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섬
쥴퓌 리바넬리 지음, 오진혁 옮김 / 호밀밭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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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와 고립된 자급자족의 독립된 섬, 그 속에서 살아가는 40여 가구의 소규모 공동체는 그야말로 평화 그 자체다. 평온한 삶을 살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그렇게 그들만의 낙원을 이루고 살던 외딴 섬에 쿠데타로 정권을 잡았던 전직 대통령이 나타났다. 권위와 억압의 상징과도 같은 그는, 무장한 경호원들과 함께 섬에 들어왔다. 그의 등장은 작은 균열로 시작해 평화로운 섬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 곳 사람들이 피해왔던 외부의 사회처럼 말이다.

이 책은 정치우화소설이다. 어쩌면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선동되고, 자기도 모르게 권위에 굴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그리고 동시에 공포와 권력의 폭압 속에서 논리적이며 정의로운 목소리가 어떻게 잦아드는지를 보여준다. 소설에는 전직 대통령의 등장부터 이를 반기지 않았던 소설가가 나온다. 그는 망가져가는 공동체를 바라보며 저항의 목소리를 내보지만 대중에게 외면받는다.

평범했던 이들은 왜 저항하지 못했을까. 나무가 잘려갈 때, 작은 소동이 있었을 때 알아차렸어야 했다. 권위가 자리잡고 나면, 그저 갈매기와 전쟁을 할 뿐이다. 이는 극을 향해 달려갈 뿐이다.

작가는 저항의 의지를 강조하는 것 같다. 평화 속에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은 순진하다. 그래서 권력은 이들을 굴복시킬 수 있다. 서글픈 현실인거 같다.

번역이 잘된건지, 작가의 문체의 특징인지. 무거운 주제를 굉장히 무던하게 잘 이야기한다. 생각보다 쉽게 잘 읽혔던 것 같다. 작가는 특정 국가를 빗댄 우화가 아니라고 하는데, 뭐 그런가보다. 폭력과 권위로 인한 혼란은 국가만의 일은 아니다. 사람들이 모인 곳에는 규모에 관계없이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느낀 점을 쓴 글입니다>

#마지막섬 #쥴퓌리바넬리 #호밀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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