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에도 변화의 흐름이 있다. 큰 흐름에서 보면 다신교에서 유일신 사상으로 변화되는 것이다. 인류 초기에는 모든 생명체와 불, 바람, 폭풍, 계절, 바위 같은 자연 현상과 무생물에도 생명과 정령이 있다고 믿는 애니미즘이나 특정 동물이나 식물을 신성시하여 집단의 상징으로 삼고 숭배하는 토테미즘 같은 다신교가 일반적인 흐름이었다. 그러다가 농업 이후 인간 집단이 너무 커지게 되었다. 자연스럽게 여러 지역의 토템 신앙과 애니미즘 신앙들이 혼재되었을 것이다. - P151
집단을 하나의 조직으로 만들려면 믿는 것이 같아야 한다. 유발 하라리가 말하는 ‘공통의 이야기‘가 있어야 집단은 하나가 된다. 그런데 문명 초기에 농업이 시작되면서 흩어졌던 사람들이 모이고 집단이 갑자기 커지자 ‘믿는 이야기‘가 너무 다양해졌다. 문제는 종교가 다양해지면 각 종교마다 권력자들이 생겨나고 종교 권력 체계에 혼선이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곧 정치의 혼란을 의미한다.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신을 통합하는 작업이 필요했다. - P152
이집트는 다신교에 의해서 종교 권력이 난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태양신을 섬기기 시작했다. - P152
조로아스터 교리를 엄밀하게 말하면 유일신인 ‘지혜의 주님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을 섬기고, 불은 지혜의 주님의 영원성에 대한 신성한 상징일 뿐이다. 조로아스터(자라투스트라)는 이후 페르시아 사산 왕조의 국교가 되었다. 조로아스터교에는 사후 3일이 지난 후에 심판대로 가 천국과 지옥으로 나누어진다는 개념, 천주교의 연옥과 비슷한 ‘하밍스타간‘ 개념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 P153
혁신은 주로 소장파에서 나온다. 기득 세력 내에서는 변화에 대한 저항 때문에 혁신적인 변화가 쉽지 않다. - P154
흥미로운 것은 고대 알타미라 동굴의 동물 숭배부터 이집트의 다신교와 유대교의 유일신까지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특징은 결국 종교적 개념들은 그들의 현재 사회를 투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 P154
보이지 않는 신의 영역을 상상할 때도 결국 인간은 자기 경험을 뛰어넘기 어렵고, 자신들이 경험하는 사회의 구조와 스토리가 투영될 수밖에 없다. 사회가 진화하면서 새로운 구성이 나오게 되면 눈에 보이지 않는 세상을 이해하는 생각의 틀도 바뀌게 된다. 사회가 복잡하게 발전할수록 지역마다 다른 사회가 만들어지고 그것에 맞게 다른 종교로 변화, 발전해 온 것이다. - P155
생명 진화의 혁명은 세포 간의 ‘분업‘에서 나온다 - P156
기능을 나눠 가진 다른 개체가 협업해서 공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때 번성한다는 것은 인류 역사와 생명체 진화 과정에 모두 해당한다. - P156
이집트의 유명한 왕인 람세스 2세의 ‘람세스‘는 태양신 라의 아들이라는 뜻이다. - P157
종교는 왕에게 권위의 정당성을 부여해 준다. 그러면 왕은 종교 지도자에게 무엇을 보상해 줄까? 정치 지도자인 왕은 종교 지도자의 권위를 세워 주기 위해서 ‘신전‘을 지어 준다. - P157
문화인류학자들은 집단의 규모가 커지면 성문법이 생겨난다고 말한다. - P162
국가 규모의 인구가 정착해서 산다는 것은 농업 경제가 기반이 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다. - P164
보통 이민을 가면 3대째 가서야 비로소 식성이 그 지역 음식을 먹는 것으로 바뀐다고 한다. - P164
문화인류학자들은 인도의 힌두교가 소를 숭배하는 실질적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보통 제사는 동물을 제물로 삼는데, 소를 잡아서 제사에 사용하면 농사에 쓸 소가 없어져 농업 소출이 줄어들게 된다. 그러면 민생이 힘들어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를 숭배의 대상으로 만들어서 도살을 금지했다는 것이다. - P167
우상은 흔하면 안 되고 만들기 어려워야 한다. 그러니 만드는 재료는 귀금속이면서도 용융점이 낮은 금을 이용해서 소를 만들었다. - P167
모세 5경은 「구약 성경」 제일 앞의 다섯 권의 책「창세기」, 「출애굽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를 말한다. 유대교의 근간을 이루는 초기 역사와 제사법과 규례 등이 기록된 글로, 모세가 썼다고 전해진다. - P168
이스라엘 민족이 씨족 사회에서 거대한 민족 집단으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말로 만들어진 약속의 종교가 글로 적힌 경전의 종교로 바뀌게 되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 P168
십계명을 만든 의미는 이스라엘 민족이 대규모가 되면서 성병 방지와 자의적으로 하는 보복성 폭력을 방지하기 위한 법치 체계 구축에 있다. - P168
사사라고 하는 직함은 하나님이 세운 지도자라는 의미인데, 사사는 천사도 만나고 하나님의 뜻을 직접 듣기도 하는 사람으로 종교 지도자와 정치 지도자 중간쯤의 모습을 띤다. - P174
인류 초기의 수렵 채집 시기에는 모든 것이 공동 소유의 원시적 형태의 공산주의 사회였다. 이렇듯 경제력의 차이가 없는 사회에서 권력을 가지는 방법은 종교성을 이용한 권력의 창출이 유일하다. 그래서 역사 초기에는 종교와 정치적인 권력이 하나로 합쳐진 모습을 띤다. 이후에 농경 사회가 정착되면 부의 집중이 일어난다. 이쯤 되면 종교성을 종교 지도자에게 분리해서 넘겨줘도 경제력만을 가지고도 어느 정도 정치적 권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이렇듯 종교와 정치가 분리된 모습은 농업 경제에 근간을 둔 사회 구조의 특징이다. 사사가 권력을 잡은 당시 이스라엘의 모습은 아직 농업 사회가 정착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 P175
인류는 문명이 발전하는 단계가 높아질수록 집단의 크기가 커진다. 그리고 어느 시점이 되면 국가를 형성하고 그 국가는 왕을 가지게 된다. 인간 사회에서 나타나는 왕은 생명체 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뇌와 비슷한 것이다. 왕은 그 사회의 컨트롤 타워다. - P175
삼손이 활동했던 시기가 사사의 시대인데, 이 시대를 지나고 나면 드디어 사울 왕을 시작으로 왕정이 시작된다. 비로소 국가라는 기틀이 잡히기 시작한 것이다. - P175
이스라엘 민족의 마지막 사사는 사무엘이었다. 성경 속에서 사무엘은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듣는 사람으로 나오며, 하나님의 뜻을 백성에게 전달하면서 통치했다. - P176
모든 절대 권력은 부패하는 법이다. - P176
농경 사회에서 왕정 국가로 형성되는 과정은 생명 진화의 과정에서 뇌를 세운 것 같은 작업이다. 인간의 사회는 항상 우두머리가 필요한데 처음에는 가장, 더 커지면 부족장, 더 커지면 왕이 되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후 모세에서 시작해 종교·정치 지도자인 사사를 거쳐서 사울이라는 왕을 가진 왕정 국가가 되었다. - P176
고대 국가는 종교와 정치의 조합으로 완성된다. - P180
솔로몬은 성전 건축을 통해서 정치와 종교가 상호 인증하는 시스템을 만듦으로써 비로소 국가로서의 기틀을 완성했다. - P181
기독교와 이슬람교는 아브라함이라는 하나의 뿌리를 가지고 있다. - P181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은 앞으로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명령하셨다. 엄밀히 말하면 어디로 가라고 말해 준 것도 아니다. 그냥 일단 떠나라는 것이다. - P182
드라빔은 사람이나 짐승 모습을 한 조각상으로, 일종의 우상이다. - P182
‘생명을 바쳐서 복을 얻는다‘는 개념은 메소포타미아 지방부터 남미 마야나 잉카 문명까지 나타나는 공통점이다. 이러한 동물을 죽여서 흘리는 피를 바치는 종교적 행위는 수렵 채집 시대부터 유래된 개념이었을 것이다. - P184
농업 사회는 건축물을 통해서 사회 시스템을 공고히 하고 규모를 키워서 기존의 수렵 채집 사회와 유목 사회를 압도할 수 있었다. 반면, 건축물에 지나치게 의존했던 농업 사회의 종교는 그 건축물에서 멀어질수록 그 힘이 약화된다. 하지만 건축물을 지을 수 없었던 유목 사회의 종교는 약속과 이야기를 적은 문서를 중심으로 발전하게 된다. - P184
문서는 이동성이 뛰어나다. 번역이 되면 다른 문화권으로 전파도 쉽다. 그래서 농업 국가를 기반으로 건축에 의지하는 종교는 그 국가의 국경선을 넘지 못하는 반면, 유목 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문서 중심의 종교는 국가의 영토를 넘어서 계속 전파된다. 그래서 유목 사회의 종교인 기독교와 이슬람교가 세계 인구의 절반이 믿는 거대한 종교가 된 것이다. 기독교는 성경을 가지고 있고, 이슬람교는 쿠란을 가지고 있다. 이 두 종교를 제외하고도 경전을 가지고 있는 종교들은 살아남았다. 불교도 대표적인 경전의 종교다. 경전과 같은 문자 체계에 기반을 둔 종교는 전파와 전승이 잘된다. - P185
고대에 한 사회나 국가가 얼마나 성숙했는가를 평가하는 척도는 그 사회가 만든 건축물의 크기로 평가할 수 있다. 그중에서도 성숙한 고대 국가들은 종교 건축물과 왕실 건축물의 크기가 같다. - P185
역사에서 일반 시민을 위한 거대한 건축물이 처음으로 등장한 사회는 고대 그리스 아테네다. 고대 그리스의 반원형 극장이나 아테네 판아테나이코스 올림픽 경기장은 일반인들을 위해 만들어진 첫 대형 건축물이다. 이로 미루어 보아 그리스 사회는 인류의 사회학적 관점에서 몇몇 최고위층의 권력이 일반인에게로 내려오기 시작한 큰 전환점이 된 사회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물론 고대 그리스도 여성과 노예들은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회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라는 체제하에서 더 많은 사람에게 권력이 분산되는 첫 단추가 끼워졌다는 점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 P186
인류 최초의 문명은 메소포타미아에서 일어난 수메르 문명이다. 그로부터 약 5백 년 후 이집트 문명이 발생하고, 문명은 북으로 이동해서 크레타섬에 이르러 미노아 문명이 발생했다. - P187
민주주의라는 것은 인간 한 사람 한 사람이 신이나 왕만큼 중요한 존재라고 여겨질 때 만들어질 수 있는 개념이다. - P188
그리스인이 가지고 있었던 인간 존엄에 대한 생각은 그리스 신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리스 신화는 다른 신화와는 다르게 신과 인간이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과 신 모두 질투하고 사랑하고 실수한다. 모양과 크기도 같다. 심지어 신과 인간이 사랑을 해서 아이도 낳는다. 그리스인들은 이렇듯 인간의 존엄을 동물보다는 훨씬 높고 신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으로 보았다. - P189
그리스 시대에 들어서 신은 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가진다. 부정적인 캐릭터들만 동물과 접한 이미지들로 묘사된다. 뱀의 머리를 가진 메두사, 소의 머리와 인간의 몸을 가진 미노타우로스, 상반신은 인간이고 하반신은 말인 켄타우로스는 모두 부정적인 캐릭터다. - P189
관개수로 농업을 하는 사회가 수직적 사회라면 상업 중심의 사회는 좀 더 수평적 사회다. 그렇다 보니 개개인의 의견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나오고, 개인의 투표권이 중요한 민주주의가 등장하게 된다. 한 사회에서 농업 비중이 줄어들고 상업 비중이 늘어날수록 개인의 자유는 증가한다. 상업이 늘어날수록 화폐량이 늘어나고, 화폐는 토지나 농업 소출물보다 이동과 분배가 쉽고 빠르다. 땅을 물려받아서 소유하지 않아도 부를 가질수 있는 방법이 많아진다. 이런 경제 구조에서는 부의 이동과 재분배가 늘어난다. 그리고 해외 무역을 통해서 국내 시장을 벗어날수록 다른 문화와 생각에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고 사고는 더욱 유연해진다. - P190
그리스는 지리적으로 땅의 모양을 보면 산맥이 바다로 들어가는 형세를 띠고 있다. 따라서 땅은 여러 개의 계곡으로 나뉘어 있었고, 여러 지역으로 분리되어서 하나의 거대한 국가가 형성되기보다는 도시 규모의 폴리스가 형성되었다. - P191
이집트는 비가 적게 내리는 지역이다 보니 이집트 신전들은 지붕이 없거나 평평한 모양의 지붕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집트보다 위도가 높은 그리스는 비가 내리는 기후다. 따라서 파르테논 신전은 빗물을 흐르게 하기 위해서 경사진 지붕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그리스 신전의 상부를 보면 지붕이 ‘ㅅ(시옷)‘자 모양으로 되어 있다. 건축 용어로 박공지붕이라고 부르는 모양이다. - P193
흥미로운 것은 그리스의 복잡한 건축 요소 중에 덴틸Dentil 이라고 부는 부분이다. 덴틸이라는 단어는 치과를 뜻하는 덴탈 (Dental)과 철자가 비슷하다.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덴틸은 삼각형 지붕 아래에 있는데, 마치 치아처럼 가지런히 부재가 톡톡 튀어나와 있다. 모양으로 치면 우리나라 전통 건축의 서까래와 거의 비슷한 모양이다. - P194
최초의 문명 지역인 메소포타미아 지역에는 건조한 기후대여서 숲이 없었다. 흔히 구할 수 있는 재료는 강가의 진흙뿐이어서 진흙을 구워 벽돌을 만들어 건축 재료로 사용하였다. 그런데 건조 기후대를 벗어나 그리스 지역에 도달하게 되면 강수량이 늘기 때문에 주변에 숲이 있다. 숲 가까이 사는 사람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건축 재료는 나무다. 자연스럽게 그리스 지역의 집은 처음에는 나무를 이용해서 지어졌다. 나무로 집을 짓고 비를 피하고자 지붕을 만들면 자연스럽게 서까래가 필요하다. 이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구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필연적인 건축 요소다. 하지만 신전 건축은 영구적으로 지속되어야 하니 잘 썩는 재료인 나무 대신 반영구적인 돌을 사용했다. - P194
‘파르테논 신전‘이 있는 아크로폴리스는 아테네에서 가장 높은 산의 꼭대기에 자리 잡고 있다. 아크로폴리스 Acropolis는 ‘가장 높은 곳‘을 의미하는 아크로스(acros) 와 도시를 뜻하는 폴리스(polis)가 합쳐진 단어로, 말 그대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도시‘란 뜻이다. - P196
그리스 문명보다 수백 년 후 형성된 로마 제국시대에는 ‘판테온‘ 같은 신전이 평지에 있고, 가장 높은 곳인 팔라티노 언덕에는 궁전이 건축되어 있다. 가장 높은 곳에는 항상 신전이 자리 잡고 있다가 로마 제국부터는 왕의 건축물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이는 사회의 최고 권력이 종교에서 정치로 바뀌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증표다. 물론 그 이후 중세 시대에 들어서는 다시 종교의 힘이 강해져서 각종 도시에서 가장 높은 건축물은 대성당의 돔이었으니 로마 시대 이후로 정치권력이 종교 권력을 완전히 뛰어넘었다고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 P197
영어로 극장을 뜻하는 단어 ‘Theater (시어터)‘는 ‘지켜보는 장소‘ 또는 ‘보기 위한 좌석‘이라는 뜻의 단어 ‘Theatron (테아트론)‘에서 왔다. 어원에서 드러나듯 극장은 보는 행위가 가장 중요한 장소다. - P197
인간 사회가 다른 동물을 압도할 수 있었던 것은 약한 몸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집단으로 행동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큰 집단에 속해서 순응하는 사람들이 살아남았고, 우리는 그런 사람들의 후손이다. 그렇기에 본능적으로 우리는 집단을 따라서 행동한다. 건축 공간은 그런 집단행동을 유도하는 장치다. - P198
농경 사회가 되고 한 장소에 머물러 살 수 있게 되자 집과 가구가 생겨났다. 그중에서도 의자는 그 당시 ‘노동하지 않는 자‘에게만 필요한 물건이다. - P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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