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맹 가리, 그가 늘 궁금했다. 전기를 읽으며 그의 삶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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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5-07-28 10: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맹가리라...로맹가리는 단편부터 몇개의 장편까지 제법 안다고 생각했는데..부우(?)_님의 글을 보니, 아하..나는 로맹가리를 아는가 싶은 생각이 문득 드네요..
작가를 작품이 아닌 인간으로서 가지는 궁금증인가요? 아니면 작품을 보고 도대체 이런 작품을 쓰는 존재란 어떤 이인가?하는 작품의 연장선에서 가진 궁금증인가요?
저는 솔직히 작가는 작품으로만 말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지라....가끔은 작가에 대해 일부러 모른체하기도 합니다...이상한 관습이죠?

boooo 2015-07-28 16:01   좋아요 0 | URL
아닙니다. ^^ 좋은 말씀이에요. 작가는 작품으로 이야기해야 하죠. 저도 공감해요. 그런데 간혹 정말 이 사람은 어떤 삶을 살았을까, 궁금해지는 사람이 있어요. 콩쿠르 상을 받을 정도로 유명한 작가가 자신의 이름을 감추고, `에밀 아자르`란 필명으로 작품을 발표해, 유일하게 콩쿠르 상을 두 번 받은 거 하며, 자살로 삶을 마칠 때까지 그 사실을 밝히지 않은 거 하며... 궁금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물론, 로맹가리 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요 ^^

Qs 2015-10-15 2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회사 맞은편에 앉아계시지만 말 한마디도 안해본 부장님과 책 이야기로 30분을 이야기 했던 기억이 있네요. 최근엔 로맹가리의 `페루....`를 읽고 있다고 하니 마침 부장님 책꽂이에도 있었던.. 아직 어린데 `페루..`의 감성을 이해하겠냐고. 자신은 40대가 들어서야 좀 이해가 된다고 하셨었는데, 그 이야기를 듣고 내가 과연 제대로 읽은게 맞나. 텍스트만 읽은거였나 싶었어요.
 
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악스트AXT 1호에 실린 천명관 작가의 인터뷰를 읽었다. <파리 리뷰>의 작가 인터뷰를 떠오르게 하는 악스트 인터뷰는 훗날 <작가란 무엇인가> 식의 한국 작가 인터뷰집으로 엮이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 첫 시작이 천명관이다. 스스로 문단의 변방에 있다고 여기는 천명관. 그의 소리는 직설적이고 강렬하다. 인터뷰어 정용준은 천명관에게서 '선수'의 모습을 찾는다. 


그는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선수다. 그의 문장은 뼈와 근육으로 이루어져 있다. 계체량을 앞둔 격투가의 육체처럼 군더더기 없이 쌈빡하다. 상대에 따라 새롭게 전략을 짜고 링에서 일어나는 수없이 많은 변수에 감각적으로 반응한다. 목표는 이기는 것뿐 일관된 방법이란 것은 없다.


악스트 no.001 (2015.7.8.)


이 인터뷰는 올 4월 경에 이루어졌던 걸로 보이는데, 문단에 대한 그의 비판은 보통이 아니다. 


정용준    그 경계에서 이쪽을 바라볼 때의 느낌이 어떤지 궁금하다.

천명관    문단을 좀 씹어달라는 소리처럼 들리는데...(웃음). 문단의 작가들은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다. 어떤 시선이냐 하면 바로 선생님들의 시선이다. 책상 앞에서 글을 쓰는 동안 선생님들의 엄한 눈이 등 뒤에서 늘 자신을 지켜보고 있는 거다. 출발부터 그렇다. 대학을 다니며 교수들의 지도편달과 평가를 받는다. 그리고 등단을 할 때 심상위원 선생님들의 심사, 청탁을 받을 때도 편집위원 선생님들의 평가, 문학상 오를 때 또 심사위원의 평가, 하다못해 문예창작과 관련한 지원금을 받을 때도 누군가의 심사를 받는다. 그러니까 문단생활을 한다는 건 내내 선생님들의 평가와 심사를 받는다는 의미이다... (중략) ... 결국 선생님들의 시선이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는 뜻이다. 그 시스템이 반백 년 넘게 문단을 지배하고 있다. 바깥에서 보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권위적이고 전근대적이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봐도 나쁜 짓이다.


천명관    처음 문단에 나왔을 때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한 적이 있다. 벙어리 삼 년에 귀머거리 삼 년, 시집살이 한다고 생각하라, 그리고 덕을 쌓으라. 말하자면 처신을 잘하고 인맥 관리를 하라는 뜻이었다. 한국사회가 대체로 그런 분위기라는 건 알고 있지만 문단조차 그럴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실제로 경험을 해보니 문단엔 절대 무너지지 않는 권력이 존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것을 문단마피아라고 부른다. 출판사와 언론사, 그리고 대학이 카르텔을 형성해 시스템을 만들고 작가들을 지배하고 있다. 작가는 더 이상 문단의 주인이 아니다. 선생님들이 주인이다. 이런 의견에 대해 다들 펄쩍 뛰며 노발대발할 것이다. 하지만 권력은 언제나 그 권력의 존재 자체를 부정해왔다... (중략) ... 하지만 나는 모든 심사 자리에 앉아 있는 선생님들의 명단을 확인할 때마다 그 실체를 경험한다.


천명관    우선 작가들이 먹고살 수 있는 판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선생님들이 먼저 숟가락을 거둬가야 한다. 편집위원이니 심사위원이니 하며 문학에 영향력을 행사하게 내버려둬선 안 된다. 그것은 마치 하나님과 신도들 사이에 끼어 권력을 누리던 중세의 성직자들과 같은 것이다. 작가와 독자 사이에 왜 선생님들의 지도편달이 필요한지 알 수 없다. 필요하다면 유능하고 영민한 편집자가 필요할 뿐이다. 거슬러올라가 선생님들이 문단을 점령한 것은 콤플렉스 때문이다. 역사가 일천하다 보니 뭔가 권위가 필요했고 그것을 대학에서 빌려왔는데 결과적으로 주객이 전도되었다. 


정용준    그런데 궁금한 건 당신이 말하는 그 마피아나 선생님은 구체적으로 누구를 가리키는 것인가?

천명관    누군가 이 글을 읽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가 바로 마피아의 일원이거나 패밀리와 커넥션을 갖고 있는 작자일 것이다(웃음).


정용준    오늘 이야기한 것 다 써도 되나?

천명관    물론이다. 쓰라고 한 얘기니까. 하지만 이런 소리 해봤자 아무 소용 없다는 걸 잘 알고 있다. 결국 아무것도 안 바뀔 테고 선생님들은 만수무강하실 테고, 나는 기껏해야 또 적이나 잔뜩 만들었겠지. 쩝.


천명관의 말이 맞다. 소설가가 소설을 써서 먹고 살기 힘들고, 대학-문예창작과-등단-문학상에 기대어 근근이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1) 책이 많이 팔리거나, 2) 인세가 오르거나 하지 않는 이상 글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작가가 드물다.  이에 대한 고민은 예전부터 있어 왔다. 음악이나 연극을 하는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을, 작가 역시 고스란히 겪고 있다.이대로 굴러가기엔 무언가 안타깝고, 잘못된 것 같다. 분명 사회 구조적이고, 시대 흐름의 변화에 따른 어려움에 일정 정도 원인이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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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club 2015-07-20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단한 인터뷰였네요.잘봤습니다. 덕분에 좀 더 읽어보고 싶어졌어요.

boooo 2015-07-26 23:32   좋아요 0 | URL
<악스트>에 실린 인터뷰들이 기대되네요.

보물선 2015-07-20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부터 읽겠어요!(사놓고 못읽었네요)
어제 모임 나가서 한국 문학계에 대해 뭐라뭐라 했더니, 천명관이 한말을 한다고 그래서 궁금해 죽겠드라구요. 동지 만난듯 와락^^ 안아줘야겠어요!

보물선 2015-07-21 0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금 다 읽었어요!
천명관 선수의 말에 적극 동의합니다.
서사로서 재미있고 호흡 긴 장편, 써달라구요! 독자로서의 간청^^

boooo 2015-07-26 23:32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저도 적극 공감했어요!

라스콜린 2015-07-22 07: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결국 독자층이 두꺼워 져야 해결된다는 말이군요? 근데 신경숙사건, 창비의 변명 문동의 어깃장 이런일 겪으면 한국문학은 더 멀어지고. 더 외면하게 되는듯요. 그럼 또 젊은 소설가들은 소설로만 먹고살기힘들어서 문학상- 문창과교수 이런코스로 들어가야한다니 아이로니네요..
 

같은 용인이어도 꽤나 멀리 떨어진, 카페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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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07-20 20: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개그맨 김미화씨가 운영한다는 그 카페인가요? 창밖으로 보는 풍경이 참 편안할 것 같아요^^

boooo 2015-07-20 22:12   좋아요 0 | URL
네 맞습니다 :) 오늘 저도 처음 가봤어요 ^^
 

이번호(2015.0715.) 표지를 장식한 테일러 스위프트. 지난호부터 빅이슈가 커졌다. A4보다 작던 사이즈가, 지금은 A4보다도 커졌다. 상당히 크다. 나는 작은 사이즈가 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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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물고기 - 물고기에서 인간까지, 35억 년 진화의 비밀
닐 슈빈 지음, 김명남 옮김 / 김영사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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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작업을 마치고


<내 안의 물고기>, 조금은 아리송한 제목입니다. 그런데 책을 읽다 보면 그 제목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게 됩니다. 우리의 몸 속에서 진화의 흔적을, 그것도 어류의 자취를 찾을 수 있다는 겁니다. 딸국질과 탈장, 수면 무호흡은 인간이 물고기에서 ‘업그레이드’ 되며 벌어진 일이라고 합니다.


진화는 46억 년 지구 역사의 대서사시입니다. 38억 년 전 생명의 탄생을 시작으로 수없이 많은 생명들이 지구에서 탄생했습니다. 그들 가운데 99% 이상이 멸종했고, 화석으로 보존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불과 몇 백 년 사이 우리 인류는 직소퍼즐을 맞추듯, 각 시대의 화석층에서 진화의 조각들을 발견해 38억 년의 빈 자리를 채우고 있습니다.


‘만약에 생명의 역사 전체를 포함하는 암석 기둥이 존재한다면’ 암석 기둥에는 엄청나게 다채로운 화석들이 존재할 것입니다. 아주 높은 층에 인간이 있을 것이고요. 그리고 우리는 이런 모습도 볼 수 있을 겁니다. 인간이 그 아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을요. 아, 아니, 열심히 파고 있는 것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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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5-07-23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단순하면서도 심오한 내용입니다. 그림들은 지극히 단순해 보이는데, 그것이 내포하는 의미는 38억년에는 이르지 않더라도 대단히 깊은 의미가 있네요. ..언제봐도 그림 좋아요.^^

boooo 2015-07-26 23:32   좋아요 0 | URL
ㅎㅎ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