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불량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다. 매장에서 수십만, 수백만 개의 상품을 판매한다 해도 고객이 구매하는 상품은 하나다. 구매한 상품 1개가 불량이면 고객 에게는 100% 불량이다. 변명의 여지 없이 그냥 불량인 것이다.
불량은 확률의 문제가 아니고 타협할 대상도 아니다
불량품 1개를 팔면 단지 1,000원의 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다. 1명의 고객을 놓치는 것뿐만 아니라 10명의 고객에게 파급된다. 싸고 좋은 상품이란 소문이 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싼게 비지떡이라는 소문은 순식간에 퍼진다.
불량을 판매하는 것은 고객을 쫓아내는 것과 같다.
품질관리란 불량이 났을때 잘 대처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불량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사후관리가 아니라 선행관리다. 처음부터 올바르게 하는 것. 그것이 곧 예방임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깨달은 순간이었다.
담설전정(擔雪塡井)이라는말이 있다. 눈(雪)을 퍼담아 우물을 메운다는 뜻이다. 끝없는 반복과 노력으로 우직하게 밀고 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는 말로 쓰인다.
눈이 내리는 날 바닥에 새겨진 글씨를 본 적이 있는가. 눈이 쌓이는 중에도 그 글씨를 읽으려면 눈 위에 글자를 되풀이해 새겨 넣어야 한다. 품질도 마찬가지다. 눈 위에 쓰는 글자처럼 반복하고 또 반복하고 개선하고 또 개선하면서 꾸준히 관리할 때 비로소 품질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다이소의 정신은 거창한 것이 아닌 이처럼 사소하고 작은 것들에서 구현된다.
품질(品質)이란 단어의 한자를 보며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했다. 품(品) 자는 입이 3개 모여 있다. 이 3개의 입은 각각 누구의 입일까? 내겐 고객, 협력업체, 그리고 우리 아성다이소의 입처럼 보인다.
각자 다른 입으로 다른 목소리를 내지만, 이 목소리가 하나로 모일 때 ‘품질‘은 완성되는 것 아닐까? 품질은 저 혼자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고객의 요구와 더불어 우리 직원과 협력업체가 함께, 3개의 입이 모두 만족할 때 비로소 품질은 만들어지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무엇보다 협력업체와의 상생이 중요하다.
도덕적으로 정직하고 투명한 거래 관계일 때 좋은 상품이 나오기 때문이다.
균일가를 맞추는 것은 우리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제조업체를 무조건 압박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고, 으쌰으쌰하며 의기투합한다고 가격이 낮아지는 것도 아니다.
모든 리스크를 사전에 점검하고 고민하면서 최적의 상품을 기획하고 만들 때만 가능하다. 그러니 제조업체는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할 동료이자 파트너다.
"정말 필요한 지원이었습니다. 특히 마케팅, 디자인부문의 지원은 인력이나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됩니다."
우리 상품이 저가이다 보니 대부분 중국산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만 사실은 국내 협력업체 제품이 다이소 전체 매출에서 70%를 차지한다.
크고 작은 나무들이 함께 숲을 이루듯이 수많은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해 나가며 산업 전체를 일으키는 것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일이라는 게 끝이 없다. 아는 만큼 보이고 고민하는 만큼 이루어진다. 챙기는 만큼 챙겨진다. 챙겨지는 만큼 결과가 나오고, 챙기지 못한 만큼 문제가 발생한다. 그러니 누가 무엇을 어디까지 챙기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관심을 가지면 마음이 달라진다. 마음이 달라지면 방법도 찾아진다. 일도 그렇다. 시켜서 하거나 마지못해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하게 된다. 이 단계를 넘어가면 일에 미친 사람이 된다.
우리는 스펙보다 열정을 더 중시한다.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그 대상에 열중하다 보면 자신도 몰랐던 잠재력이 나온다. 열정은 내 안에 잠들어 있던 거인을 깨운다. 그래서 열정이 있으면 일을 잘할 수밖에 없다. 당장은 부족해도 충분히 좋아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스펙이 좋고 어학점수가 높아도 열정이 없으면 연료가 떨어져 가는 엔진처럼 추력을 잃어간다. 조직 내에서도 물 위에 뜬 기름처럼 섞이지 못하고 둥둥 떠다니는 존재가 된다.
일을 잘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남이 정하는 게 아니다. 스스로가 그 일에 얼마만큼의 관심과 열의, 열정을 갖고 몰입하느냐에 달려 있을 뿐이다.
열정이란 뭘까? 이처럼 관심과 열렬한 애정을 가지고 열중하는 것이다.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다. 관심을 기울이고 깊이 들여다보고 몰입하는 것이다. 올인하는 것이다.
열정은 몰입과 집중을 만나 뜨거운 성과를 낸다.
내가 수많은 사람을 보고 깨달은 것이 있다면, 아주 특출한 소수를 제외하고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능력의 차이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저 간절함과 관심, 열정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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