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의 언어 - 찰스 다윈부터 블라디미르 나보코프까지 나비 덕후들이 풀어낸 이상하고 아름다운 나비의 비밀,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웬디 윌리엄스 지음, 이세진 옮김 / 그러나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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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는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곤충이라고 한다. 아마 대체로 그럴거 같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곤충을 좋아하지 않는다. 어릴 때는 몰라도 성인이 되어 가면서 말이다. 곤충이 싫은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나도 곤충을 싫어한다. 다만, 그나마 덜 싫은 곤충이 있다면 너무 작아서 그 자세한 모습이 보이지 않는 녀석들이거나 나비 정도일 것이다. 나비는 가까이서 자세히 살펴보더라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다. 그리고 멀리서 보면 반갑기까지 하다. 이쁘니까.

이 책은 나비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나비의 생태학사라고 할 수 있는데, 책 속 인물들은 흔히 말하는 덕후들이다. 엄청난 집념으로 나비에 일생을 바친 사람들이다. 예전에 한 다큐에서 곤충표본을 수집하는 문화를 본 적이 있다. 이 책의 나비덕후들도 나비표본에 그야말고 엄청난 집착을 보여준다. 집착의 대상이 우연히 나비였던 것 뿐인게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그건 뭐 중요하지 않다. 그들 덕분에 우리는 나비에 대한 많은 것들을 알게되었고, 과학의 발전에 기여했던 그들이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큰 의문은 그것이었다. 사람들은 왜 나비를 좋아할까? 나는 나비가 예뻐서 좋다. 그렇지만 자연 속에 예쁜 대상은 많다. 곤충으로 한정 짓더라도 그게 꼭 나비일 필요는 없다. 그러다 든 생각이다. 나비는 예전에 참 흔했는데. 요즘 나비 보는게 쉽지가 않다. 그래서 어쩌다 한 번 마주친 나비가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물론 책에서 얘기하는 과거 유럽의 나비덕후들에게는 해당되지 않겠지만, 적어도 요즘 우리들이 나비를 반가워하는 이유는 이게 아닐까 싶다.

덕후들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롭다. 이 책은 나비에 광적인 집착을 보인 사람들의 이야기이며, 그 이야기 하나 하나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나비는 벌처럼 꿀을 빨아먹지 않는다는 점, 애벌레 시절 축적했던 수액의 독성으로 천적으로부터 보호한다는 등 나는 나비비덕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나비의언어 #웬디윌리엄스 #그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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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섬
쥴퓌 리바넬리 지음, 오진혁 옮김 / 호밀밭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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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고립된 자급자족의 독립된 섬, 그 속에서 살아가는 40여 가구의 소규모 공동체는 그야말로 평화 그 자체다. 평온한 삶을 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그렇게 그들만의 낙원을 이루고 살던 외딴 섬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전직 대통령이 나타났다. 권위와 억압의 상징과도 같은 그는, 무장한 경호원들과 함께 섬에 들어왔다. 그의 등장은 작은 균열로 시작해 평화로운 섬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 곳 사람들이 피해왔던 외부의 사회처럼 말이다.

이 책은 정치우화소설이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선동되고, 자기도 모르게 권위에 굴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공포와 권력의 폭압 속에서 논리적이며 정의로운 목소리가 어떻게 잦아드는지를 보여준다. 소설에는 전직 대통령의 등장부터 이를 반기지 않았던 소설가가 나온다. 그는 망가져가는 공동체를 바라보며 저항의 목소리를 내보지만 대중에게 외면받는다.

평범했던 이들은 왜 저항하지 못했을까. 나무가 잘려갈 때, 작은 소동이 있었을 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권위가 자리잡고 나면, 그저 갈매기와 전쟁을 할 뿐이다. 이는 극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작가는 저항의 의지를 강조하는 것 같다. 평화 속에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은 순진하다. 그래서 권력은 이들을 굴복시킬 수 있다. 서글픈 현실인거 같다.

번역이 잘된건지, 작가의 문체의 특징인지. 무거운 주제를 굉장히 무던하게 잘 이야기한다. 생각보다 쉽게 잘 읽혔던 것 같다. 작가는 특정 국가를 빗댄 우화가 아니라고 하는데, 뭐 그런가보다. 폭력과 권위로 인한 혼란은 국가만의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규모에 관계없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마지막섬 #쥴퓌리바넬리 #호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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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의 세계사 - 1000개의 조각 1000가지 공감
차홍규 엮음, 김성진 아트디렉터, 이경아 감수 / 아이템하우스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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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무려 1,000개의 조각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책의 목차를 펼쳐보면, 새까맣게 적어놓은 작품들의 목록에 먼저 압도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인지 책의 서두에는 이 책을 어떻게 읽어야 좋은지부터 소개해준다. 물론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나는 백과사전류의 책은 말그대로 백과사전을 읽듯이 가볍게 읽는 편이다. 일단 사진 위주로 훑다가 마음에 드는 사진에서 눈을 멈추어 내용을 살펴보는 편이다. 사진에만 집중하더라도 거기에서 매력을 느끼게 되면 저절로 내용을 안 읽어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일단 책은 예술작품을 다루는 책답게 사진의 품질이 나쁘지 않다. 다만, 워낙에 방대한 양의 작품들을 담아내다보니 분량의 문제 때문에 하나하나의 작품에 많은 공간을 제공하지는 못했다. 모든 예술 작품이 마찬가지겠지만, 사진으로 보게되면 그 매력을 다 담아낼 수가 없다. 특히 조각의 경우는 더욱 그러한데, 사진의 공간조차 넉넉하지 못해서 조금은 아쉬웠다. 하지만 이 역시 다루는 작품들이 워낙 많기 때문이니까 너무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어쨋든 내 취향의 작품들도 그만큼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또, 작품이 많다보니 유사한 작품이나 주제로 묶어서 서로 비교해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가령 시대별로, 지역별로 다양한 비너스 상들을 비교해볼 수 있다.

작품이 많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렇다고 그 설명이나 내용이 성의없게 느껴지지도 않았다. 독자가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얻는 것이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조각의세계사 #차홍규 #아이템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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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어휘 지식 백과 : 인문 교양 편 - 어휘에서 어원으로, 어원에서 배경으로, 배경에서 교양으로 이어진 영어 어휘 지식 백과
이지연 지음 / 사람in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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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는 꾸준히 하고 있다. 아니 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바쁜 와중에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요즘은 일이 많이 바쁘지만, 그래도 일을 하면서 영어를 사용(?)하는 업무를 하다보니 따로 공부시간을 내지 않더라도 공부는 하고 있다고 스스로를 속이고 있는 중이다.

영어공부에 있어서, 언어를 공부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마 어휘일 것이다. 중요하지 않은게 어디있겠냐만은, 제일 중요한 것이 어휘라는 것에는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그래도 꽤 오래 공부를 붙잡고 있다보니 나는 그래도 나름의 어휘공부의 루틴이 있는 편이다. 하지만 그 방법 역시 근본적으로 지루하다.

그래서 이 책을 발견했을 때, 굉장히 구미가 당겼다. 어휘공부를 좀 덜 지루하게 할 수 있는 책이기 때문이다.

책의 정체성은 나름 백과사전이다. 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는데, 인문교양의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각 챕터는 또 유닛별로 나뉘고, 각 유닛들은 해당하는 어휘들에 대해서 백과사전 식으로 지식을 전달해 준다. 물론 백과사전식의 지식 전달이 재미있기는 힘들다. 하지만 어휘들을 공부하는 입장에서는, 단어장을 읽는 대신 읽는다면 이보다 흥미롭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각 단어들은 그 단어의 어원과 관련 단어들, 그리고 파생되는 단어까지 추가되어 설명된다. 특히 관련 표현들을 엮은 부분에서는 여느 단어책들의 느낌도 난다. 정체성은 백과사전이지만, 그 쓰임은 단어장인 듯하다.

가까이 두고 한번에 하나의 유닛씩 꾸준히 계속해서 자주 보면 좋을 것 같다. 나처럼 영어공부를 끼고 사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영어어휘지식백과인문교양편 #이지연 #사람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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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카즈무후 휴머니스트 세계문학 12
마샤두 지 아시스 지음, 임소라 옮김 / 휴머니스트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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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 카즈무후는 브라질 작가 마샤두 지 아시스의 대표작이다. 작가는 심리소설의 대가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 소설 역시 그러한 면모를 뽐내고 있다. 동 카즈무후는 무뚝뚝 경이라는 뜻인데, 무뚝뚝한 주인공 내면의 혼란스러움을 굉장히 실감나게, 그리고 유머스럽게 잘 그려냈다고 느껴졌다. 이 소설은 주인공이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는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친구와 닮은 아들의 모습을 보면서 계속해서 흔들리고, 또 마음을 잡아가다가도 질투를 거두지 않는 모습을 흥미진진하게 전해준다. 브라질 소설은 처음 읽어보는데 특유의 분위기와 유머가 있는 듯해서 시간 가는줄 모르고 읽을 수 있었다.

주인공은 책의 제목처럼 무뚝뚝한 사람이기에, 본인의 속마음을 겉으로 내비치지 않으려 애쓴다.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의심은 커져가고 본인을 희생자라 여기게 된다. 그래서 스스로 완성되었다 여긴 본인의 삶을 광기로 가득찬 비극으로 이끈다.

책의 표지에 찢겨진 종이 사이로 눈이 우리를 관찰하는데, 무뚝뚝한 주인공이 계속해서 지켜보며 의심하고 질투하는 모습을 상징적으로 그려낸 느낌이다. 주인공은 끊임없이 눈을 언급하는데, 타인의 시선을 의미하기도 하며 주인공의 주관적이고 편의를 가진 눈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 같다. 특히, 주인공의 관점에서 일기를 쓰듯 진행되기 때문에 점점 평정심을 잃어가는 그의 시선이 느껴지는 듯 했다.

처음 읽어보는 브라질 소설이지만 굉장히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번역가와 출판사의 노고 덕분에 즐거운 독서를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다양한 곳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주저없이 읽어봐야겠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동카즈무후 #마샤두지아시스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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