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사회 - 벌거벗고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
한홍구 외 지음 / 철수와영희 / 2012년 6월
평점 :
품절


이번 주에 본 드라마는 control. 마쓰시타 나오와 후지키 나오히토 주연의 수사 드라마인데 심리학자인 후지키 씨가 사건 해결을 돕는 구성이다. 그러나 예상을 깨는 반전 같은 것도 없고, 경찰이나 심리학자나 늘상 뒷북인 좀 처지는 드라마라 하겠다.

아무튼 그걸 보면서 '아휴, CCTV 없었으면 범인 찾겠어, 어디?' 했는데....

이 책은 전반적으로 (그 중요한!) CCTV의 효용에 대해 회의적이다. 지속적으로 드는 비용과, 온 국민이 여기저기서 사생활이 찍히고 감시당하는 데 비해 범죄 예방율은 얼마나 낮아졌는가, 하는 문제제기. 순찰을 한 번 더 돌거나 가로등을 더 설치하는 편이 비용이나 효율성 면에서, 그리고 사생활 보호에서 더 나은 방법이 아니겠는가, 라는 주장.

사실상 그런 감시카메라는 안심하고 살기 위해 주민들이 앞서서 요구하는 일이 많으니 프라이버시를 일정 부분 포기하고 안전&안심을 확보하겠다는 의미인 셈이다. 

 

카메라로 드나듦을 감시하는 것 외에 정보의 흐름을 체크하는 감시도 있다.

대표적으로 연말정산. 예전에는 내가 일일이 자료를 챙겨서 제출해야 했지만 이젠 국세청에서 정보를 모아 먼저 알려주고, "어때, 빠진 거 없지?" 하고 자랑스러워 하는 상황이다. 우린 아, 몇 년 전에 비하면 훨씬 편해졌어, 좋아, 하며 기뻐하고.

 

언뜻 사생활 침해는 (나쁜) 정부가 악의를 갖고 감시하는 것, 그래서 이를테면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서처럼 평범한 사람들이 실태를 알게 되면 반대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는 얘기다.

안전을 위해 감시카메라 설치를 요구하기도 하고 이런이런 데이터 통합 처리해서 민원인 귀찮지 않게 해주기를 원하기도 한다. 온라인 서점에서 나의 구매 이력을 살펴 취향에 맞는 책을 추천해주면 호오, 이 시스템 똘똘한데? 싶다. 

.... 난 감시카메라의 역할이 중요한 드라마와 영화에, 그리고 기업체의 깨알 같은 서비스에 세뇌되었는지도 모른다. 

이제와서 감시카메라 모두 없애라, 정보 수집 전혀 하지 말아라, 하며 되돌릴 수는 없는 노릇인 것 같다. 여러 연사들의 강연을 읽고도, 이미 편리함에 매몰된 난, 활용 범위에 대한 제한을 까다롭게 해야겠다, 는 정도밖엔 말 못 하겠네.

감시장소, 내용과 정보 수집 방법을 모두에게 공개하고, 부당하게 사용되지 않도록 모두가 감시체계를 감시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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