자가 잔뜩 있어서 여전히 우리 몸 안에는 치사 유전자가 퍼져 있을 수 있다. - P539

상상컨대, 인종 편견이란 신체적으로 자기와 닮은 개체를 인식하고 겉모양이 다른 개체에게 못되게 구는, 혈연선택을 거쳐 진화해 온 경향이 비이성적으로 일반화된 결과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 P207

아무리 감동적으로 보일지라도 입양하는 행동은 대부분의 경우 어떤 정해진 규칙이 잘못 사용된 것이라고 보아야 한다. 왜냐하면 그 암컷이 고아의 시중을 드는 것이 자신의 유전자에게는 아무 도움도 되지 않기 때문이다. - P210

언제나 그렇듯이 사실은 우리에게 특정 경우에 대해서만 알려 줄 뿐, 전반적인 이론적 논의에 대해서는 알려 주지 않는다. - P542

부모-자식의 관계는 유전적으로 형제자매 관계보다 더 가깝지는 않으나, 그 확실성은 훨씬 높다. 보통 누가 자기의 형제인가보다는 누가 자기의 새끼인가가 훨씬 더 확실하다. 그리고 누가 자기 자신인가라는 것은 더욱더 확실하다. - P215

혈연선택된 이타주의를 악용하여 자기 목적을 달성하고자 기회만 엿보는 개체들로 가득한 세상에서, 생존 기계는 자기가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지, 누구에게 진짜 확신을 가질 수 있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 P215

이론상 개체 이기주의에 대한 유전자는, 적어도 일란성 쌍둥이의 한쪽이나 형제 둘, 또는 손자 넷 등을 구하도록 하는, 이와 경쟁관계에 있는 이타주의 유전자로 대치될 수 있지만 개체의 정체성이 확실하다는 점에서 엄청나게 더 유리하다. - P216

경쟁 관계에 있는 혈연이타주의에 대한 유전자는 우연히, 또는 사기꾼이나 기생자의 꾐에 넘어가 정체성을 잘못 판단할 위험을 안고 있다. 따라서 자연계에서는 유전적 혈연관계만 고려했을 때보다 훨씬 더 많이 개체 이기주의가 나타날 것이라 기대해야 한다. - P216

암개미는 생애의 초기에 단 한 번의 결혼 비행에서 교미한다. 그 후 암컷은 날개를 떼고 두 번 다시 교미하지 않는다. 의심할 여지없이 여러 개미 종에서 암컷은 결혼 비행 시 여러 마리의 수컷과 교미를 한다 - P543

기대 수명은 동물이 이타적으로 행동할 것인가 아닌가를 ‘결정할‘ 때 가급적 ‘계산‘에 넣어야만 할 중요한 변수다. 자식이 부모보다 기대 수명이 긴 종에서 자식의 이타주의 유전자는 불리한 입장에 서게 될 것이다. 그것은 이타주의자 자신보다 더 빨리 노쇠하여 죽게 될 개체의 이익을 위해 이타적으로 자기를 희생하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면 부모의 이타주의 유전자는 그 계산식에 들어가는 기대 수명에 관한 한 그에 상응하는 이익을 갖게 될 것이다. - P218

나는 새로운 개체를 낳는 것을 한편에, 현존 개체를 돌보는 것을 다른 편에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두 활동을 각각 아이 낳기와 아이 키우기라고 부르자. 생존 기계 각각은 아이 낳기와 아이 키우기라는, 상당히 이질적인 두 종류의 결단을 내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서 결단이라는 말은 무의식적으로 행해지는 전략적 조치를 뜻한다. - P223

아이 키우기의 결단은 다음과 비슷할 것이다.
"여기에 아이가 한 명 있다. 이 아이와 나의 근연도는 이러이러하고, 내가 이 아이에게 음식을 주지 않을 때 이 아이가 죽을 확률은 이러저러하다. 나는 이 아이에게 음식을 주어야 할 것인가?" - P223

한편 아이 낳기의 결단은 다음과 같다.
"새로운 개체를 하나 낳기에 필요한 여러 단계를 밟을 것인가? 번식을 할 것인가?" - P223

아이 키우기와 아이 낳기는 하나의 개체가 이용할 수 있는 시간 또는 여러 자원을 놓고 서로 어느 정도 경합하지 않을 수 없다. - P223

일반적으로 아이 낳기 결단은 낳은 아이를 키우는 결단으로 이어진다. 이 두 결정이 이어지는 것이 너무도 흔한 일이기때문에 사람들은 이 둘을 혼동하곤 한다. 그러나 앞서 말한 대로 이기적인 유전자의 관점에서 보면 당신이 남동생을 돌보는 것과 어린 자식을 키우는 것 사이에는 원칙적인 차이가 전혀 없다. 어느 아이나 당신과의 근연도는 동일하기 때문이다. - P224

당신이 양육 대상으로서 한쪽을 선택해야 할 때, 당신의 자식을 선택해야 하는 유전적 이유는 없다. 그러나 정의상, 당신이 당신의 남동생을 낳는 것은 불가능하다. 당신 이외의 누군가가 남동생을 낳은 다음에야 당신이 남동생을 돌볼 수 있을 뿐이다. - P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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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예종에서 세무사까지 - 세무사 권민 에세이집
권민 지음 / 바른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인 저자의 이야기를 통해 세무사업은 물론이고 미술과 각종 공연 등 예술관련 업종에 대해서도 잠시나마 엿볼수 있는 시간이었다. 또한 일본 교토로 교환학생을 갔던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교토지역의 관광지 등을 비롯해 각종 문화 등도 간접적으로나마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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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가 국가대표팀 경기를 뛰면서 가졌던 간절한 마음가짐이 지면을 통해 온전히 느껴졌다. 또한 저자의 기분이 들뜰때마다 항상 겸손하라는 저자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의 따끔한 가르침은 저자뿐만 아니라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도 가슴 깊이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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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말미의 에필로그에서 저자는 말한다. 지금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모습과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뒷모습은 확연히 다르다고. 날마다 인내의 연속이라고. 공짜로 얻은 건 하나도 없다고.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도 결국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필요했던 자신의 뒷모습을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저자의 고백을 보면서 ‘그냥 얻어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진리를 다시금 몸소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인내 끝에 얻어진 것만이 진정으로 가치있는 것임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오늘만 생각하고 뛰자‘ - P261

우쭐하지 말고, 항상 겸손하고, 반대로 너무 풀이 죽지도 말아야 한다. - P265

러시아 월드컵에서 돌아올 때의 선물은 ‘독일전 승리‘였다. 클럽하우스에 들어가서 만나는 구단 식구마다 자기 일처럼 좋아했다.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영국인은 독일 축구의 실패를 최고의 낙으로 삼는다. 러시아 월드컵에서 자신들이 4강에 진출한 성과만큼 독일의 조별 리그 탈락도 즐거워했다. 독일전 승리가 대한민국뿐 아니라 멕시코와 잉글랜드까지 3개국 국민을 즐겁게 해주다니, 축구 세상은 정말 요지경이다. - P265

내가 말하는 ‘힘들다‘의 뜻이 ‘더는 뛰고 싶지 않다‘가 절대 아니다. 출전 수가 너무 많아서 생기는 피로감은 나뿐 아니라 모든 축구선수에게 행복한 고민이라고 생각한다. - P267

축구판에서는 동료의 부상이 나의 기회라는 말이 있다. 비정한 현실이다. - P275

10개월에 달하는 시즌은 온전히 축구의 몫이다. 훈련에서 돌아오면 그때부터 내일 훈련의 준비를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지낸다. 그라운드 안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밖에서 에너지 소모를 최대한 줄인다. 이는 몸과 마음 모두 해당한다. - P279

사람마다 가진 능력의 차이를 부정하기 어렵다. 천재성을 타고나지 못한 나는 24시간을 통째로 축구에 들이부어야 지금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다. - P280

축구를 잘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축구만 해야 한다. - P280

런던에도 유혹은 얼마든지 있다. 프리미어리그 선수는 본인만 원하면 얼마든지 화려한 삶을 만끽할 수 있다. 젊고 돈 많고 평소 시간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나는 다른 길을 가기로 했다. 지금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를 망각하지 않는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축구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크다. 경기력 향상을 위해서라면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재미없는 삶이다. 정말 따분하기 그지없다. 그래도 감수한다. 그렇게 해서 매 시즌 프리미어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면, ‘올해의 선수‘로 선정될 수 있다면, ‘올해의 골‘을 넣을 수 있다면,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다면 나는 기꺼이 ‘축구 24시간‘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싶다.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뛸 수 있다면 나는 얼마든지 수도승으로 살아갈 수 있다. - P280

스포츠과학자들은 축구선수의 몸을 자동차로 비유하곤 한다. 너무 오래쉬지 않고 주행하면 자동차 어딘가가 고장이 날 확률이 커진다. 평소 세심한 정비가 필수적이라는 점도 닮았다. ...(중략)... 조이고 기름치고 닦고. - P281

컵대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 P283

남들이 보기에 이런 제 모습이 화려해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겉모습입니다. 힘들었던 과거와 뒤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죠. 지금까지 어려웠던 날이 훨씬 많았어요. 좌절하며 눈물을 흘린 순간도 많았고요 사실 지금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살고 있어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죠. - P297

세상은 정말 차갑더라고요. - P298

제 인생에서 공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초등학교 3학년때부터 혹독하게 훈련했어요. 다른 아이들이 신나게 놀 때 저는 매일 리프팅으로 볼을 떨어트리지 않고 운동장을 세 바퀴씩 돌았죠. 프로 첫 시즌을 끝내고 매일 슈팅을 1천 개씩 때렸고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려고 비는 시간에는 최대한 휴식을 취해요. - P299

드리블, 슈팅, 컨디션 유지, 부상 방지 등은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믿어요. ‘와, 정말 슈팅이 대단하군요‘라는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이렇게 슛을 때리려고 얼마나 노력했는데‘ 하는 생각도 들어요. - P299

독일어와 영어도 마찬가지예요. 창피함을 무릅쓰고 현지 아이들에게 계속 물어보면서 공부했어요.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익히고 동료들의 인터뷰를 보면서 따라 해보고 그랬어요. 그런 과정이 없었으면 다른 나라의 언어를 빠른 시간 내로 습득하는 건 불가능했을 거예요. - P299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릅니다. 후불은 없죠. - P299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리오넬 메시가 왜 하늘 위로 올라갈 수 있었을까요? 그만큼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지금도 내려오지 않고 계속 날고 있으니 여전히 노력하고 있다는 뜻이겠죠. 그런 노력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뿐이에요. 지금 저도 자제하고 훈련하면서 꿈을 향해 달리고 있어요. - P299

저는 축구를 좋아해요. 정말 많이 좋아해요. - P299

축구가 재미있어서 시작했고, 지금도 더 잘하고 싶어서 계속 노력해요. - P2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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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맞은 집중력 - 집중력 위기의 시대, 삶의 주도권을 되찾는 법
요한 하리 지음, 김하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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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중력이라는 것을 단순히 개인적인 차원만이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 전지구적 차원으로 폭넓게 바라보게 함으로써 독자들이 경각심을 갖게 하고 집중력을 도둑질하려는 세력들로부터 우리를 지켜내도록 돕는다. 이 책을 읽고나면 집중력이 우리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자각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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