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괜찮겠냐? 여기 제법 난이도가 있는 식당인데." "걱정하지 마. 현지에 오면 현지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게 내 원칙이거든."
예상대로 회의는 하루 종일이어졌다. 당연한 일이었다. 한 번 도장 찍으면 최소 몇년간 적게는 수억 원 많게는 수백억 원이 왔다 갔다 하는것이 로열티 계약이다. 얼렁뚱땅 도장 찍었다간 저쪽이 날아가든 이쪽이 날아가든 사달이난다. 마라톤 회의는 결국 저녁이 되어서야 일단락되었다.
"한국을 비롯한 동양은 이렇게 끓이는 국 문화지. 하지만 유럽과 미국은 굽는 게 보편적이야."
"생각해 봐. 미국의 거의 모든 집에는 오븐이 있어. 그만큼 식재료를 구워 먹는 게 일상이라는 거지. 하지만 오븐은 너무 커서 옮기기 힘들어. 가든파티를 할 땐 누군가 주방에서 조리한 식재료를 가든으로 날라야 해."
"우리는 에어프라이어가 오븐의 아주 좋은 서포트 제품이될 거라고 생각했지. 기름을쓰지 않으니 요즘 어디에서나 보이는 팻보이들에게도 어필할 수 있을 테고."
"그 행사가 신의 한 수였지. 우리 입장에선 로열티 계약을 서둘러야 했던 이유고. 스필버그, 날 그런 눈으로 보지 마. 기업의 세계는 냉정해. 당장 저 중국에서 일상이 된 카피 제품들을 보라구. 그런 일이 미국에선 벌어지지 않을 거라고 단정 짓는 건 너무 이상적인 생각이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