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중독자의 고백
톰 라비 지음, 김영선 옮김, 현태준 그림 / 돌베개 / 2011년 2월
평점 :
절판


자신을 '책중독'이라는 병에 걸린 사람으로 묘사하는 '톰 라비'는 자기도 모르게 같은 책을 또 사는 걸 가장 심각한 증상으로 본다.

나는 공간을 살피면서 그 책들을 다른 방으로 날랐다. 그리고 책더미들을 이러저리 옮기다가 우연히 뭔가를 발견하고는 불안해지고 말았다. 펭귄 판 <빌리 버드>가 세 권이나 있었다! 나는 이 책들을 산 기억이 없었다. 한 권 값으로 세 권을 주는 세일 매대에서 산 것임에 틀림없다고 합리화하면서 나는 생각했다. 내가 확실히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사들인다는 건 인정하지만 나는 나 자신을 통제하고 있다...

그러다가 상황이 불길하게 바뀌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는데 같은 게 두 권 있는 책들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어째서 레온 유리스의 똑같은 소설이 두 권씩 있는 거지? 왜 로버트 러들럼의 소설들이 두 세트 반이나 있는 거냐고? ... 어째서 <의뢰인>이 여섯 권이나 되지? 진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나는 숨을 크게 들이쉬기 시작했다. "아니야!" 비명이 절로 나왔다. 그것은 양장본에 삽화가 들어 있는 또 다른 스물한 권짜리 디킨스 전집이었다. 나는 다른 상자를 움켜쥐고 잡아당겨 내려서 열어보았다. 또 다른 디킨스 전집이었다. 세 번째 상자를 끌어내렸다. 역시 디킨스였다. 모두가 디킨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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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5-05-2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끔 중고매장에 책을 고르면 이 책을 예전에 샀는지 안 샀는지 기억이 나지 않을 때가 있어요.

boooo 2015-05-25 20:35   좋아요 0 | URL
ㅎㅎ 저도 책을 사놓고 기억하지 못할 때가 있어요.

옆구리왕짜 2015-05-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읽은 책을 다시 읽은 기억이 몇 번 있네요. 읽은 줄 모르고ㅠㅠ

boooo 2015-05-27 23:0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런 적 너무 많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