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나는 뇌의 비밀 - 녹슨 머리를 쌩쌩하게 만드는 생활 실천법
이쿠타 사토시 지음, 황소연 옮김 / 가디언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깊게 베인 상처는 시간이 지나면 새살이 돋아 아물기 마련이다.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주어야 하는 손톱과 발톱 그리고 머리카락의 성장을 인위적으로 막을 수는 없는 것이다. 과연 우리의 두뇌도 끊임없이 성장할까? 개인적인 경험에 의한 판단에서 이야기하자면 분명히 뇌는 자극을 주면 반응을 즉각적으로 일으킨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짧은 생성과 함께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자극을 지속적으로 주면 일종의 습관처럼 새로운 기능이 자동화되어 실행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뇌를 어떻게 자극할 것인가? 다양한 활동이 거론되겠지만 <되살아나는 뇌의 비밀>에서도 말했듯이 '운동'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뇌의 신비로운 비밀이었던 '신경생성'의 사실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고군분투했던 뇌과학자들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우리의 뇌는 혈관의 흐름 속도와 심장박동수, 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의 증가에 따른 신체의 움직임에 의해 침체된 기능이 힘차게 재가동된다는 것을 당당히 밝히고 있다. 어깨가 저절로 들썩이는 흥겨운 리듬에 맞추어 춤을 추는 것,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며 활기차게 움직이는 걷기 운동과 자전거 타기를 통하여 잠들어버린 우리의 뇌를 흔들어 깨우게 된다고 책은 말한다.

 




 

 


「2006년 신경과학자 아트 크레이머(Art Kramer)는 '활발하게 걷기'라는 평범한 운동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일주일에 세 번, 시속 4.8킬로미터의 속도로 1시간쯤 걸어다닌 사람들의 뇌 부피가 세 살 아래인 사람들의 것과 같다는 놀라운 결과를 얻었던 것이다. 편한 것을 좋아하면 두되는 멈춘다는 것을 명심하자.」- 본문 중에서

 

 

뇌과학자들은 카나리아, 실험용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그리고 말기 암 환자의 동의에 의한 뇌의 해마를 관찰하면서 신경생성의 유무를 밝혀내고자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고, 마침내 "인간의 신경생성이 멈춘 시점이라 믿었던 연령대를 몇 십 년이나 훌쩍 넘겨서도, 하루에 500~1,000개나 되는 신경세포를 새로 만들어내고 있었던 것"(p.98)을 세상에 알리게 되었다. 

 

우리가 춤을 추고 운동을 하면서 땀을 흘리는 동안에 기분이 좋았던 진짜 이유는, 내면에 억제된 감정을 몸을 표현하고 분출했다는 통쾌함에 의한 심리효과일 수도 있겠으나, 그에 앞서 우리의 오감을 관리하는 뇌가 먼저 휘파람을 불고 있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운하게 씻고 편안한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도 상쾌하게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이다. 책은 우리의 일상에서 손쉽게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기억력과 집중력을 되살리는 생활 실천법'을 알려주고 있다.

 

 



 

 


「운동과 공부 외에 두뇌를 좋아지게 하는 자극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독서다. 운동이나 공부를 하듯 독서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면 앞쪽 뇌를 변화시킬 수 있다. 독서할 때 인쇄된 문자를 기계적으로 읽는 것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읽는 내용을 상상하듯 읽어라. 그러면 앞쪽 뇌가 뒤쪽 뇌에 저장되어 있는 정보를 끌어내어 사고함으로 뇌 전체를 자극하는 데 효과적이다. 또한 너무 쉬운 책보다는 곱씹어 생각하여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앞쪽 뇌를 활성화하는 데 좋다.」- 본문 중에서

 

 

이쯤 되면 나도 뇌의 활성화를 위한 실천법 중의 하나인 '독서'를 꾸준히 하고 있음에 내심 기쁨을 표현해도 되려나! 무더운 여름이 되면 살이 쭉 빠졌다가 차가운 겨울이 되면 다시 원상태로 복구되는 나 자신을 채찍질하면서 다시 운동을 시작해볼까 보다. 한때 걷기운동의 즐거움에 빠져서 서늘한 저녁이 되면 집 근처 산책로를 꼬박꼬박 방문했었다.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서 걷는 동안만큼은 온종일 시달렸던 스트레스와 잡념이 사라졌던 것, 그게 뇌의 기쁨이었단 말인가? 이 책을 통해서 더 늦기 전에 뇌의 건강을 위해서 열심히 몸을 움직여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많은 도움이 되었던 책! 되살아나는 뇌의 비밀을 나도 이제는 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 - 가슴 뛰는 삶을 실현시켜 주는 꿈의 보물지도
김태광 지음 / 베이직북스 / 2011년 6월
평점 :
품절


사람의 일생이 나아가는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면 선천적으로 주어진 길과 후천적으로 노력하여 만들어야 하는 길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것은 태어날 적부터 천부적인 재능을 몸에 지닌 사람과 아무런 재능없이 밑바닥부터 시작하는 사람을 구분하는 기준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오래전부터 몸에 베여 그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자와 자신에게 주어진 능력의 유무를 떠나서 언제나 최선을 다하는 자의 종착점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내가 바라본 사람 사는 세상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 듯하다. 바로, 항상 배움에 목 마른 사람과 항상 적당히 배우고 살고 싶은 사람이다. 다시 정리해보면 성공해야만 하는 사람과 성공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사람인 것이다. 그들은 청춘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어떻게 보냈을까. 지금보다 나은 삶과 멋진 미래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청춘들은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묻고 싶다.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의 저자 김태광은 어렵고 힘들었던 자신의 학창시절을 이야기하는 것을 시작으로 대한민국의 청년들에게 묻는다. "매일 분명하고 생생하게 꿈꾸고 있는가?" 그러면 그들은 이렇게 물을 것이다. "도대체 무엇을 꿈꾸고 생생하게 떠올려야 하는 겁니까?"라고 말이다. 그래서 이 책이 그 질문에 기꺼이 응하기 위해서 우리에게 나타난 것이다.

 

 



 

 


「청춘은 짧고 그 이후의 시간은 길다. 청춘을 보내는 지금 미래 설계를 끝내고 실천 단계에 돌입해야 미래가 밝다. 따라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황금시기인 청춘을 어영부영 보내선 안 된다. 꿈과 목표를 가지고 계획적으로, 그리고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할 것을 구분해서 실천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저마다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상세하게 기록하여 목적지까지 도달할 수 있는 나침반과 같은 지도를 설계해야 됨을 알린다. 특히, 저자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꿈과 목표의 시각화는 이미 여러 책에서 언급된 부분이지만, 다시 한번 그 필요성을 생각하고 점검하는 데 큰 힘이 되어주고 있노라 생각된다. 나 또한 '삶의 보물지도'라는 주제를 시작으로 앞으로 해야 할 일, 하고 싶은 일을 다양한 사진과 글을 통해 구체적으로 만들어놓았다. 그것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강력한 동기부여가 되어주고 있으니, 이미 내가 원하는 성공의 자리에 오른 것과 같은 기쁨을 만끽하며 하루하루를 성실히 임하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한계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 한계는 어린 코끼리의 발에 묶여 있는 쇠사슬과 같다. 더 이상 할 수 없다고 믿으면 영영 할 수 없지만 할 수 있다고 믿으면 쉽게 끊어버릴 수 있다. 성공인들은 한계를 장벽으로 보지 않는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생각한다. (중간생략) 불안과 두려움보다 더 큰 자신감을 가져라. 자기 확신으로 전력투구하라.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 본문 중에서

 

<청춘아 너만의 꿈의 지도를 그려라>는 대단한 성공비법을 전수하기 위해 집필된 책이 아니다. 사실상 우리의 현실과 정면으로 맞추어보면 자기 자신을 다스리는 법을 재차 강조하고 있는 내용이라고 볼 수도 있으리라 생각되며,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고 누구나 알고 있는 내용이라고 몇 장 읽다가 책을 덮어버린다면 이미 성공하고자 하는 열망이 없는 사람임을 자처하는 것과 같다.

책이란, 과거와 미래를 연결하는 아름다운 다리와 같다. 그리고 그 다리를 건설한 위대한 성공인의 이야기는 우리의 심장을 언제나 뜨겁게 달군다. 그래서 우리는 끊임없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을 접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다양한 성공인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에 아마 책 자체로서 동기부여가 조금이나마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개가 주는 위안
피에르 슐츠 지음, 허봉금 옮김 / 초록나무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라고 생각된다.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삶의 터전을 일구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들을 엄격하게 선별하여 배치하는 경우가 있겠으나, 사람의 주거공간에 반려동물이 함께 살고자 찾아왔다면 또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판단에 근거한 이야기지만 아직 세상의 주도권은 인간이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자연재앙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지는 인간의 나약한 모습도 심심찮게 등장했지만, 그래도 아직은 인간의 힘에 의해서 자연이 각양각색으로 탈바꿈하고 그 용도나 기능도 달라지고 있으니까 말이다. 하물며 인간의 삶에 정겹고 친근함을 무기로 지니고서 등장한 반려동물의 입장이라고 다를 게 있을까? 개를 키우고 안 키우고를 떠나서 그 선택 자체는 인간이 하는 것이기에 동물들은 인간의 지시에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 오늘날의 현실이다. 그러나 인간의 영역에 동물을 투입하여 공동체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하여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는 사람이 있기 마련이다. 인간과 동물이라는 관계 사이에는 지켜야 할 선이라도 분명하게 있는 듯 말하는 사람도 있으나,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의 취향이라서 옳고 그름을 논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된다.

 

 







 

 

반려동물은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서 존재하는가?

<개가 주는 위안>의 저자 피에르 슐츠는 심리학, 정신의학, 약학, 동물학 등 다양한 학문을 통섭하다가 인간과 개의 관계에 대하여 연구를 시작했고 그 과정을 통해 인간과 개의 심리적 관계에 보다 집중적으로 재조명하게 되었다. 이 책은 개과 동물에 대한 기본적인 특성만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있어 개는 어떤 존재이며, 개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를 공평하게 나누어 체계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개과 동물의 관점이라는 말 자체가 어찌 보면 인간이 직접적으로 경험할 수 없는 낯선 세계를 추측하는 과정에서 어림잡아 탄생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인간과 개가 함께 살아온 시간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반려동물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기회도 많아졌기에, 다양한 심리연구와 동물학에 근거한 자료를 토대로 저자는 신빙성 있는 내용을 독자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생각된다. 앞으로 애견산업은 더욱 확장되어 반려견과 함께 사는 사람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어쩌면 반려동물과의 동거는 선택, 그 이상의 단계를 넘어서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사람의 인생 여정이 한결같이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망이나 외로움 혹은 불행이 닥쳐올 징조나 가능성이 보이면, 미리 관리하는 전략을 써서, 인생을 더 즐겁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 전략 중의 하나가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다. 사람은 개와 함께 있을 때, 즐거움을 느끼고 인간 사회의 각종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저자는 우리의 기준점에 따라 개의 장단점이 천차만별로 나뉘어 우리의 삶을 보다 확장하거나 축소시킨다고 본다. 책에서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개의 사회화와 사교화'를 언급한 내용이었는데, 갓 태어난 어린 강아지가 어미 개한테 개 사회 내에서의 기본 행동 양식을 습득할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람도 태어남과 동시에 오감을 통한 학습이 시작되는데, 어린 강아지라도 학습할 권리는 보장받아야 한다는 뜻이 아닌가. 아직 인간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듯해도 이 상황이 언제 뒤바뀔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이 개인의 취향이라고 언급했지만 어디까지나 동물로서의 권리를 마땅히 보장해주는 차원에서 건전한 생활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맹인견, 애완견, 탐색견, 식용견, 투견 등 그 쓰임새에 따라 개 수요는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그 취향 속에서 개과 동물은 다양한 용도로 나누어지고 있음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이 책은 인간의 이기심에 의해 반려동물이 상처받는 것을 염려하고 있으며, 반려동물을 다양한 관점으로 접근하여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남기고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주 작은 것을 기다리는 시간 - 한 시골교사의 희망을 읽어내는 불편한 진실
황주환 지음 / 생각의나무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논쟁이 일어나는 책은 되도록 멀리하고 싶은 것이 사실이나, 그것이 우리의 삶에 깊숙이 침투하여 새로운 도약의 가능성을 자극한다면 책임감을 가지고 끝까지 읽고 말겠노라 다짐한다. 사회를 움직이는 다양한 구조의 관계 속에 숨겨진 모순을 끄집어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개인이라 불리는 하나의 인격체가 과감히 뛰어들지 않는 한, 우리는 영원히 다람쥐 쳇바퀴처럼 구르고 또 굴러가는 묵직한 돌덩어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돌은 깨지면 그만인 것을, 그래도 쪼개진 형상은 새로운 의미를 스스로 부여하고 존재를 알리고자 끊임없이 비바람에 온전히 의지하며 변화를 시도한다. 우리가 진정 챙겨야 할 것은 아주 작은 것에서 시작한다. 한 시골교사가 써내려간 고백록 속에는 만인을 위한, 만인에 의한, 만인에 의해 반드시 행해져야 할 우리의 영원한 숙제가 담겨 있다.


 

영민하신 분이 완벽한 범행을 저지르고도 마땅히 치러야 할 죗값을 사회에 헌신하였다는 공로로 가벼운 징벌에 그치고 그 배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멀쩡한 두 눈과 두 귀를 놔두고도 감쪽같이 속을 수밖에 없는 이 어두운 현실에 대하여 저자는 철두철미하게 꼬집어낸다. 그 중심에는 저자가 교사라는 신분을 지녔기에, 학교를 빼놓을 수 없는 것이다. 학교는 배우는 곳임이 틀림없는데 중요한 것은 학생들이 무엇을 배우러 다니느냐고 반문하는 것, 그리고 교사라 불리는 자들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느냐고 묻는다.


 

비단 학교뿐만 아니라, 옳고 그름을 논함에 있어 좋은 것은 한없이 좋은 것이요, 나쁜 것은 말할 것도 없이 끝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언제까지 제 앞가림만 하고 살 수는 없는 법. 대한민국의 청소년이 마땅히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고 제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하는 것, 그것이 저자가 하고 싶은 말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학년이 끝날 무렵 "저 때문에 선생님이 고생이 많으시네요"라며 아이가 낮게 말했다. 아이가 내게 마음을 닫지 않은 것에, 오히려 내가 존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우리 모두 사랑받고 싶어하기에, 나도 그렇게 느꼈다. 그래서 교사인 "나도 여러분에게 사랑받고 싶다"고 말하면, 아이들은 낄낄거린다. 존중과 사랑은 다르지 않고, 자기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만이 타인을 존중할 수 있는 법이라고 말해주고 싶었다. 내가 어느 누구에게서 함부로 취급되어서는 안 되는 존재인 것처럼, 너희들도 마찬가지라고 말이다. - 본문 중에서 」

 

교직 생활을 하면서 겪었던 학교 구조의 모순에 대하여 언급하는 부분도 적지 않게 등장하는데, 그것은 아주 사적인 부분이자 작은 미물과 같은 문제 덩어리가 점차 부풀어 오르고 있음을 지적하는 것과 같았다. 애초에 뿌리내리지 못하도록 뽑을 수 있었음에도 권력을 휘두르는 자에게 당할 사람이 없었기에, 눈 뜬 장님처럼 알고도 모른 척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 책의 저자와 우리의 심기를 심하게 자극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학교를 떠나는 아이에게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가? 우리는 왜 그 아이들을 보았음에도 잡지 못하고 방치하였는가? 그리고 우리가 방심한 사이에 문제를 일으키는 아이를 질책하기에 이르는데, 왜 아이들은 그러한 문제를 일으키는 주범이 되었는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해야 할 것이다. 그게 이 책이 당부하는 말이기도 하다.

 

 



 

 


「내 의식이 격렬하게 변해왔듯이, 낯선 독자들도 이 책이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것이 내 솔직한 마음이다. 이 책이 껄끄러운 독자가 있다면, 내 글은 일정 부분 성공한 것으로 여기겠다. 불편하지 않은 독서란 무의미하다고 생각해왔기 때문이다. 그렇게 당신이 불편한 질문을 시작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수히 많다. 병의 치유는 병의 자각에서 시작되기에.」- 본문 중에서

 

논쟁이 일어나는 책을 읽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으나, 마지막에 새겨넣는 저자의 말을 통해서 그것은 마땅히 내가 해야 할 임무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의 내용에 공감할 수밖에 없다고 하는 것은 나도 눈 뜬 장님이었음을 덩달아 고백하는 것과 같다. 대한민국에서 교편을 잡고 있는 교사라면 이 책을 한번 쯤은 읽어보았으면 한다. 저마다 이름도 모르고 병명도 알 수 없었던 그 병의 실체에 대하여 자각하게 되리라 생각된다. 그게 이 책을 우리가 읽어야 할 이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홍재원 지음 / 일리 / 2011년 5월
평점 :
절판


서울대학교, 그 자체가 이미 어떠한 수식어를 곁들이지 않아도 명성과 위엄이 느껴지는 듯하다. 대한민국에 똑똑한 사람은 죄다 그곳에 모여 있을 것만 같은 환상이 서려 있는 서울대학교. 학벌주의에서 능력주의로 조금씩 사회의 인식이 바뀌고 있는 듯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출신을 무시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학교 자체만 두고 논하자면 그 속에 얽히고설킨 모순덩어리가 쉴 새 없이 쏟아져나오겠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서울대생을 바라보는 관점은 학교를 넘어서서 청춘의 덫에 덜컥 잡혀버린 청년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을 중점적으로 삼아야 되겠노라 생각된다.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는 95학번 서울대생의 숨겨진 비애, 사랑, 고뇌를 담은 소설책이다. 대학생의 삶에서 시대의 영향이 빠질 수는 없는 법. 정권의 교체와 함께 국가와 학교, 교수와 학생 간에 숨겨진 뒤틀린 상하관계를 고발함과 동시에 책을 읽는 이가 비판적 시각과 사고를 가지고 현시대와 책이 보여주는 시대적 상황을 비교 분석하면서 1995년도와 2011년도의 시대를 사는 대학생의 처지를 진지하게 곱씹어보는 시간을 가지게끔 유도하는 듯하다.

 

 



 

 


「누구나 매 순간 늘 거기에 맞는 판단을 새로 내린다. 합격하는 순간 합격은 이미 현실이고 실현된 현실에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기란 쉽지 않아서, 그 순간부터 펼쳐지는 새로운 현실을 다시 판단해야 한다. 방세를 내거나 새 책을 사거나 밥을 사 먹으려면 돈이 많이 들 것이다. (중간생략) 실은 혼자 수강신청을 했다. 입학 전 그의 동기들은 이미 학교를 찾아와 신입생환영회나 오리엔테이션 등을 거치면서 선배들과 함께 시간표를 짜고 수강신청을 했을 것이다. 하지만, 승표는 참여하지 않았다. 차비를 들여 서울을 왔다 갔다 해야 한다는 게 소모적으로 느껴졌다.」- 본문 중에서

 

 

대학문화의 본질을 파헤치는 등장인물의 미묘한 심리적 갈등이 인상적인 <청춘이라 부를 수 있을까>

지독한 취루탄 연기를 깊숙이 들이마시며 청춘의 깃발을 휘날리는 서울대생의 고발성이 돋보이는 학생운동을 통해서 대학 캠퍼스의 낭만 속에 숨겨진 우리 청년들의 비애를 느낄 수 있었다.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네 본연의 임무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치열하고 사회를 응징하고자 목숨걸고 나서느냐고. 인생의 기로에서 한번쯤은 미친 척하고 뒤틀린 모순을 잡아보는 것도 청춘의 혈기를 표출하는 마땅한 도리 아니겠냐고 반문한다. 우리가 대학생이라는 신분을 짊어지고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가 궁금했노라. 대학에 서려있는 열정과 낭만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은 것임을 한 번쯤은 보여주고 싶었노라. 이 책은 그렇게 이야기 한다.

 

 



 

 


「꼭 취업만이 정답일까. 꿈을 갖고 살아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그 꿈은 항상 변하기 마련이어서, 예전의 꿈은 현재에서는 무효나 마찬가지다. 승표가 청소년 시절 막연하게 생각했던 건 그럴싸한 대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높은 연봉을 받고 일하다가 세단을 타고 퇴근하는 미국 영화 속의 엘리트였다. 그리고 대학 입학으로 그런 생활이 보장된다고 믿었다.」- 본문 중에서

 

 

이 책은 읽는 이의 가치관에 따라 책의 핵심이 달라질 것이다. 무엇에 중점을 두느냐에 따라 저자가 하고 싶었던 말도 조금씩 달라지기 십상이다. 개인적으로 청춘이라 불리는 시대 속을 살다간 청년들의 모습이 꽤 인상적이었다. 지금의 나도 청춘이라 불릴 수 있으려나? 지레짐작을 하면서 힘빠진 웃음 한번 지어볼 따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