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사람들 2
이중수 / 양무리서원 / 1997년 5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거룩한 목회자의 표상인 로버트 머리 맥체인의 전기를 간략하게 소개하고 있지만, 그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지울 수 없는 감화를 받을 수 있었다.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거룩한 영성을 지닌 사람은 과연 어떻게 생각하고 사고하는지 그저 감탄스울 뿐이었다. 또한 그가 언급한 인물인 오웬과 에드워즈와 백스터와 연관지어 생각해 보면, 그들에게는 하나님에 대한 이해와 죄에 대한 이해가 거의 공통적으로 일치되게 표현되고 있는데, 이 사실은 나에게 하나의 큰 희열을 가져다 주었다. 거룩한 성도의 초상을 분명히 보았기 때문이다.

거룩과 경건의 길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발견했기 때문이요, 모든 사람에게 하나님은 한 분이시라는 사실 때문이며, 티끌과 같은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에 동시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정말 길은 오직 하나라는 생각이다. 거기에는 경쟁도 없고, 분열도 없을 것이다. 오직 맥체인과 같은 기도와 겸손과 경건으로 순종하며 가는 길일 것이다.

짧은 생애로 그 길을 알려준 거룩한 설교자가 몹시도 그리워진다. 그의 설교집(회복과 부흥)도 읽어 보고, 그가 만들어준 성경읽기표도 활용하고 있지만, 그래도 그를 향한 사모함은 더욱 간절해진다. 그의 위대한 회고록이 번역되기를 소망해본다. 위대한 정신을 만나고 느껴보고 싶은 소망을 스코틀랜드 성 베드로 교회 종소리에 실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밤으로의 긴 여로 - 선영문예선서 4
유진 오닐 지음 / 선영사 / 1990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밤으로의 긴 여로>는 일반적으로 유진 오닐의 가장 우수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여겨지는 뛰어난 자서전적인 희곡이다. 그러나 작품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명성에 비해 그저 평범하다는 사실이다.극적인 사건의 변화 없이, 가족 간의 대화로 진행되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유진 오닐의 가정적인 비극을 이해하고, 나의 가정 환경과 대개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가정 문제를 생각해 볼 때 참으로 의미있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그 끝없는 애증의 그림자가 마음속에 깊이 와 닿고, 뚜렷한 결말 없이 막을 내리는 마지막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밤으로의 긴 여로'라는 제목이 주는 애증의 깊이가 우리 모든 인생 가운데 짙게 배어있는 것 같아 꽤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오닐 자신이 그렇게도 힘들어 했던 자기 가족의 모습을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동정심을 갖고 대하려는 작가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괴로운 현실이지만 도피할 수도 없는 가정 ! 가장 인간적인 문제를,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으로 부딪히며 그려가는 작가의 쓰라린 아픔이 충분히 공감되어 졌다. 그런 점에서 유진 오닐은 포우와 함께 애정이 가는 작가이다. 그들의 불행한 삶에 동정이 가는 이유도 있지만 그 속에서 찬연히 빛나는 문학을 빚어냈기 때문이다.

영어 제목에 나타난 Day와 Night, Long과 Journey의 상징을 오랜 세월을 두고 계속 음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많은 인생들이 희망을 향한 여정이 되기를 바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니스프리의 호수섬 - 혜원세계시인선 2
예이츠 지음 / 혜원출판사 / 1987년 12월
평점 :
품절


예이츠의 대표작 '이니스프리의 호수' 는 우리 정서와 가장 잘 맞는 시일 것이다. 순수하고 깨끗한 시인의 마음은 이니스프리를 아름답고 친근하게 느껴지게 만든다. 콩밭이 사랑스럽기에 거기 기어 다니는 벌레까지 좋아 보이는 것이 시인의 마음이 아닐까? 그곳의 꿀벌 소리를 다른 어디서 찾을 수 있겠는가? 눈을 감아야만 들리는 소리. 이니스프리의 물결을 타고 흘러온 소리는 마음 속 깊은 곳에 살며시 떨어진다.

거기 깊은 곳에서부터 다시 스며나와 온 마음에 연주될 때까지 눈을 뜰 수 없다. 감았던 눈을 뜨면 마음 도로 애젖하다던 그 정서가 이니스프리를 감싸안을 때 거기에는 평화가 있다.

아름다운 풍경은 시인에게 평화를 주었다. 그러나 이제 시인의 마음속에서 솟아난 참된 평화는 평화의 땅에 다시 주어진다. 사라져가는 새벽별에서도, 산들거리는 풀잎에도 눈앞 가리는 아침 안개에도 고요하게 깃드는 평화. 시인의 마음에서 피어나는 평화이다. 그 평화는 방울새에게도, 부끄러운 귀뚜라미에게도 전해지며 잿빛 포도위에, 호숫가 모래 위에도 살며시 내려 앉는다. 아침 이슬이 한 방울씩 떨어지듯이. 그렇게 천천히.

천천히 와야 한다. 하늘로부터 내려온 평화이기에 그렇다. 땅에서는 그것을 반대할 것이 아무것도 없다.
'미움도 더러움도 아름다운 사랑으로 온세상 쉬는 숨결 한 갈래로 맑습니다' 그 맑은 숨결은 이니스프리가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슬픔없는 곳, 침범할 수 없는 그 곳에서 진정한 사랑과 평화를 맛 보았을 때 오히려 그 사랑의 물결, 평화의 숨결을 흘려보낼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뿌쉬낀
알렉산드르 푸시킨 지음, 석영중 옮김 / 열린책들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도스토예프스키와 톨스토이의 문학에 심취하던 중 그들로부터 푸쉬킨의 이름을 들었다. 러시아 문학의 시작인 푸쉬킨! 학창 시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의 시인으로 머리 속에 저장되었던 그 이름을 현실속으로 끄집어 내었다. 그 기념으로 구입한 것이 1800페이지의 이 책이다. 내가 가진 책 중, 한 권짜리로는 가장 두껍고, 비싸지만 '대위의 딸' 한 작품만 읽고도, 그 비용은 아깝지 않았다.

<대위의 딸>은 구성력에서 거의 완벽하다는 생각이 든다. 또한 역사와 인간과 사랑을 다루는 주제도 좋고, 무엇보다 재미있다. '옷은 젊어서부터 곱게 입어야 하고 명예는 젊어서부터 지켜야 한다.' 곳곳에 나오는 금언,'나는 가슴속에 원한을 품고 있기에는 너무도 행복했다.' 감정 이입되는 전율, 사벨리치의 해학적인 대사는 그야말로 일품이다.

전쟁을 서술하는 간결한 필치와, 복선의 적절한 배치, 수기 형식의 담담한 진행 속에서도 숨어있는 낭만적인 정서는 최고의 소설중의 하나로 꼽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무엇보다 푸쉬킨은 인물들의 대사를 가장 잘 쓰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에 보는 해피엔딩인데, 작품을 읽으면서 내내 그렇게 되기를 바랬다. 변화하는 시대 속에서의 개인의 올곧은 삶, 그 신의와 무엇보다 승한 사랑의 감정, 그리고 그것을 지켜 나갈 수 있는 신실함, 이 모든 것을 가능케 해주는 신앙에 대해서 생각하게 해 주는 좋은 작품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불과 얼음 민음사 세계시인선 19
로버트 프로스트 지음, 정현종 옮김 / 민음사 / 1973년 12월
평점 :
품절


'불과 얼음'이라는 시에서 프로스트는 인간의 내면 깊이 잠재되어 있는 두 가지 본질적인 악을 보여주고 있다. 불과 같이 타오르는 욕망, 얼음같이 차가운 증오심! 시인의 오랜 경륜 속에서 인간을 깊이 탐구한 후에 내린 결론인 듯 싶다. 그렇지 않고 그의 젊은 날에 이와 같이 인간 심리를 표현했다면, 그는 진정 탁월한 통찰력을 가진 것이다.

그는 대체로 자연 속에서 인간 정신을 노래했고 때로는 찬미하기도 하며, 인간의 의지를 수반하기도 하며, 인간의 부패한 마음을 고발하기도 했다. 이 시에서는 곧바로 인간의 내면을 직시하며, 패역한 인간의 본성을 놓지지 않고 있다.

불과 얼음이라는 소재를 통하여 마치 인간의 양면성을 나타내듯이 절묘한 대비를 이루어내고 있다. 세상은 불로 멸망한다. 불과 같은 욕망이기에 불로써 망한다. 그러나 한번 더 멸망한다면 얼음으로 그렇게 될 것이다. 얼음같이 차갑고 냉정한 증오심도 그만한 힘이 잇기 때문이다. 간결한 필치 속에서 그는 심각한 문제 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불로써 멸한다는 것은 성경이 증거하고 있는 바이다. 프로스트는 그 원인을 인간이 지닌 욕망으로 보고 있다.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자 시인은 다윗 역시 같은 견해이다. 내 죄가 항상 내 앞에 있다고 고백한 그는 인간안에 잠재된 욕망을 결코 과소 평가하지 않았다. 도저히 상상할 수 없었던 욕망과 무섭도록 냉정한 증오감. 이것이 인간의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있는 것이다.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던 다윗이 그러했다면 모든 사람들 역시 틀림없이 그러하다.

그러한 인간의 본성을 정확히 파악한 프로스트는 우리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있다. 잠재된 인간 본성을 꺾지 않는다면 멸망뿐이다. 이 시에서 그 해결책을 제시해 주지는 않는다. 그것은 독자의 책임일 것이다. 청교도의 전통적인 메시지를 한 번 쯤 되새겨 봄직하다. Perish or Repent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