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꼭 때려치우리라 결심을 하지만 쉽지 않다. 그만두고 나면 당장 막막해질 테니까.
한 번 마음을 여니 위화감은 완전히 사라졌다.
머릿속으로 피어오른 의문들을 날것으로 내뱉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돌려서 물어볼 것들을 머릿속에서 굴리고 있었다.
아무것도 하지못한 채 사랑하는 가족들이 아파하는 모습을 그저 지켜만 봐야 하는 게 얼마나 힘들까. 어쩌면 그게 지옥 아닐까.
"그렇지? 억만금이 있어도, 말 한마디로 천 명을 부릴 수 있어도, 건강하지 않으면 다 부질없는 법이지. 아무 의미가 없어." "네,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합니다."
"예, 건강을 잃으면 전부 잃는 거잖아요. 저뿐만 아니라, 세상에 모든 질병이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진심으로요."
"그래? 왜 그렇게 생각하지?" "병이 주는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아니까요. 아픈 사람도, 그 주변 사람도 너무 괴로우니까요."
"그렇게 편리한 거 말고 노력을 좀 해보는 게 어떻겠냐?" "어떻게요?" "네가 직접 세상 사람들을 더 건강하게 만드는 거지. 나도 그건 도와줄 수 있겠는데." "제가요? 저는 의사도 아니고 뭣도 아니에요." "내가 도와준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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