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현은 자기 권한을 십분활용해 이번 인사를 성사시켰다. 목적은 충분히 짐작 간다.
서동출을 팀장으로 만들어 자기 비리를 캐고 다니는 괘씸한 파트장에게 브레이크를 걸고 싶었던 거겠지.
‘비리를 끝까지 ‘잘 숨겨준 서동출에 대한 포상이기도 할테고‘

"제 입장에선 부담스러운짐 하나 던 거죠, 뭐."
결과적으로 난 앓던 이 하나를 뽑아냈다.
전생에서 내 뒤통수를 쳤던놈이다. 이번에도 놈과 해피엔딩일 수 없었던 걸 난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쩌겠어. 자기가 좋아서 밑 빠진 배에 올라탄 꼴이니 뭐."

회삿돈으로 해외에 나가는데 심지어 비즈니스석을 끊어줬다. 해외 출장 시 비즈니스석은 임원급의 특전, 회사에서 나름 신경을 써줬다.

공기청정기에 날개를 달아주기 위해 우리가 선택한 전략은 기존의 채널 전략이 아닌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광고  전략이었다.

패배자는 엉뚱한 데서 나타났다.
진정한 패배자는 전쟁을 치른 두 회사를 제외한 나머지 제조사. 그들은 더 이상 따라잡을 수 없는 초격차 앞에 고개를 떨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용량 전쟁이 끝나자 정부는 표기 용량에 대한 기준안을 만들었다. 가뜩이나 소비자의 관심에서 멀어져 울상 짓던 중소 냉장고 제조사들은 용량 표기 규제라는 된서리까지 맞았다.

"그런 이유로 이번 광고의 필수조건이 바로 삼전의 제품입니다. 최대 제조사의 베스트모델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야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을수 있으니까요." 난 진정한 의도, 즉 광고 속에 숨겨놓은 낚싯바늘을 꺼내 핵심 임원들에게 보여주었다.

"때가 무르익을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려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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