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머리 앤 인문학 -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박홍규 지음 / 틈새의시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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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 앤 인문학(박홍규)_틈새의 시간

 

 

이 시대의 새로운 앤, 자기만의 앤을 찾는 시간

 

어릴 때 티비를 틀면 자주 방영하던 빨강머리 앤이 참 좋았다. 못생겼지만 참으로 당돌하고 용감한 소녀라서 나도 앤과 같은 사람이 되고 싶었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어릴 적 애니메이션들은 추억 깊은 곳으로 자취를 감추고 평범하게 살았다. 하지만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한 캐나다 드라마 초록지붕의 빨간머리앤이 다시 그 기억을 들추었다. 빨간머리 앤 내용이 가물가물했는데, 넷플릭스 드라마를 보니 그동안 잊고 지냈던 빨간머리 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너무 재미있어서 3번이나 정주행 했다. 그리고 책으로 만나는 빨강머리 앤 인문학도 새로운 시선으로 참 인상 깊게 읽었다.

 

우리 모두, 누구에게도 어떤 일에도 절대 기죽지 않고 언제나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내는 빨강머리 앤처럼 살아갈 수 있기를!(p.13)

 

최근에 피터팬도 다시 보았는데, 피터팬도 새로웠다. 하지만 빨강머리 앤을 무려 3번이나 더 봤던 것은 빨강머리 앤 속에는 그 당시의 시대상도 드러나 있지만, 거기에 반발하는 풍자도 드러나서 더 재미있고 흥미롭게 본 것 같다.

 

전통적인 여성상에서의 일탈이자 청교도적 금욕주의에 대한 반발이고, 19세기 빅토리아 왕조가 강요했던 이상적 여성상에 대한 풍자. ‘빨강머리 앤작가 루시는 지나친 감상을 영리한 감성으로 다시 그려냈다(p.30)

 

유독 빨강머리 앤이 지금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뭘까? 비슷한 플롯을 가졌지만 다른 작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특이성 덕분이지. 한창 외모에 민감할 나이의 여자아이를 용모에 열등감을 가진 아이로, 또래와 달리 자기주장이 강한 아이로, 그 아이가 쑥덕거림과 비아냥을 극복하며 실수와 실패를 거듭하며 자라는 모습으로 그린 게 보통의 독자들을 사로잡은 것 아닐까? 이런 점에서 빨강머리 앤은 아동문학의 비현실적인 이상주의가 현실적인 리얼리즘으로 변해가는 과정에 있음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할 만해(p.43)

 

넷플릭스 드라마로 볼 때는 그저 재미로만 봤다면, 이 책을 읽으며 다시 접하는 빨강머리 앤은 그 당시의 여성들의 실제 삶을 엿볼 수도 있고, 저자의 생각으로 바라보는 앤의 모습도 접할 수 있었다. 내가 생각지 못한 부분들까지 섬세하게 풀어쓴 책이다.

 

앤에겐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이 한 푼도 없는 반면, 삐삐는 모험을 즐겨. 별장의 재산을 노리는 어른들을 상대로 옆집 아니카 남매와 함께 말이야. 앤의 모험을 숲속에 비밀 아지트를 만들고 그 곳에서 친구들과 수다를 떨거나 상상의 날개를 펴는 게 거의 전부잖아. 그러고 보니, 앤은 말의 사람이고, 삐삐는 발의 사람인 듯하다(p.48)

 

어릴 때 말괄량이 삐삐책도 읽은 기억이 난다. 하지만 막상 앤과 삐삐가 다른 듯 같고, 같은 듯 다른데도 삐삐가 떠오르지는 않았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 맞아~ 삐삐도 앤과 비슷한 부분이 있었지?’라고 느낌표를 외쳤다. 단순히 삐삐와 앤을 비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삐삐의 작가 린드그렌의 삶도 축약하게 담겨있다. 빨강머리 앤 작가의 내용만 담겨있는 것이 아니라 앤과 비슷한 작품과 그 작품의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간략하게 담겨있어 조금 더 문학적 이해와 감정이입을 잘되게 해준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다시 새로운 관점으로 새로운 시각으로 빨강머리 앤을 다시 만나고 싶다.

 

유일무이하고, 자유롭고, 당당하게 살아가는 앤처럼.

무조건 앤을 닮으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만의 앤을 찾아 자신만의 아름다운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 시대의 새로운 앤으로 살아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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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메시지 - 스킵되지 않고 착착 달라붙는 말과 글을 만드는 법
김병희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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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커 메시지(김병희)_한국경제신문

 

상대방의 마음을, 관심을 빼앗을, 사로잡을 비법

 

무수한 콘텐츠 속 유일하게 뇌리에 붙는 것들의 비밀 : 프레젠테이션부터 브랜드 마케팅까지 7가지 메시지 전략이면 끝!’이라는 소제목이 날 이끌었다. 인스타그램, 틱톡, 유투브, 페이스북 등등 다양한 SNS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금, 우리는 너무 많은 정보와 무분별한 광고에 노출되어 있다. 심지어 나는 짧은 영상을 보는데도 몇 초의 광고가 나오는 것이 싫어서 유투브 프리미엄 유로 서비스까지 결제를 했다. 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은 광고를 싫어한다. 아니 무분별한 광고에 내 아까운 시간이 할애되는 것을 싫어한다. 그러기 위해, 이런 세상에서 전달력을 높이고 기억에 딱 박히게끔 인식시키려면 남들과는 다른 노하우가 필요하다. 그리고 이 책 스티커 메시지에 그 노하우 하나하나가 다 들어있다. 무엇보다 실용적이고, 다양한 예시와 이미지로 이해도를 높인 책이다. 회사에서 프레젠테이션 발표를 해야 하는 직장인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치킨을 파는 자영업자에게도 필요한 책이다. 소비자에게 타매장보다 더 맛있는, 더 신속한, 더 바삭한 치킨이라는 것을 강조할 수 있는 문구와 광고를 기획해야 한다. 요즘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메시지 전달, 마케팅이 어떻게 전달되고 받아들여지는 지가 참 중요한 것 같다.

 

나는 누텔라를 참 좋아한다. 우리나라에 수입되기 전의 일인데, 예전에 해외 나갔을 때 처음으로 접했던 신문물이었다. ‘식빵에 발라먹는 누텔라 잼이라니!’ 딸기잼만이 전부인줄만 알던 내게 누텔라 잼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그렇게 누텔라에 빠져 살았었는데, 정작 누텔라 광고는 접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누텔라 광고를 처음 봤는데.. 광고를 보고나니 만약 내가 누텔라를 먹어보지 않았더라도 언젠간 한번쯤은 꼭 먹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페이지를 핥지 마세요라는 헤드라인과 하단의 누텔라&붓은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사람의 심리와, 달달한 초코가 군침을 돋우는 굉장히 매력적이면서 위험한 광고를 하고 있다. 다이어트 할 때 보면 큰일 날 것만 같다.

 

파타고니아는 환경 지킴이라는 기업의 철학을 강조하기 위해 자사의 재킷을 여러 벌 사지 말고 한 벌만 사서 오래 입으라는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담았다. 세일 기간에 옷을 사지 말라니, 보통의 패션 광고와 전혀 다른 접근 방법이다(P.150)

 

파타고니아의 광고도 굉장히 신선했다. 그 당시 꽤나 혁신적인 광고이자, 소비자들의 마음을 빼앗었던 기업으로 아직도 기억이 난다. 요즘 핫한 ESG 관련해서 환경을 생각하는 기업들이 많은데, 정작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너무나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환경오염을 하는 것들을 보면서 모순이 아닌가 싶었다. 하지만 파타고니아의 이런 광고는 진정 소비자들의 마음을 울리고, 진심도 닿아 굳이 사지도 않아도 되지만, 이왕 산다면 파타고니아!’ 라는 인식을 각인시킨다.

 

우리가 이런 디테일한 포인트를 하나하나 아는 것은 어렵다. 실천하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책과 함께 제시된 이미지와 기존 예시들을 살펴보다보면 알겠다~ 어떤거구나!’라는 감이 오는 것 같다. 도통 잡을래야 잡을 수 없는 어려운 감, 그 감을 길러주는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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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 -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입문서
조이현 지음 / RISE(떠오름)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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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조이현)

 

더 나은 나, 더 바른 삶을 위한 철학 한 페이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1년에 두 번은 꼭 읽는다는 명상록을 읽은 적이 있다. 내가 처음으로 철학에 관심을 갖게해준 책이 명상록이다.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였다. 그 책을 읽으면서 내가 왜 그동안 철학을 등한시했고, 관심을 기울이려는 시도조차 안했는지 몹시 안타까웠다. 내가 조금만 더 일찍 철학을 접했더라면, ‘지금 삶이 조금은 더 윤택해지지 않았을까? 내가 조금 더 현명한 성인으로 성장하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철학은 항상 곁에 두고 읽고자 하는 분야이다. 그리고 이 책, ‘11페이지, 지적 교양을 위한 철학 수업역시 그런 내게 참으로 훌륭한 책이 되어주었다. 고전 속에 숨겨진 인문학을 다루며 인간의 본질에 대한, 통찰이 담긴 입문서로 딱 제격이다. 책 제목 그대로 하루에 1페이지씩 읽으면 되는 주제라서 책을 읽는 동안 부담도 없고, 이해하기 힘든 단어로 어려운 내용을 다루고 있지도 않다.

 

인식의 쳇바퀴 속에서 우리는 좋은 일들과 나쁜 일들을 반복적으로 맞이한다. 이때 나에게 들이닥친 불행을 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며 위안하는 것이 아닌, ‘이 불행마저도 내 삶의 일부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진정한 긍정인 것이다(p.6)

 

희망은 두려움을 설렘으로 바꾸고 부족함을 만회하여 미래를 낭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인간은 고뇌할지라도 희망을 품어야 하고, 모든 것을 잃어도 희망은 놓지 않아야 한다.

희망이란 순간적인 반짝임이 아닌 지속적인 밝음이기에 희망을 품고 사는 자는 행복에 기대어 낮을 보내고, 감사에 파묻혀 밤을 맞이한다. 석양이 지는 들녘을 바라보며 내일의 따사로운 햇살을 떠올리고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내일의 광명한 빛을 고대한다(p.19)

 

고집은 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닌 틀림을 바꾸지 않는 것이며 사고가 균형을 잃어 한쪽으로 치우쳐진 마음의 상태이다(p.43)

 

평소 어릴 때부터 고집이 세다는 소리를 들었던 내가, 이 문장을 읽고 뜨끔했다. 내 얘기는 아닌가. 과연 나 역시도 주장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잘못된 부분을 남이 바로잡아주었을 때 과연 그 조언을 들으려는 노력은 했는가 싶었다. 고집은 완고한 사람들만이 살 수 있는 그들만의 집이다.

 

마음이 순진한 것과 생각이 순진한 것은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전자는 친근함을 줄 수 있지만 후자는 간교한 자들의 먹잇감을 자처한다. 인생에서는 한 번의 속임도 허용돼선 안 되지만 두 번의 속음은 더더욱 용납돼선 안 된다(p.53)

 

예전에는 순진한 사람이 착하고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아마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세상을 살다보니 마냥 순진하면 사기당하기도 좋고, 이용당하기도 좋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느낀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마음이 순진한 것과 생각이 순진한 것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인생에서 한 번의 속임도 허용돼서는 안 되지만, 두 번의 속음은 더더욱용납돼선 안 된다는 말이 가슴에 참 와닿았다. 누구보다 내가 가슴속에 새기고 명심해야할 것 같다.

 

부유함의 가치는 소유에 있지 않고 적합하게 사용되는데 있다. 인간은 부유함만으로 살 수 없는 존재이기에 쌀독에 눌러앉아 배를 두들기는 쥐와는 달라야 한다.

어떤 이는 가난을 무형의 재산으로 여겨 그것을 밑천 삼아 더 나은 삶을 살고자 노력한다. 가난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되 당연시하지 않고 불편으로 여기되 그대로 머무르려 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말처럼 가난을 인정하는 일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빈곤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기 때문이다(p.78)

 

목적은 달성에 뜻을 두기보다 과정에 의미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목적을 이뤄 얻는 것보다 과정에서 얻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p.162)

 

이 부분을 읽었을 땐, 학창시절 시험기간 때가 떠올랐다. 나름 벼락치기로 열심히 공부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시험 점수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름 깨달은 게 있다. 지금으로부터 10여 년 전의 일이지만, 목적 달성도 중요하지만 목적 달성을 위해 나아가는 그 과정에서 얻는 것도 참 크다는 걸 세월이 흐른 지금 다시 깨닫는다.

 

독서는 단조로운 반복이지만 위대한 결과물을 낳는다. 발상을 전환시켜 고정관념을 뒤집고 사고를 확장시켜 영감이 떠오르게 한다. 삶을 진단해 문제에 대한 처방을 내려주고 아는 것보다 이해하는 것의 중요함을 일러준다. 양식의 풍족함보다 양분의 귀중함을 깨우쳐주고 휘황찬란한 보석보다 반짝이는 별이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한다. 인간은 책장을 넘길수록 더 인간다워진다(p.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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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작물이 되었나 - 게놈으로 밝혀낸 먹거리의 비밀
강석기 지음 / Mid(엠아이디)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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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은 어떻게 작물이 되었나(강석기)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소중한 작물의 특징과 게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수출에 제약을 받으면서 가격이 급등하는 상황을 지켜보니 음식이 차고 넘치는 이 시대라도 어떤 한 가지 요인으로 인해 우리의 식탁이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갈수록 증가하는 인구와 점점 좁아지는 경작지로 인해 미래의 먹거리도 안전하지는 않다는 걱정이 불현 듯 들었다. 그러다보니 우리의 식탁에 올라오는 것들에 관심이 생겼다. 식물은 어떻게 작물이 되었나?

 

곡물의 파트너 작물

콩은 땅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 보통 같은 자리에 작물을 반복해 심으면 토양 영양분이 고갈돼 수확량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런데 콩과 작물은 토양미생물과 공생으로 질소고정을 하는 능력이 있고 그 결과 땅을 비옥하게 한다. 따라서 다른 작물과 콩을 번갈아 심으면 땅심을 유지할 수 있다. (p.124)

 

식물성 고기라 불리는 콩이지만, 나는 콩을 즐겨먹지 않는다. 하지만 작은 텃밭을 하는 우리 집에서는 항상 콩을 심는 것 같다. 시골에 살면서도 콩이 땅심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은 오늘 처음 알았다. 같은 자리에 작물을 계속 심으면 토양 영양분이 떨어져 겨울에 휴지기를 가져야 한다는 사실은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이 난다. 다른 작물과 콩을 번갈아 심으면 좋은 땅심을 유지할 수 있다니, 콩이란 녀석.. 생각해보면 참 고마운 존재이다. 요즘 사람들은 작물보다 육류, 어류 등의 섭취가 많아져 환경 기후변화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촌의 육류 섭취를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게 건강에도 좋고 음식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도 절반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육류 소비량은 이미 세계 평균을 넘는다.(p.43)

 

고기를 즐겨먹는 내 자신을 반성하게 했다. 내 몸과 지구의 건강을 위해 고기는 좀 줄이고 밥을 더 먹어야겠다. 저자가 바라는 환경을 위해 쌀 한 가마니 먹기프로젝트에 나도 동참해야겠다.

 

싹이 난 감자를 먹으면 안 되는 이유

싹이 난 감자 부분을 칼로 도려내지 않으면 맛도 쓰지만 몸에 안 좋고 많이 먹으면 목숨이 위험할 수도 있다. 솔라닌이라는 물질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솔라닌은 안정한 분자라 웬만한 열로는 분해되지 않는다. 의학사를 보면 소위 솔라닌 중독으로 불리는 사례가 여럿 보고됐는데, 2,000여 명의 발생 사례 가운데 사망자가 30명이나 된다(p.164)

 

예전부터 감자 상자를 보면, 군데군데 싹이 난 감자들을 볼 수 있었다. 엄마는 말했다. 감자에 싹이 난건 먹으면 안 된다고. 어릴 땐 왜 싹이 난 감자를 먹으면 안되나 궁금했었는데, 단순히 몸에 안 좋아서 뿐만이 아니라 많이 먹으면 목숨도 위험하다니 정말 싹이 난 감자는 조심해야겠다. 솔라닌이라는 성분도 오늘 처음 들었는데 확실히 새로운 분야에 대한 책을 읽으니 신선한 느낌이 든다.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나가 조금씩 배우는 느낌이랄까.

 

1부 식량 작물, 2부 채소·양념 작물, 3부 과일 작물, 4부 특용 작물을 읽어나가면서 각각의 특성과 그들 사이의 게놈을 분석하여 풀이하여 써서 나와 같은 초보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이미지도 많이 담겨있다.

 

과일은 맛이 있어서 먹는다. 국민 소득이 올라가면 어느 수준까지는 고기와 함께 과일의 소비량도 따라서 늘기 마련이다. 과일은 맛과 향만 좋은 게 아니다. 과일에는 각종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게 들어 있고 여러 생리활성을 보이는 피토케미컬도 들어 있다(p.261)

 

너무나 당연한 말이겠지만, 당장 오늘내일 먹을 밥 한 끼 식사를 걱정하는 사람들에게 과일이란 디저트는 사치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예부터 우리와 함께 살아온 작물, 채소, 그리고 과일은 우리의 삶을 조금 더 윤택하게 해준다. 맛도 좋고, 향도 좋은 과일이지만 우리 몸에도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는 과일을 챙겨먹어야겠다. 시원한 과일 배가 떠오르는 하루다.

 

사실 이 책에 소개된 모든 작물이 기후변화에 따른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밝혀낸 많은 작물의 게놈 해독 데이터가 오늘날 마주한 농업 위기를 극복하는 데 마중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p.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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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의 국부론 -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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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의 국부론 :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이재유 지음)_EBS BOOKS

 

우리는 왜 먹고살기 바쁠 수밖에 없는가?’

 

학창시절에 누구라도 한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특히나 이 부분을 공부할 때, 어김없이 나오는 표현 보이지 않는 손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그때 당시는 시장자유주의, 자본주의, 분업화 등등 그저 시험을 위한 단어들만 암기 했는데 성인이 되어 현실을 살아가다 보니 최근 큰 화두로 떠오른 인플레이션 등과 원자재 상승 등등 그 어느 때 보다 스미스의 국부론에 대한 이해와 개념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왜 먹고살기 바쁠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는 계기 중 하나가 바로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이다. 이 책은 먹고살기 급급하게 만드는 자본주의 경제 체제에 대해 분석하고 있기 때문이다.(P.15)

 

책의 마지막 부분에 저자는 말한다. 사람은 일단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어떠한 활동도 할 수 없다고. 그렇기 때문에 이런 상황 속에서 모든 부의 근원은 인간의 노동이다라는 애덤 스미스 사상의 핵심은 우리 사회의 경제 문제, 나아가서 우리 모두의 삶의 문제를 해결하는 이정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이다.

 

데이비드 흄과 마찬가지로 애덤 스미스에게 인간은 자연이라는 현실에서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라, 자신의 마음과 상상력이 빚어낸 현실에서 살아가는 존재였다.(P.28)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이 꽤나 많았는데, 특히나 이 문장이 가슴에 와 닿았다. 국부론을 읽으면서 시장, 경제, 자본 등등 조금은 내 바운더리 안에서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특히나 많이 접했는데, ‘인간은 자신의 마음과 상상력이 빚어낸 현실에서 살아가는 존재라는 표현이 참 뭉클했다. 그리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나는 과연 데이비드 흄과 애덤 스미스처럼 그들이 본인의 의지, 마음, 상상력 속의 삶을 산 것처럼 잘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해 삶도 되돌아보게 되었다. 모순되게도, 과연 나는 자연이라는 현실을 살아가고 있던 것은 아닌가.

 

오늘날 우리 사회는 가난한 사람은 계속 가난해지고 부유한 사람들은 계속 부자가 되는 사회이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사는 사람들은 자신이 벌었던 돈을 가지고 근근이 살아가고 다른 수입을 가질 수 없다(p.109)

 

사교육비가 늘어난다는 것은 공교육이 무너진다는 것을 뜻한다. 이는, 돈이 많지 않은 부모를 둔 아이들 대부분은 교육의 기회가 아주 적어지는 것임을 뜻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은 나라의 미래 생산 주체인 아이들의 능력을 펼치지 못하게 하는 결과를 낳아 나라가 아주 가난하고 약해지고, 앞으로의 생활도 아주 고단해질 것이다(p.163)

 

몇 년 전 큰 인기를 끌었던 스카이 캐슬드라마가 떠올랐다. 내가 고등학교에 다닐 때도 기억에 남는 짝꿍 한 명이 있었다. 수업시간에는 자고, 학교가 끝나고 과외에 가서 공부를 하고 자습을 하는 친구가 있었다. 놀랍게도 그 친구의 성적은 항상 전교 탑 순위 안에 들었다. 지금도 사교육이 참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데 이는 공교육이 무너진다는 것을 뜻한다니 참 안타까운 현실이다. 생각해보면, 부자 부모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은 더 좋고 값비싼 양질의 교육을 받고, 가난한 부모의 품에서 자란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니(당장 오늘 먹을 끼니를 걱정해야 할 친구들도 많을 텐데.. 그 친구들에게 학업이란 문제가, 미래에 꿈이라는 문제가 가당키나 할까 싶긴 하다) 시간이 흐를수록 빈부격차는 더 심화될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참의 시간이 흘러 시대가 변했음에도 애덤 스미스의 국부론은 지금을 살아가고 우리에게도 큰 교훈을 준다.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는 스미스의 국부론은 어려울 것이라는 부담 없이 기본 교양을 쌓기에 좋은 클래식 고전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왜 열심히 일을 하고 돈을 벌고 자본을 축적하는가에 대해 고찰하게 된다. 경제활동을 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씩은 꼭 필수로 읽어봐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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