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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토피아, 미래에 중독된 사람들
마이클 달렌 지음, 이은주 옮김 / 미래의창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현재의 세계는 애니월드, anything, 무엇이든 구할 수 있는 세상이다.
많은 사람들이 넘처나는 물건들 속에서 원하는 것을 선택하여 구입하며 소비에서 행복을 찾으려고 한다.
현재 소비자들에게는 셀 수 없이 많은 선택의 기회가 제공된다. 고르고 골라 하나를 선택한다. 그러고 나면.... 곧 자신이 가장 좋은 것을 고르지 못한 것만 같고, 선택하지 않은 것이 아쉬워진다.
이미 선택한 것은 선택되는 즉시 매력을 잃는다. 그렇다면 매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당장 선택할 수 없어야 한다. 그래서인지, 나타난 것이 넥스토피아 마케팅이다.
사실상 농경사회 이래 인간은 언제나 미래를 기대하며 살아온 것이 아니겠는가, 싶지만
저자는 풍부한 상품이 널려있어 원하는 것을 언제든 손에 넣을 수 있는 지금이야말로 상품을 출시하기도 전에 기대감부터 키움으로써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시대라고 말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를 떠올려보면 이해가 쉽다.
'곧' 나올 신제품을 멋지게 광고하여 소비자들이 출시일을 손꼽아 기다리게 만드는 것, 그것이 넥스토피아 마케팅, 넥스토피아의 모습이다. 기대감은 그 제품을 손에 넣을 때까지 계속 상승하게 마련이다. 사람들은 당장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이 안달하는 법이니까.
본래 인간에게는 지금보다 다음이 좋을 거라고 기대하는 심리가 있다. 데이트도 그를(혹은 그녀를) 만나기 전이 더 떨리는 법이고, 상품도 손에 넣기 전이 더 흥분되는 것이 인간이다.
그점을 이용해서 영화건, 상품이건 커밍순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커밍순 시리즈는 다음 시리즈를 기다리며 전편을 복습하는 소비자도 있다는 덤까지 있다. 이를테면 다음 해리 포터를 기다리며 전편을 복습하고 기대감을 키운다든지....
물론 기대가 나쁜 것일 리는 없다.
소비자로서만 국한해서 보면 지금 가진 것에는 만족할 생각이 없고 항상 새로운 것, 미지의 것에서만 즐거움을 찾으려는 행태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일찌기 사막여우도 말하지 않았던가.
"네가 4시에 온다면 난 3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할 거야"
기다림을 행복으로 여기며 기대를 키우는 아름다운 나날을 떠올릴 수도 있고,
더이상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 태도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마지막 장에 가서 저자는 '과거에 어땠든, 나이가 몇이든, 내일의 나에 기대를 품는 것, 멋진 나의 내일을 준비한다는 것, 괜찮잖아?' 쪽으로 이야기를 끌어가려고 하는 듯하다.
기대와 새로움을 찾는 힘이 호모 이노바로트, 독창적 인간의 근간이 된다고 하면서
"미래는 더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그럴 것이라 기대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득한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는 있다, 그걸 알려면 다음 책을 기대해라, 라고 다음 책도 예고하고.
하지만 지금까지의 논의는 다음 제품을 엄청 기대하는 소비자로서의 대중이었는데 갑자기 기대의 힘으로 모든 걸 해내는 독창성있는 인간을 상상하는 건 좀 무리. ㅎ
안됐지만, 마무리에서 한 얘기들은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닌 것 같아용. 과연 예고했던 대로 그 문제를 재미나게 다루어줄지는 다음 책의 출간일을 기다려 보는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