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팀장의 역할 중에는 회사 조직 내부를 챙기는 업무도 있어. 나처럼 제품 개발에만 올인하는 팀이 아니란 말이야."
"즉 다양한 부서를 이해하고 조율할 수 있어야 해."
"직원들의 투표가 만능은아니야. 결국 누군가는 대표님을 도와 영업팀을 조율하고 방향을 제시해 줘야 해. 그게 바로 내가 못했던 기획팀장의 중요 임무 중 하나야."
"뭐 있나. 사람이 다 거기서 거기지. 진하게 술 한 잔 먹고 많이 친해졌어. 알고 보니 저쪽도 은근히 우리 경계 많이 하고 있더라고."
"가만! 너 진짜 여준선 아니고 유준선 아니냐?" "......우리 아버지한테 이를겁니다." "미안. 취소 취소."
"네. 스마트폰 특성상 기존보다 얇으면서 큰 용량의 배터리를 써야 하거든요. 저희 연구소에서도 리튬 폴리머가 훨씬 안전하다고 결론 내렸어요."
"전기차용 배터리는 고전력 대용량은 기본, 외부의 충격과 악조건의 온도를 견딜 수 있어야 하고 발열도 잡아야 합니다."
"개별배터리의 크기를 늘리는 건 리스크가 큽니다. 아무리 폴리머 타입을 쓰더라도 폭발위험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니까요."
공장장의 물음. 난 대답 대신 칠판에 단어 하나를 적어넣었다. [모듈] "모듈?" "네. 배터리의 안정성을 확보하면서 전기차에 필요한 전력을 충당할 방법은 모듈화에 있습니다." 한 시스템을 여러 개의 기능적 구성요소를 조합함으로써 완성되도록 한 설계.
"우리 함께 사고실험을 해봅시다. 큰 배터리가 위험하다면 작은 배터리를 여러 개 만들면 됩니다."
"핵심은 이겁니다. 이 모듈을 여러 개 만들어 병렬로 연결하면 안전성과 효율 두 가지를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공기의 흐름은 막힘이 없도록 하고 원형 고리에서는 미세한 틈을 통해 고압 고속으로 토출. 맞죠?"
"맞아요. 회전하는 팬은 강제로 바람을 밀어내지만 기압차를 이용해 토출하는 바람은 전달효율이 훨씬 좋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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