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으로의 긴 여로 - 선영문예선서 4
유진 오닐 지음 / 선영사 / 199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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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으로의 긴 여로>는 일반적으로 유진 오닐의 가장 우수하고, 감동을 주는 작품으로 여겨지는 뛰어난 자서전적인 희곡이다. 그러나 작품을 읽고 나서 느낀 것은 명성에 비해 그저 평범하다는 사실이다.극적인 사건의 변화 없이, 가족 간의 대화로 진행되는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유진 오닐의 가정적인 비극을 이해하고, 나의 가정 환경과 대개의 사람들이 겪고 있는 가정 문제를 생각해 볼 때 참으로 의미있게 다가오는 작품이었다. 그 끝없는 애증의 그림자가 마음속에 깊이 와 닿고, 뚜렷한 결말 없이 막을 내리는 마지막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무엇보다 '밤으로의 긴 여로'라는 제목이 주는 애증의 깊이가 우리 모든 인생 가운데 짙게 배어있는 것 같아 꽤 서글픈 느낌이 들었다.

오닐 자신이 그렇게도 힘들어 했던 자기 가족의 모습을 침울한 분위기 속에서 그려내고 있는데, 한편으로는 동정심을 갖고 대하려는 작가의 고뇌를 읽을 수 있다. 괴로운 현실이지만 도피할 수도 없는 가정 ! 가장 인간적인 문제를, 인간적인 고민과 갈등으로 부딪히며 그려가는 작가의 쓰라린 아픔이 충분히 공감되어 졌다. 그런 점에서 유진 오닐은 포우와 함께 애정이 가는 작가이다. 그들의 불행한 삶에 동정이 가는 이유도 있지만 그 속에서 찬연히 빛나는 문학을 빚어냈기 때문이다.

영어 제목에 나타난 Day와 Night, Long과 Journey의 상징을 오랜 세월을 두고 계속 음미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다만, 많은 인생들이 희망을 향한 여정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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