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는 몸으로 살기 - 나를 다듬고 타자와 공명하는 어른의 글쓰기
김진해 지음 / 한겨레출판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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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글쓰기 책. 나쁘지도 굉장히 좋지도 않았다.

편안한 문체로 ‘글’과 ‘쓰기’에 관해 작가가 여러 견해를 적고 있어 에세이처럼 읽히지만 여기저기 밑줄 긋고 플래그를 붙여놓은 부분들을 보니, 기술적인, 기교적인 조언이 많았던 것 같다.

권미에 책 읽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을 보면 비슷한 목적의 여타 도서들과 성격이 크게 달라 보이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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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신랑 들이기
다와다 요코 지음, 유라주 옮김 / 민음사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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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성은 익히 들었고, 읽어 보고 싶지만 선뜻 손이 가지 않던 작가. 장르를 망라하고 번역된 작품들이 많은데, 그 중에서 단편 두 개가 한 권에 실린 걸로 시작하기로.

 

술술 잘 읽히는데 조금 어렵다. ‘코어’에 몇 겹의 허울을 씌운 느낌이랄까. 그래서 문장 하나 음미하게 되고 책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더 신중했던 것 같다.

 

음탕하고 유머러스한 <개 신랑 들이기>는 살짝 비튼 퀴어 이야기처럼 읽힌다. 남들과 다른 나, 나와 다른 그들. 그들이 다수일 때 가해지는 은밀하고 때로는 가시적인 폭력.

<페르소나>는 독일에 살고 있는 일본인 간호사의 이야기인데 좀 난해하다. 이 작품 역시 이방인, 소수자의 이야기로 읽혔는데, 모든 소설을 너무 그 방향으로 읽으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지라 믿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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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레슨 인 케미스트리 1~2 세트 - 전2권 - 개정판
보니 가머스 지음, 심연희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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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차별, 인종차별이 서슴없었던 50년대 미국을 살았던 한 여성의 이야기.

딱 봐도 페미니즘 소설인데 잘 포장했다. 드라마틱한 장면마다 날카로운 비판의식이 지뢰처럼 깔려 있다. 빵! 터지는 강한 한 방은 없지만 여기저기 설치된 부비 트랩에 정신이 없다. 그런 교묘함이 좋다. 현실적이고 사실적인 이야기다.

 

반 세기 전을 무대로 하고 있지만 여성 독자들은 여전히 진행되는 자신의 이야기로 읽을 것이다. ‘여권 신장’을 목청껏 외치지는 않지만, 소설이 말하려는 바가 알게 모르게 촉촉이 스며든다.

그렇다면 (페미니즘에 관심 없는) 남성 독자들에게는 어떤 소설일까. 이 소설은 인간 승리의 드라마다. 위대한 성공. 가난하고 힘없는 처지로 그 모든 핍박과 차별에 생고생을 하다가 결국 원하던 바를 손에 거머쥐는 인간의 이야기. 전형적인 ‘아크플롯(archplot)’의 이야기. 어찌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기자기한 분위기가 넘친다. 사랑스럽고 도발적이고, 나약해 보이지만 강인한 인물들. 조역들에게서도 매력이 흘러넘친다. 그들 간의 ‘케미’가 이 작품의 상당한 장점이라 인물들만 보고 있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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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지음, 조동섭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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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발적인 살인을 저지르고 피해자의 신분으로 숨어사는 남자의 이야기다. 아이러니한 게, 가짜 신분으로 위장하고 나서야 자신의 삶에 만족하게 됐다는 사실. 변호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염원하던 사진 작가로서의 삶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글쎄. 이 소설을 어떻게 봐야 할까. 내가 진짜 내 삶을 살고 있는 걸까, 라는 질문은 누구나 한 번쯤 해봤을 것이다. 특히 진정 원하던 미래를 여러 이유로 포기해야 했을 때. ‘겉의 나’와 ‘내면의 나’와의 괴리는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든다.

이런 질문들에서 비롯된 긴장감은 후반까지 팽팽하게 유지된다. 아마추어에서 너무나 잘 나가는 작가로 성장한 주인공은 유명세가 오히려 함정이 된다. 그의 실체가 밝혀지는 건 시간 문제다.

그러나 결말.

 

완벽한 해피 엔딩은 아니지만 완전한 배드 엔딩도 아니다. 뭔가 찜찜하다. 나는 주인공이 불행해지길 바랐을까.

아마도 그랬던 것 같다. 불행해지기보다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지길 바랐던 건 사실이다.

어정쩡한 엔딩은 나름 작가의 계산이 있었을 것이다. 법적 책임을 지우자니 주인공이라 좀 그렇고, 그렇다고 그냥 위기를 모면하자니 너무 심심한 결말이고.

 

딱 주인공의 정체가 드러날 위기까지만 좋다. 이후부터 결말로 이어지는 부분은 너무 안일하다.

내가 읽기엔 절반의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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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무선) - 개정판 ㅣ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19
레이먼드 카버 지음, 김연수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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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럭저럭 읽긴 했으나 즐기진 못했다.

취향 탓으로 돌리기엔 어딘지 찜찜하다.

 

내가 ‘카버’의 소설을 즐겁게 읽을 날이 오긴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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