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더러워 죽겠네! 뭔 놈의 연구소가 개발이 아니라 죄다 정치를 하고 있어."
"공장장님, 회사 간의 협업이란 건 말입니다."
"실패를 전제로 깔고 있는 상대와는 할 수가 없는 겁니다."
핵심을 찔린 사람의 반응은 두 가지. 수긍하거나. "말도 안 되는 어거지로 판을 깬 건 유니콘 쪽이잖습니까!" 저렇게 분노하는 법이다.
하지만 두 책임자는 핵심만을 교묘하게 빗겨나간, 당장의 협업을 파탄 내지 않을 적당한 핑계만 들이밀고 있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저들은 로보스타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 물론 이유는 다양하다. 사장과 부사장의 계파 갈등, 성공했을 경우 재조명될 1차 결과물에 대한 실패 원인 등.
그런 생각을 깔고 쥐어짜낸 아이디어란 들으나 마나 한것들뿐. 당연하게도 되돌아간 대답은 거부였다. 반복된 제안과 거부의 끝에 마침내 저들은 불같이 화를 내기 시작했다. "그런 식으로 억측과 트집으로 일관하시는 걸 보니 유니콘이야말로 협업에 뜻이 없었던 것 아닙니까? 이 자리는 그저 명분을 만들기 위한 핑계일뿐이구요."
‘엘전의 심학섭‘ 가전업계에 널리 퍼졌던 그의 별명이자 악명. ‘사직서 제조기‘ 자신의 뜻에 반하는 사람은 반드시 옷을 벗기고 만다는 뜻에서 만들어진 그 별명은 심학섭을 부사장에 오르게 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실내를 360도 스캔할 수있는 레이저 스캔 방식의 센서, 라이다를 달아줄 생각이거든요." 돌아간 대답이 트리거가 되었다. 두 눈을 부릅뜬 장훈이 의자 위로 풀썩 무너졌다. 마치 내 입에서 발사된 총탄이 그의 심장을 꿰뚫은 것처럼.
"라이다(LIDAR)...... 그래, 라이다가 있구나!"
라이다(LIDAR), 360도 전방향으로 레이저를 투사해 반사되는 정보를 읽어내 주변 환경을 파악하는 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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