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부분에선 하청업체의 예상치 못한 항의성 방문 시위장면이 나오는데 이 와중에 특정한 단서로 인해 주인공의 회사 내부에 비리가 존재할수도 있다는 낌새를 알아챈다. 주인공이 회사의 다른 동료들과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데, 이후에 어떻게 스토리가 전개될지 궁금해진다.

단 며칠.
그 단 며칠이 장유승과 한회사의 운명을 바꿔놓았다.

이왕 고생한 것 마무리가 완벽하지 못하면 헛수고나 마찬가지다.

"어차피 한 번은 부딪혀야해."

"본부장님도 세상 참 피곤하게 사시네요."
"인마, 이런 걸 모르니까 네가 여태 팀장인 거야."

그렇게 해필리 에버 애프터면 좋겠지만, 사람 사는 게 어디 그러던가. 호사다마라고 생각지도 않은 일이 터졌다.

회사 간 공급계약이 언제나 안정적일 수는 없다. 경쟁 공급사가 나타나면 매출이 줄어드는 건 상식이고.

동원엔진의 시위 사태가 의미하는 바는 김강현의 비리.
정확히는 동원엔진으로부터의 상납 관계일 것이다. 하지만 이전 생에도 김강현은 부적절한 관계에서 자신을 드러낸적이 없었다.
‘믿을 만한 꼬리를 전달책으로 삼고 문제가 되면 꼬리를 자른다.
그것이 김강현의 방식이었다. 이전 생에서 난 그 꼬리 역할을 했고 파멸을 맞이했다.

"서동출을 팀장으로 알고있더군요. 상납금 전달책으로 써먹기 위한 직급 사칭이었을겁니다."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퍼즐. 노봉길이 고개를 끄덕였다.

"억울하다고요? 기업과 기업의 거래입니다. 우리가 동원하고 독점 거래를 하건 복수거래를 하건 기업간의 거래는 감정이라는게 없는거예요"

"동원이 해성에게 밀리면 노력해서 그걸 되찾을 생각을 해야죠. 그렇지 않고 회사에 쳐들어와 시위를 하는 게 상식적으로 말이 됩니까?"

"그리고 기획실장도 동원문제에 대해서는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지원본부장 말처럼 기업 간의 거래에 감정을 섞는건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우리끼리 싸우는 건 바보같은 짓입니다. 다들 이 점 명심하시고 회의 마칩니다."

"그리고 그 서동출은 아침부터 지금 연락이 되지 않는 상태입니다."
유제국이 소파에 등을 기대며 헛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이해가 돼. 이제야 모든 게 다 이해가 돼."

"명심하세요. 증거가 없는만큼 김강현이나 서동출을 공식적으로 조사할 명분은 없습니다. 만약 우리가 그들 뒤를 캐고 있다는 걸 들켰다간 분명 역공을 당하고 말 겁니다."

"사람은 말이야. 누구나 실수를 해."

"그래도 너 착한 놈이잖아. 예전에도 지금도."

기억났다. 생각해 보면 녀석이 말한 2월부터 묘하게 서동출과 김강현의 휴일이 겹쳤다. 가끔 친구도 없던 녀석에게서 아주 고급진 술 냄새도 풍겼었고.

나온다. 말단에서 이어진 굵은 줄기. 난 품속에 녹음 모드로 넣어놓은 핸드폰을 다시 한번 의식했다. 그리고 서동출에게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조금 전 서동출의 핸드폰을 통해 김강현은 즉시 회사로 복귀할 것을 지시했다. 물론 움직이지 않고 서동출을 설득했다. 하지만 겁먹은 채 굳게 닫아버린 조개처럼 서동출의 입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김강현이 냄새를 맡았다.
어제 동원 측으로부터 나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을 거다. 그렇게 내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고 내가 자리에 없자 서동출을 만나러 갔다는 걸 알게 됐을 거다.
그리고 날 공장으로 보낸다. 자그마치 일주일 동안.
그간 김강현은 서동출에게 완벽하게 입마개를 채울 거다.
난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공장으로 바로 내려가지 않고 인사팀에 들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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