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드럼 구동 파트는요?"
"사실 그게 문제죠. 구동 파트를 구성하려면 먼저 거기 들어갈 모터 출력을 정해야 하거든요."

해성의 타입-C를 인수할 결심을 한 것도 건조기의 구동파트에서 시작될 앞으로의 제품들이 고성능의 모터를 기반으로 할 제품이었기 때문이었다.

아쉽지만 한국공조는 기술집약적인 제품을 파는 회사가 아닙니다.

이제는 우리만의 집약적인 기술을 가져야 할 때가 왔다.
그 첫 과제가 타입-C를 기반으로 한 모터 라인업이고.

이번 과제부터는 회사의 다양한 분야가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한다. 

"11분 지각입니다."
"아, 죄송해요! 오늘 길이 너무 막혀서요."
"그쪽 헬기 있지 않아요?"
싸늘한 물음에 얼굴을 찌푸리며 자리에 앉는다.
"그거 제 맘대로 못 타요.
그리고 본사에서 고작 여기 오는데 어떻게 헬기를 탑니까?"
"아. 그런가요?"
내 앞엔 삼전 오너의 삼남.

"분명 어젯밤에 철저하게 준비하라고 했을 텐데요?"

한국공조는 공장연수가 끝나고 일주일간의 본사 연수를 하는데 보통 한 명씩 팀으로 임시 배치되어 실무교육을 받는다. 물론 실제 신입사원이 배치될 부서가 아닌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배치받은 신입사원을 금이야 옥이야 잘해주는 팀도 많은 거로 알지만.
난 한 번도 그런 적이 없다.
"늘 그랬던 거 잘 알지. 그래서 여기서 여 팀장한테 연수받다가 세 명이나 도망간 것도 잘 알고."
"크흠."
그것도 못 버티고 도망갈 사람이었으면 어차피 오래 못갈 사람이었다. 어차피 실무연수 끝나면 현업 시작해야 하는데 고작 이 정도 스트레스도 못 버틸 사람이라면.

그러니까 억울하다. 내가 뭐 막 욕하고 괴롭히고 그런것도 아니고, 고작 업무 매뉴얼하고 최근 업무 내용 시험본다는 게 뭐 그리 큰 잘못이라고.

내가 즐겨 쓰는 과감하게 결론을 제일 앞에 둔 두괄식 구성.

건조기엔 젖은 빨래가 가득 찬 묵직한 금속제 드럼을 움직일 강력한 모터가 필요하다.

"야, 그런 말 하지 마라. 요새 힘들어 죽겠다. 제갈량이 아니라 제기랄이다. 아주."

가전회사는 제품을 출시하기 전 수없이 많은 테스트를 한다. 세탁기의 경우 세탁물의 무게와 종류별로 어떻게 해야 적절한 세탁이 가능한지 수없이 테스트해 보고 제품의 설정값을 잡는다. 그리고 녀석이 내게 건넨건 건조 옵션에 대한 핵심적인 실험 데이터들.
삼전 연구소의 민감한 정보다. 아무리 오너 자식이라도 이런 건 마음대로 빼돌리기 어렵고.

"피차 필요한 걸 거래할 뿐인 겁니다. 자세한 건 묻지 않기로."

정말 나와 식사가 하고 싶었다면 천안으로 올 거고. 아니라면 날 그만한 정성을 기울일 가치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거고.
하지만 난 알 수 있다. 녀석은 분명 천안으로 올 거다.

"아무 조건 없는 무상배포와 업그레이드. 그게 OS 선점전략의 키포인트입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의 스마트기기의 OS 점유율 86퍼센트라는 사실상의 독점 운영체제. 그런 일방적인 독점환경을 기반으로 런칭하는 서비스마다 족족 대박을 터뜨린 구글의 안드로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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