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책중독'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으로 묘사하는 '톰 라비'는 자기도 모르게 같은 책을 또 사는 걸 가장 심각한 증상으로 본다.
나는 공간을 살피면서 그 책들을 다른 방으로 날랐다. 그리고 책더미들을 이러저리 옮기다가 우연히 뭔가를 발견하고는 불안해지고 말았다. 펭귄 판 <빌리 버드>가 세 권이나 있었다! 나는 이 책들을 산 기억이 없었다. 한 권 값으로 세 권을 주는 세일 매대에서 산 것임에 틀림없다고 합리화하면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확실히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사들인다는 건 인정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다가 상황이 불길하게 바뀌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데 같은 게 두 권 있는 책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어째서 레온 유리스의 똑같은 소설이 두 권씩 있는 거지? 왜 로버트 러들럼의 소설들이 두 세트 반이나 있는 거냐고? ... 어째서 <의뢰인>이 여섯 권이나 되지? 진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기 시작했다. "아니야!" 비명이 절로 나왔다. 그것은 양장본에 삽화가 들어 있는 또 다른 스물한 권짜리 디킨스 전집이었다. 나는 다른 상자를 움켜쥐고 잡아당겨 내려서 열어보았다. 또 다른 디킨스 전집이었다. 세 번째 상자를 끌어내렸다. 역시 디킨스였다. 모두가 디킨스였다!
대만에 가선 샤오롱바오를 실컷 먹었다. 식당 몇 곳에서 여러 종류의 만두를 먹었는데 샤오롱바오가 제일 맛있었다. 그래서, 대만하면 샤오롱바오가 생각나는데... 문득 보니, <허삼관 매혈기>에 샤오롱바오를 먹는 장면이 있더라. 샤오롱바오를 사주고 결혼하는 허삼관.
- 샤오룽빠오 이십사 전, 훈툰 구 전, 매실 십 전에 사탕을 두 번 샀으니 이십삼 전, 여기에 십칠 전짜리 수박 반 통까지 하면 모두 팔십삼 전이네... 나한테 언제 시집 올 테요?- 아이야.허옥란이 놀라 외쳤다.- 내가 왜 당신한테 시집을 가요?- 당신한테 오늘 쓴 돈이 모두 팔십삼 전이나 된다구.- 당신이 그냥 대접한 거 아녜요? 난 그저 공짜로 생각하고 먹었는데. 그것들을 먹으면 당신한테 시집가야 한다고는 안 했잖아요.허옥란이 딸국질을 하면서 말했다.- 나한테 시집오면 안 되는 이유라도 있소? 나한테 시집오면 내가 얼마나 아껴주고, 보호해주고, 또 맛있는 음식도 사줄 텐데...- 아이야.허옥란이 또 탄성을 올렸다.- 당신한테 시집간다면 난 절대 이렇게 안 먹어요. 시집간 후라면 결국 내 것을 먹는 건데, 아까워서 어떻게 그래요? 진작 이럴 줄 알았으면 안 먹었을 텐데.
팟캐스트 <과학책이 있는 저녁> S1E5를 듣다 총균쇠가 서울대 대출 도서 1위인 이유에 관한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었다.
책값이 비싸서 + 교수들이 이 책으로 과제를 많이 내서
그럴 듯한 이유다.
반니에서 읽기 좋은 과학책들이 여럿 나오고 있다. 패러데이와 맥스웰, 그들에 대해 알고 싶어도 그들에 관한 책이 별로 없어 아쉬웠는데, 이번에 괜찮은 책이 하나 나온 거 같다. 한 번 읽어 봐야겠다.0609.책이 도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