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위탁 생산은 필연적으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건 바로. ‘들쭉날쭉한 품질‘
"회사는 결국 사람입니다. 보명의 기술자들은 여전히 회사에 남아 있을 테지요." 아무리 복잡한 가전제품이라도 그걸 만드는 건 결국 사람이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제품을 카피한 죄를 지워낸다면 보명은 우리에게 부족한다양한 가치를 채워줄 수 있는 좋은 파트너 회사라는 진실만이 남는다.
이곳 접견실에 들어오기 전부터 난 생각했다. 이 자리는사죄와 용서의 자리가 아니다. 또한 배상 조건을 협상하는 자리도 아니다. 감정을 터뜨리는 대신 비즈니스 관계를 구축하고 무릎을 꿇는 대신 협업의 악수를 나눠야 할 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랬기에 다짜고짜 무릎부터 꿇은 한덕수에게 짜증이 날수밖에 없었다.
물론 그런 생각을 알지 못하는 한덕수는 두 눈만 껌뻑일뿐이었지만. "...하지만 유니콘이 대체 왜...... 우리 같은 회사를." 그가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 결국 이번 제안을 하게 된 단 하나의 전제를 입에 올렸다. "필요하니까요.‘ "......." "유니콘은 보명 전자가 필요해요. 그리고 보명 전자는 유니콘이 필요할 겁니다. 아닙니까?"
일방향 지향성을 위한 기체역학, 교차 파동을 통한 풍절음 중화 등. 기술 자료들은 볼 것도 없고 제목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통이 밀려오는 것들이었다.
‘이성적인 끌림보다 동료애가 컸던 거지. 동료애. 같이 일하면서 부딪치고 싸우면서....... 그건 그렇게 쌓인 감정이었던 거라고.
설계도면 유출 사태를 통해 김현정은 조유미를 다시 보았다. 일에 대한 열정, 그리고 자신의 열정을 배신당했을 때 흘리던 눈물. 그 과정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았던 게 김현정이었기에 조유미는 동기지만 선배나 언니에 가깝다고 느끼는 그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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